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 시내에 그려진 반미 선전물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보기관이 최근 기밀 평가를 통해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상당 부분 회복되었으며, 전국의 지하 군사시설 중 90%가 다시 작동 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 정보당국의 분석을 인용해 이란군이 공습으로 피해를 입었던 미사일 기지와 발사대, 지하 시설에 대한 접근권을 대부분 되찾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군이 사실상 전투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정보당국은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미사일 기지 33곳 중 30곳이 이미 작전 수행이 가능한 상태로 복구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란은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미사일을 은밀히 이동시키거나 시설 내에서 직접 발사할 수 있는 체계를 신속히 재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복구 배경에는 미군의 공습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미군은 중국 및 북한과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해 벙커버스터 재고를 보존하고자 지하시설 전체를 파괴하는 대신 출입구를 봉쇄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이란군이 단기간 내에 잔해를 치우고 시설에 재진입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란은 미사일과 발사대 등 핵심 전력에서도 예상보다 높은 생존력을 보였다. 정보당국은 이란이 여전히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미사일 비축량 역시 전쟁 이전의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산산조각 났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과는 큰 차이가 있다.
행정부 인사들은 이러한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이란군이 궤멸되어 수년간 전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으며, 백악관 공보실 관계자는 이란의 군사력 재건설을 주장하는 것을 '망상'이나 '반역 행위'에 비유하며 NYT 보도를 적극 부인했다.
미국은 이번 전쟁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정밀 유도 무기를 소진했으며, 이를 다시 비축하는 데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전력 복구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숀 파넬 국방부 수석 대변인은 "미군은 국익 보호를 위한 압도적 전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작전은 성공적이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