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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현장]쿠바 새 헌법, 시장경제·사적소유권 인정 대변신 - 북한 변화 없을 경우 국제적 외톨이 신세될 듯 - 카스트로 형제, 50대 공산주의자에 권력이양 - 쿠바 새 대통령, 새 헌법 국민대토론으로 결정키로
  • 기사등록 2018-08-27 05:46:29
  • 수정 2018-08-28 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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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마저 사실상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
-카넬 대통령, 해외이민, 추방자도 개헌토론에 초청
-카스트로 형제, 미국과 수교로 정상국가로 전환하다
-새헌법, 시장경제와 사적 소유권 허용 대전환
-연간 400여만 관광객이 쏟아져 개혁을 자극
-50대 새 지도자, 헌법개정으로 개혁성공 예약하다
-김정은, ‘히틀러 퍼레이드’ 대신 카스트로를 따라야 미래가 있다


▲ 라울 카스트로와 미구엘 디아즈 카넬 새 대통령 [Left Review Online]


[쿠바마저 사실상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


지구상 마지막 남은 3대 세습 공산왕조 북한은 카스트로형제의 쿠바집권포기로 국제사회의 외톨이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2016년 피델 카스트로 사망 후, 아우 라울 카스트로가 대통령직인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50대 미구엘 디아즈카넬(Miguel Diaz-Canel)에게 넘겨줌으로 인해 세습왕조는 북한만 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쿠바의 새로운 대통령 미구엘 디아즈카넬은 새헌법을 제정해 개혁개방의 길로 나섰다.


[카넬 대통령, 해외이민, 추방자도 개헌토론에 초청]


그는 일천만 쿠바인민에게 8월13일부터 11월15일까지 해외이민자, 망명자, 추방자, 반대세력까지 포함한 140만 해외거주자까지 모두 개헌토론에 참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금 쿠바는 공장, 기업, 교육기관, 연구소,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과 도시의 광장에서 개헌 토론회가 벌어지고 있다.


토론 시작일인 8월 13일은 건국일로 혁명의 아버지 피델 카스트로의 생일(1926년)이기도 하다.


쿠바 시민인 막시모 라파즈는 “쿠바 최고의 날인 피델 생일에 헌법토론을 시작한다”면서 “우리는 훌륭한 새헌법을 생산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고 벅찬 감격을 표출했다.


쿠바의 전인민의 의견이 수렴될 새 헌법은 2019년 2월 24일 국민투표에 붙여질 예정이다.


쿠바는 이렇게 공산주의 정부를 개혁해 이른바 ‘보통국가’로 환골탈태할 것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보통 정부를 희망한다는 김정은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당연히 김정은도 핵·미사일을 폐기하면서 쿠바와 같이 ‘정상화의 길’을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카스트로 형제, 미국과 수교로 정상국가로 전환하다]


지난 7월 쿠바는 국가평의회에서 통과된 헌법개정 초안을 기초로 쿠바인민이 거의 모두 참여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새헌법 개정안이 11월 15일까지 토론을 마치게 되면 2019년 2월 24일 국민투표에 회부하게 되고 통과된다면 쿠바의 새 헌법으로 확정되게 된다.


새롭게 바뀌게 될 헌법은 중요한 정치·경제 개혁이 망라되어 있다. 먼저 입법·사법·행정의 삼권 분립이 규정되었는데, 이는 공산당 당수의 1인 지배체제 종식을 의미한다.


또한 시장경제와 사적소유권의 도입 등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구조를 갖추는 문제까지 포함되어 있어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쿠바혁명의 아버지’ 피델 카스트로는 1959년 부패한 독재자 바티스타정권을 붕괴시키고 수도 하바나에 공산정권을 수립했었다.


유명한 혁명가 체 게바라와 같이 혁명군의 게릴라투쟁으로 공산정권을 수립했던 것이다.


그리고 피델 카스트로는 10년 전 권력을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이양해 공산주의 지배를 이어오다가 사망했다.


이렇게 공산주의 전권을 장악한 라울도 86세의 고령이 되면서 또다른 세습을 하지 않고 엔지니어 출신으로 카스트로의 혁명군 지도자로 성장한 57세의 미구엘 디아즈카넬에게 대통령직을 물려 주게 된 것이다.


라울은 형의 아들이 있음에도 세습하지 않았다.


물론 라울은 쿠바 공산당 서기장과 혁명군 지도자(국방장관) 직함을 계속 맡아 실질적 지도자로 일단 남기는 했지만 쿠바로서는 대변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사회는 “카스트로형제가 세운 공산국가 쿠바가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는 정계은퇴 후 국가원로로 남아 동생 라울을 섭정하면서 여러 가지 정책자문을 해왔으며, 특히 오바마 대통령 시대에 미국과 수교하는 문제에 긍정적 조언을 한 바 있다.


또 아프리카 유행병 에볼라퇴치를 위해 의료진을 파견하는가 하면, 미국-쿠바 공동의료단을 구성해 파견하는 등 미국과의 협력을 도모하기도 했다.


[새헌법, 시장경제와 사적 소유권 허용 대전환]


라울은 형의 조언과 자문을 존중해 전체주의적 공산체제를 유연하게 잘 끌고 갔으며 이것이 미국과 수교를 성사한 배경이 되었다. 이번에 쿠바인민 전부가 참여하는 새 헌법대토론회는 공산국가의 법개정 절차와는 판이하게 전 국민이 토론에 참여하는 민주적 결단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개혁내용도 정치-경제사회의 틀과 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하려는 의도가 역력히 들어난다.

전에 없던 총리직을 신설했고 3권 분립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화제이다.

대통령격인 국가평의회 의장도 종신직에서 임기 5년 1차 중임제로 바꾸었다.

카스트로와 라울과는 달리 대통령도 10년 임기로 못 박은 것이며, 총리도 마찬가지이다.


입법·사법·행정의 3권 분립을 도입해 공산당과 서기장(당수) 1인 종신지배라는 전체주의적 성격을 민주적 임기제로 바꾸어 놓았다.


더욱 주목할 것은 경제부문에서 시장경제와 사적소유권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시장의 자율성을 완전히 보장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공산당 1당 지배국가에서 시장경제의의 자유를 상당히 인정한다는 점은 중요한 발전으로 보인다.


쿠바는 현재 관광객의 기념품가게, 일반구멍 가게, 식당과 차량 소유 등에서 제한적으로 사적소유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를 법적으로 보장한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마르크스·레닌주의 공산당 개념인 “자본주의의 폐기 후 전면국유화로 노동자 세상을 만든다”는 공산주의 이론을 근본적으로 전복시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쿠바가 헌법에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공식화한다는 것은 쿠바경제의 탈공산화를 의미하며, 자본주의적 토대의 구축이라는 의미도 있다.


[연간 400여만 관광객이 쏟아져 개혁을 자극]


새롭게 대전환을 하게 될 경제개혁은 라울 카스트로가 이미 2010년 제안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전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쿠바 공산당은 201평방미터 면적 이내의 식당이나 상점에 대해 개인 운영과 수입 취득을 허가했으며, 국가의 간섭이 없이 독자적 경영과 회계, 관리를 허가한 바 있다.


당시 ‘군소자본 자유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되기도 했는데, 1990년대 소련 해체를 계기로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오늘날 쿠바는 60여 만 명의 독립상인, 소경영인, 관광가이드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쿠바 활동인구의 13%에 달한다.


이러한 경제자유화 개혁이 앞으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더 많이 확대될 수 있는지 관심을 갖게 된다.


쿠바의 사회경제학자 ‘벵상 브로흐’는 “생산수단이 거의 모두 집단소유와 국가계획 밑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먼서 “그동안 쿠바의 사회경제 상황이 진정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최근 몇 해 동안, 특히 2017년부터 개인소유의 소기업과 상인들의 활동이 증대되었고, 특히 베를린 장벽 붕괴 후 두드러지게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경제학계는 쿠바의 대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쿠바정부가 사익과 공익의 분리를 사실상 공인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쿠바는 “자유주의 시장경제로 변화하려는 몸짓이 분명해 보인다”는 해석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대 토론에 내놓은 헌법개혁안에 시장경제와 사적소유권이 명시된 것만으로도 쿠바에서는 대단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연간 4백여 만 명의 관광객이 쿠바의 작은 섬에 쏟아져 들어오는 것도 쿠바에게는 좋은 기회다.


가이드가 불티나게 요구되고 관광객 상대 식당과 기념품가게도 호황이다.


특히 미국과의 수교 후에는 여행의 자유가 크게 허용되어, 특히 미국 거주 친인척과의 왕래도 빈번해져 이산가족 문제도 크게 해소되었다.


[50대 새 지도자, 헌법개정으로 개혁성공 예약하다]


특히 새 헌법 대토론회에 해외 이민자, 추방자, 정치적 반대세력까지도 참여를 요청한 점에서 쿠바의 자유왕래 문제는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비유하자면 남북간 이산가족문제와 같은 절벽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카스트로 형제를 계승한 미구엘 이마즈카넬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카스트로 혁명 성공 이후에 태어난 57세의 신세대이다.

“입이 무거워 말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는 평도 있다.


1960년 4월 10일 여교사와 전기기술자의 아들로 태어나 1985년 중앙대학에서 전기기술자 자격을 획득했다. 그는 카스트로의 ‘혁명군’에 취직했고, 곧 공산주의청년동맹 지도자로 승진했다.


그 후 니카라과 산디니스트 혁명에 쿠바정부의 외교미션을 수행했고, 청년공산주의연맹 지도자로 성장해 1991년 드디어 30대의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이 되었다.


2003년 지방 공산당 제1서기, 2009년 고등교육부장관, 2013년 국가평의회 부의장을 거쳐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는 개헌 토론을 시작하면서 “모든 쿠바인은 자유롭게 새 헌법에 대한 고견을 해주기 바란다”는 담화를 내 쿠바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쿠바의 이러한 변화는 북한에게도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반도의 북한은 3대 세습 공산왕조국가로 홀로 남게 되었다.


쿠바는 미국의 턱 밑에서 차분히 개혁개방을 해왔다.

쿠바는 카스트로시대에도 조금씩 변화를 추구해 왔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지난 10년간 핵·미사일로 무장하면서 ‘핵 불바다 공격 위협’을 하기도 했고 탄도미사일 등을 수없이 쏘아 올렸다. 그러다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전도사’로 변신해 핵·미사일폐기를 미국과 협상하고 있는 중이다.


[김정은, ‘히틀러 퍼레이드’ 대신 카스트로를 따라야 미래가 있다]


“선 핵·미사일 폐기, 후 유엔 제재 완화”의 공식이 엄연한데도 김정은은 제재를 풀라고 강요하며 미국을 ’적대세력‘이라고 아직도 욕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생전의 피델 카스트로가 김정은에 경고한 발언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카스트로는 “김정은은 핵·미사일 발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2013년 5월 한미군사훈련을 구실로 김정은이 4차 핵실험 협박과 탄도미사일 발사 위협을 국제사회에 가하자 카스트로는 공산당기관지 ‘그란마’에 다음과 같이 발표했었다.


“북한은 어리석은 전쟁협박을 중단하라! 북한은 (세계를) 협박함으로서 공산주의를 욕보이는 짓을 하고 있다.”


카스트로의 절규는 김정은이 핵·미사일 완전 폐기 때까지 유효할 것이다.


김정은은 이제 ‘20세기의 악마’ 히틀러의 ‘군사퍼레이드 따라하기’를 중단하고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 따라하기’로 전환해야 바라던 보통 국가로 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지금 쿠바의 대변신이 김정은에게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9월 초 발간되는 시사월간 '자유마당' 9월호에 게재돱니다. 이 기사를 인용할경우 시사월간 '자유마당'과 협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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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학 박사
    전 중앙일보 파리특파원-국제문제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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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나치협력자 청산 (사회와 연대, 2017)
    특파원이 추적힌 북한 핵(사회와 연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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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변화와 사회민주주의 (사회와 연대,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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