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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11 10: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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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의 주인공 ‘김옥균-이승만-박정희’ 흐름에 ‘김홍집-안창호-조봉암-김대중’을 더합시다
-김대중이 ‘사쿠라’ 소리 들어가면서 한일회담 찬성하고 반미노선 비판한 사실 알아둡시다
-제헌 국회의원, 초대 농림부장관, 첫 직선 대통령 선거 차점자 조봉암에게 건국훈장 추서해야


▲ 왼쪽부터 김홍집, 안창호, 조봉암, 김대중


(7) 아버지와 어머니

 

정체성은 결국 “니 아버지가 누구냐?”라는 질문입니다. 예수에게 동네 사람들이 물었을 때 어린 예수는 “목수 요셉입니다.”라고 대답했다면, 광야에서 40일을 고행하고 돌아와서는 “내 아버지는 하늘에 있다”라고 답했던 바로 그 질문에 답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의 아버지가 누구인가요? 아마 여러분은 자유한국당의 아버지가 박정희, 할아버지가 이승만, 증조 할아버지가 김옥균이라고 답을 하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에게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세요. 김옥균의 라이벌로서 김홍집이 있었고요, 이승만은 독립운동 시기에 안창호라는 걸출한 라이벌이 있었고, 건국 후에는 조봉암이라는 도전적인 후배 라이벌이 있었습니다. 박정희에게는 김대중이라는 라이벌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인격적으로는 더 훌륭한 분들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근대사의 큰 흐름은 일곱 분의 지도자가 이어져 왔습니다. 결국 ‘김옥균-이승만-박정희’ 라는 흐름에는 ‘김홍집-안창호-조봉암-김대중’ 라는 훌륭한 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크게 보면 같은 흐름입니다. 그러니까 문명과 개화, 진보의 흐름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김옥균과 김홍집이야 워낙 오래된 인물이라 그렇다 치고라도, 이승만은 알지만 안창호와 조봉암은 관심 없고, 박정희는 알지만 김대중은 알고 싶지 않다면 대한민국 정치 주류의 족보를 온전하게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 할아버지만 알고 어머니, 할머니는 모르는 셈입니다.

 

특히 김대중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깊이 연구하면 여러분에게 큰 이득이 있을 줄로 압니다. 김대중 연구를 깊이 하신 분을 당 고문으로 모셔서 항상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십시오. 특히 김대중이 동지들로부터 ‘사쿠라’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1965년 한일회담을 찬성한 이유, 김대중이 김구 선생을 비판한 이유, 김대중이 일관되게 친미노선을 걸었다는 사실(그는 80년대에도 항상 ‘비반미’를 고수하였죠) 등을 연구하면 이득이 있을 것입니다.

 

저가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부회장이기 때문에 특별히 드리는 말씀인데요, 제발 조봉암 선생에 대한 건국훈장 추서를 앞장서서 주장해주십시오. 서울 형무소 자리 독립공원 위편 안산 자락길을 가 보십시오. 대한제국을 지키려고 싸운 의병장도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추서하였습니다. 그런데 제헌 국회의원, 헌법기초위원, 초대 농림부장관, 첫 직선 대통령 선거 차점 낙선자를, 바로 대한민국을 세우고 한국 민주주의의 기초를 닦은 사람을 건국훈장을 주지 않고 있다면 말이 됩니까? (김진태 의원, 어디 계십니까? 저하고 공개 토론 한 번 하십시다!)

 

그런데 김진태 의원처럼 북한에서 나온 책을 근거로 하여 조봉암이 김일성의 돈을 받고 간첩질 한 것은 사실이고, 다만 수사를 민간인 수사권이 없는 군 수사기관에서 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주장을 하시면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보훈처의 보훈심사위원회에서는 또 1941년, 조선일보도 동아일보도 다 폐간된 후에 나왔던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기사를 근거로 조봉암을 친일파로 몰고 있습니다. 북한을 그토록 미워하면서 북한이 낸 책을 믿고, 일제를 그토록 싫어하면서 총독부 기관지를 믿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이를 바로잡는 데 앞장을 선다면 자유한국당의 이미지를 얼마나 개선하겠습니까? 나중에 남이 주도하는 데 마지못해 찬성한다면 정치적으로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이승만, 조봉암, 박정희, 김대중, 네 분의 사진을 자유한국당 당사 어딘가에 걸어놓으신다면 여러분은 이 시대가 원하는 정당을 만들고, 나아가 위대한 통일 한국을 만드는 대업을 이루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두서없는 이야기를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필자가 지난 8월 24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특강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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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대환 '제3의 길' 대표 칼럼니스트 주대환 '제3의 길' 대표 칼럼니스트의 다른 기사 보기
  • 젊은 시절의 필명은 김철순. 1992년에 한국노동당 창당준비위원장, 2004년에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라는 감투를 쓴 적도 있다. 2008년부터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2017년부터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사회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 제3의 길 공동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좌파논어>, <시민을 위한 한국 현대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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