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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폼페이오 방북 취소, 北핵무기·미사일 시험발사 위협 때문 - 美 CNN, 영국 가디언, “김정은, 트럼프에 정면 돌파 통보” 보도 - ‘탈미련북(脫美聯北)’ 꿈꾸는 文정권, 국민과 동맹이 용서치 않을 것 - 문대통령, 4일밤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특사 방북관련 전화 통화
  • 기사등록 2018-09-05 02:20:20
  • 수정 2020-05-28 15: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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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영철 통해 핵무기·미사일 시험 발사 재개 통보]


지난 8월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폼페이오 장관 방북 전격 취소의 배경에는 김정은의 ‘핵무기·미사일 시험발사’ 통고가 가장 큰 요인이었음이 확인되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은 3일 미국 정부 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협상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비핵화 프로세스가 무너질 수 있고,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폼페이오 장관 앞으로 보냈으며, 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의 방북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가디언): Trump is dangerous again as his Kim Jong-un ‘breakthrough’ turns sour]


▲ 지난 8월 28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를 전한 CNN 긴급뉴스 [CNN]


이 내용은 지난 8월 28일 CNN이 보도한 내용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CNN은 김영철 통전부장겸 노동당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핵화 협상은 다시 위기에 처해 있으며(at stake) 결딴이 날 수도 있다(may fall apart)”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김영철은 '협상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비핵화 프로세스가 무너질 수 있고,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서한에는 미국이 평화협정 서명을 향해 진전된 조치를 취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김정은 정권은 협상과정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CNN): North Korea warns Pompeo denuclearization talks are 'at stake,' sources say]


북한이 협상카드로 내 놓은 것은 ‘先 종전선언’이었으며 최근에는 ‘先 평화협정 체결’ 조건이 덧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였던 것이다.


왜냐하면 평화협정은 종전선언과는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평화협정은 종전선언과 달리 법적 구속력을 지니며, 1953년 이후 정전체제를 대체한다는 의미다.

또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한다는 뜻으로, 한반도의 안보 지형도 완전히 달라진다.
남북관계가 공식적인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전환될 수 있고, 정전체제의 관리자였던 유엔군사령부의 지위 변경도 불가피하다.

이는 결국 김정은이 비핵화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이자 결과물인 평화협정을 비핵화 입구에 놓으면서 크게 판을 흔들려는 의도이며 핵불포기를 위한 빌미 만들기 수순일 수도 있다고 미국은 판단한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흘러가게 된 것은 지난 8월 9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란을 방문해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핵 지식(과학)은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은 ‘불가역적 비핵화’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외교적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물론 북한의 태도가 이미 비핵화를 할 마음이 사라졌다는 것을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리용호의 발언으로 공식 확인한 셈이다.


[관련기사(Why Times): [사설] 북한의 버티기, 비핵화 할 의사 전혀 없다!(8월 5일)]


이때부터 미국 국제문제 싱크탱크 회의에서 자주 인용된 말이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는 말이다.


북한 리용호의 발언이 있고 나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위한 북한과의 실무협상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직접 나섰다.


[관련기사(Why Times): [돋보기]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 출구 찾는 미국]


해리 해리스 대사는 이 실무협상에서 북한측에 “핵 목록 제출과 함께 핵탄두 상당수에 대한 조기 폐기” 등을 문서로 공식 요구했으며 북한은 이에 대해 “종전선언 등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적인 핵 폐기는 힘들다”는 답변을 미국 쪽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때부터 미국측의 기류는 완전 냉각 상태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지속 의지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으로 직접 가서 북한과 협상을 펼치려 하였으나 김영철의 편지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 의사가 전혀 없다는 사실, 더불어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가도 더 이상 진전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평양 방문을 전격 취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저녁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대북 특사단 방북과 관련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뉴시스]


[5일 대북특사 평양방문, 3차 남북정상회담이 돌파구 열 수 있나?]


4일 밤 9시부터 50분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통해 대북특사단의 방북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양 정상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이달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관계 진전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특사단의 역할과 관련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준비 및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달성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대북 특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단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하고 그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답했다고 김 대변인은 말했다.


아직 백악관의 공식 발표가 다른 경우가 있어서 백악관의 발표 내용을 확인해 봐야 하지만 지금은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 청와대의 발표만을 놓고 본다면 대북특사단의 평양 방문에 대해 미국은 이해하고 있으며 현재의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기대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 4.27남북정상회담에서의 ‘북한 1년내 비핵화 약속’ 발언의 후유증이 그대로 남아있고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책임이 큰 터라 그 약속을 북한에 과연 요구할 수 있으며 또 그에 상응하는 남북 합의를 이룩해 낼 수 있는가이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의 의사가 전혀 없음이 드러난 마당에 비핵화에 대한 그야말로 과감한 선제 행동, 예를 들면 ICBM 또는 핵무기 일부 해외 반출 등의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결코 미국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말로만 비핵화 약속을 하면서 ‘종전선언’을 관철시킬 수는 없지 않겠는가?


6월 싱가포르 회담 전까지만 해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뜻하는 ‘CVID’를 공공연하게 사용하던 미 정부 인사들은 7월 폼페이오의 3차 방북 전부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뜻의 ‘FFVD’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북한을 고려하여 상당히 완화된 용어를 쓴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과 북한의 가장 큰 견해차는 ‘불가역적(Irreversible)’이라는 단어다.


미국은 ‘불가역적’은 아니더라도 검증만이라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핵화 가이드라인을 요구했는데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한 것이다.


북한의 의도는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지 않는 한도내에서의 핵군축을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물론 일본 등이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서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종전선언 요구도 그렇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절차에 돌입했다면 ‘종전선언’ 하는 것이 어려울 게 없다.


문제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도 없이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북한의 흉계를 미국이 모를 리 없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꼬여 가는 것이다.


[어설픈 중재, 동맹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지금 문재인 정부의 대북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밤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간의 통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접촉 결과를 반드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 ‘반드시’라는 용어에는 ‘진실성’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 담당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8월27일자 칼럼에서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굳은 의지를 보이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함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수 주 내 승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시 로긴은 이어 “미·북 회담에 관여하는 미 정부 고위관계자가 최근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대니얼 스나이더에게 ‘우리는 한국과 관련해 큰 문제가 있다. 한국이 더는 우리와 보조를 맞추지 않고 (북한과의 관계에서) 앞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내 일각에서 개성에 설치하려던 남북연락사무소가 유엔 결의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말한 사실과 남북철도 연결 시범운행을 미국이 거부한 것도 이 같은 미국 내 시각과 맥이 닿아 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의 대북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할 시점이 와 있다.


문 대통령의 8.15경축사, 임종석 실장의 3일 페이스북 글 들에서 보이는 자주노선을 앞세운다면 ‘문재인의 대한민국’은 ‘탈미련북(脫美聯北)’ 곧 북한이 연일 주장하는 대로 미국의 간섭에서 남북관계를 더욱 우선하는 길로 가게 될 것이나 이를 미국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주장했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탈미련북(脫美聯北)’의 노선인지, 아니면 한미동맹을 우선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고자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는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려 할 것이다.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것”의 노래 가사처럼 국민과 동맹국 미국을 교묘히 속이면서 ‘탈미련북(脫美聯北)’으로 발걸음을 옮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코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폐청산 카드’를 또다시 합창했지만 약발은 어제와는 분명히 다를 것임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의 마음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것도 썰물처럼 말이다.


분명히 경고하지만 ‘탈미련북(脫美聯北)’의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발걸음을 떼려할 때 이제는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향해 촛불을 들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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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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