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혁명수비대 규탄 시위 [EPA 연합뉴스]
유럽의 통합 치안을 담당하는 유로폴이 이란의 정예군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온라인 활동을 전방위로 억제하기 시작했다고 유럽 전역을 무대로 하는 매체 유로뉴스가 이 날 보도했다. 유로폴은 지난 2월 13일부터 약 두 달 반이라는 기간에 걸쳐 집중적인 사이버 정화 작전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유로폴은 구독자 수가 15만 명을 상회하는 혁명수비대의 공식 엑스 계정을 플랫폼에서 완전히 격리했으며, 이들이 유포한 악성 게시물과 하이퍼링크 등 총 1만 4,200건에 달하는 디지털 흔적을 강제로 지워버리는 성과를 냈다.
이번에 전격적으로 시행된 디지털 소탕 작전은 유럽연합이 지난 2월 혁명수비대를 테러 행위를 일삼는 범죄 단체로 공식 규정함에 따라 법적 근거를 마련해 집행된 후속 조치다. 사이버 공간의 특성상 국제적인 공조가 필수적이었던 만큼, 유럽연합 회원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우크라이나처럼 체제 밖에 있는 국가들까지 포함해 전 세계 총 19개국의 보안 당국이 이번 합동 단속에 손을 잡고 동참했다.
실제 이들이 유포하다 적발된 콘텐츠 내부에는 가상 공간을 오염시키는 위험한 정치적 도구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유로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종교적 신념을 자극하는 순교 서사를 가공해 대중을 선동하는 정치 메시지를 살포했다. 이에 더해 자신들의 폭력 행위를 영웅주의로 포장해 미화하는 것은 물론, 사망한 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유지를 받들어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선동적인 내용을 정교한 인공지능 기술로 영상화해 유포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네트워크 인프라와 자금줄을 숨기기 위한 정보 기관 특유의 교묘한 수법도 이번 유로폴의 정밀 추적으로 전모가 드러났다. 유로폴의 조사 결과, 혁명수비대는 유럽 당국의 추적과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서방 세력의 중심지인 러시아와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호스팅 서비스 업체를 빌려 웹사이트를 은밀하게 개설해 운영해 왔다. 특히 이들은 국제 사회가 촘촘하게 엮어놓은 금융 제재망의 눈을 피할 목적으로, 가상자산인 암호화폐를 활용해 온라인 심리전과 디지털 공작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송금해 온 결정적인 정황과 증거까지 덜미가 잡혔다.
유럽 방첩 당국이 이처럼 온라인 공간의 단속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배경에는 실제 물리적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테러 위협에 대한 깊은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서방 정보 기관들은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사이의 전면전이 본격화된 지난 2월 말 이후, 혁명수비대가 유럽 본토 각지에 암약하는 추종 세력들을 포섭해 왔다고 의심한다.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유대인 커뮤니티나 이스라엘 관련 국가 주요 시설을 직접 공격하도록 배후에서 조종하고 심리전을 수행하는 핵심 통로로 악용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선제적인 차단에 나선 셈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