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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5-20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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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레바논 남부 마을 [AFP 연합뉴스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자체적인 지리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와 레바논, 시리아 전선에서 무차별적인 공습과 포격, 군사 급습 및 현지 주민 억류 등의 강압적 수단을 동원해 새롭게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토지가 총 1,015㎢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는 1949년 당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체결했던 중동 휴전 협정 경계선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현재 추가 점령한 면적은 이스라엘 전체 국토의 약 5% 수준에 육박하는 거대한 규모다.


지리적으로 가장 광범위한 침해가 발생한 지역은 레바논 남부 전선에 형성된 이른바 안보구역으로 면적은 576㎢이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대 민간인 마을을 겨냥해 저격용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국경선 너머 위쪽으로 약 12㎞ 지점까지 전투 병력을 전진 배치해 주둔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완충지대가 침략과 대전차 발포 위협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자평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일대에 공습을 지속하는 동시에 현지 주민들을 향해 강제 대피령을 내리는 중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 같은 압박 방식을 지속하여 리타니강 유역에 이르기까지의 전 지역을 이스라엘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전쟁의 시발점이 된 가자지구 안에서 이스라엘군은 이른바 '옐로 라인'으로 명명된 군사 통제선을 구축해 놓고 총 206㎢의 땅을 점령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체 면적의 60%에 달하는 수치로, 갈 곳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 200만 명은 생존 인프라가 파괴된 채 기존 영토의 겨우 40% 남짓한 좁은 구역에 사투를 벌이며 밀집해 있다. 더불어 이스라엘군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치안 공백이 생긴 시리아 국경 안쪽으로도 수 킬로미터 깊숙이 진입해 233㎢ 영역을 장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시리아 전선의 경우 가자지구나 레바논과 달리 정확한 주둔 좌표를 대외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점령지 추산치에 대한 직접적인 논평을 거부하면서도 "국경 인접 지대와 다양한 작전 구역에 병력이 배치됐으며, 이는 정치적 결정과 작전상 판단을 따른다"고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이 매체는 네타냐후 극우 정부의 이 같은 영토 확장 기조가 국경 비대를 염원해 온 자국 내 민족주의 정착민 세력의 열렬한 지지를 받지만, 피점령지에서 수백만 명의 전쟁 난민을 양산하고 도시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초국가적 혼란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전 세계적인 관심사는 이스라엘 군대가 이들 불법 점령지에 얼마나 장기간 머물 것인가에 쏠려 있다. 네타냐후 총리실에서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야코프 아미드로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부의 1.5∼2㎞ 폭에 달하는 완충지대를 영구 방어선으로 설정할 것이며, 레바논에서는 최소한 '헤즈볼라의 무장해제'가 실현될 때까지 철군하지 않고 버틸 것으로 내다봤다.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시리아의 경우 향후 들어설 정권과의 외교적 협상 결과에 따라 군 주둔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했다. 군 정보장교를 역임한 마이클 밀슈타인은 이스라엘 정부의 행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할 대중동 기조와 국제 압박의 수위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일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이러한 군사 행동이 단순한 일시적 점령을 넘어 영구 주둔과 대규모 유대인 정착촌 건설로 굳어질 것을 우려한다. 실제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내부의 극우 정치인들은 가자지구 황무지에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하거나 레바논의 리타니강을 새로운 공식 국경선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을 가감 없이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이스라엘의 철군"이라고 강조했다. 레바논 정부의 고위 관계자 역시 "이스라엘은 계속 우리 땅으로 밀고 들어오고 아무도 그들을 막지 않는다"며 주권 침해의 영구화 가능성을 토로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아랍권 외교관은 이스라엘 내에서 흘러나오는 가자, 레바논, 시리아 정착촌 건립론이 아직은 비주류의 목소리라면서도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이 지금 하는 일은 20년 전에는 극단적인 소수 의견이었다"고 지적하며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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