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진 시달리는 BYD딜러들, 재정적 어려움으로 포기속출]
중국의 전기자동차인 BYD의 판매량이 유럽에서 테슬라를 제쳤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BYD의 딜러들은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한마디로 BYD의 딜러들이 영업이익을 낼 수 없을만큼 처절한 영업환경으로 내몰리게 되면서 결국 중국 자동차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BYD 딜러십들이 중국 자동차산업 전반에 닥쳐온 어려움 때문에 재정적 한계에 빠지면서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중국의 두 개 성에 속한 자동차 딜러십 그룹이 지난 달부터 영업을 중단했으며 이들 딜러십은 모두 BYD 딜러들이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제1의 브랜드라는 BYD의 딜러십들까지 영업 중단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지금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인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중국 제1위의 브랜드를 판매한다 해도 재정적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랴오닝성의 BYD딜러십인 상치그룹은 이미 신차 인도나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산둥성에서도 약 20개 전시장을 운영하던 치안청 홀딩스(Qiancheng Holdings)가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대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BYD 등의 전기자동차 회사들이 딜러들에게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데 정작 중국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재고가 넘쳐나고 있고, 또한 중국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으로 최근들어 다시 재래식 자동차로의 구매 전환도 일어나면서 전기차 딜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자동차연합의 구이동슈 사무총장의 견해를 빌어 “중국내 전기차의 4월 재고량은 350만 대(57일 분)로 지난 202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과다한 재고량이 자동차산업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어 “실제로 최근 영업을 중단한 치안청 홀딩스는 BYD의 본사 위주의 딜러 정책 조정으로 현금 흐름에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면서 “산둥성내의 다른 딜러들도 파산하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한데 이들 모두 본사의 재정적 문제를 딜러들에게 전가하면서 생겨난 자금 경색으로 결국 문을 닫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더 큰 문제는 BYD의 차량을 구입했을 때 고객들에게 약속했던 다양한 평생 서비스 항목들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둥성 수도인 진안에 거주하는 한 고객은 BYD 딜러인 치안청 홀딩스를 통해 BYD 씨걸 해치백을 구입했는데, 당시 딜러는 평생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10,500위안의 보험패키지까지 판매했는데, 정작 BYD본사는 모든 책임을 딜러에게 떠넘기면서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BYD본사가 신제품을 내놓자 구형 모델은 사실상 판매 노력 자체를 중단하게 되어 엄청난 재고가 남게 되면서 딜러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면서 “BYD의 매장 재고는 중국에서도 상당한 문제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짚었다.
[자동차 딜러의 붕괴는 중국 전기차 침체를 보여준다]
그런데 중국 제1의 브랜드라는 BYD의 딜러들마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은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그만큼 침체를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중국 내에서 자동차 딜러들의 파산이나 붕괴는 올해 초부터 이미 징조가 있었다.
지난 1월초에는 광둥성 남부에서 80개 매장을 운영하던 자동차 딜러십이 파산했다. 사실 이 정도면 중국내에서도 상당히 큰 딜러십인데도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을 줬다. 그때부터 시작된 자동차 딜러십의 문제가 이젠 중국 제1의 브랜드인 BYD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광둥성 융아오 딜러십의 파산은 중국 자동차산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자동차 회사들은 딜러들에게 높은 판매 목표를 제시하지만 정작 중국 소비자들의 중국 경제 침채로 인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한마디로 경기가 부진하다보니 소비자들은 돈을 쓰려 하지 않고 자동차의 경우에는 더 많은 할인혜택을 제공할 때까지 기다리다보니 딜러들만 죽을 맛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2017년 2,400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정체되어 있다”면서 “그럼에도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전기차 업체들이 물량을 쏟아내놓으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전기차, 수출시장 석권했지만 기로에 서 있다!]
사실 중국의 전기차가 이렇게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하면서 글로벌 마켓 장악에 나섰지만 그로인한 대가도 톡톡히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중국의 자동차들이 낮은 가격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뛰어들자 각국이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자동차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어서다.
이에 당황한 중국은 아예 현지에 자동차 제조회사를 건립하는 방향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지만 이러한 전략이 역으로 중국의 자동차산업의 붕괴를 재촉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완전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이에 대해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출 시장을 정복하면서 정상에 올랐지만 동시에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닛케이는 이어 “2020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전 세계 자동차 수출국 중 6위에 불과했지만, 연간 판매량은 이후 약 6배로 급증했다”면서 “이 놀라운 성장으로 중국은 2023년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으며, 지난해에는 일본, 독일 및 기타 모든 생산국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난 도약을 보였던 중국 전기차 산업이 오히려 일본 기업들이 40여년 전에 직면했던 분수령에 서있다”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관세압박을 회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사실 일본 자동차 회사들도 202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일본에서 해외로 수출된 차량은 440만 대였으며, 해외에서 생산된 차량은 1,750만 대로 해외에서 생산하는 차량이 국내 생산량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정반대다. 지난해 중국에서 수출된 승용차와 상용차는 640만 대였다.
이에 대해 뉴욕에 본사를 둔 정책 연구 회사 로디움그룹은 “지난해 8월 기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해외에 연간 약 17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운영 중이며, 추가로 약 17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의 건설 계획이나 착공을 확정했다”고 추산했다.
실제로 BYD는 지난해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헝가리, 인도네시아, 브라질에 추가 공장을 건설 중이며, 멕시코와 인도 진출도 계속 추진 중이다. 중국의 지리 홀딩스 그룹도 1월에 이집트 기자에 조립 공장을 개장했다. 다른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도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해외 시장은 더 높은 이익 마진을 얻게 될 것으로 추산되는데다, EU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시장에서 다른 국제 자동차 제조사들이 철수하면서 수출이 급증하는 듯 보였다”면서 “문제는 그렇게 해외 생산을 늘리고 있는데 판매 전망이 그리 높지 않다는 데 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이어 “2022년부터 여러 유럽 국가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했으며, 심지어 EU는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까지 했다”면서 “심지어 러시아마저도 중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새로운 수수료와 안전 검사를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CAMA)의 부총괄 기술자 ‘수 하이동’은 “협회 회원사들의 최대 해외 시장인 러시아로의 수출이 올해 최소 30% 감소해 약 80만 대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2024년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멕시코에서도 미국으로부터 중국 수입에 대한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 수출 성장률이 지난해 감소세에서 더욱 둔화되거나 심지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베칼 드라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의 에르난 취(Ernan Cui) 분석가도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무역 장벽은 이제 중국 자동차 수출에 대한 주요 시장들의 부담으로 명확히 작용하고 있으며, 이 영향은 올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해외 생산을 확대 중인 상황에서, 이러한 역풍이 몰려 옴으로써 2025년 자동차 수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또다른 변수도 맞고 있다. 각국의 현지 자동차 산업들이 생산 확대를 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로디움 그룹의 그레고르 세바스티안과 엔데버 티안 분석가는 “태국의 전기차(EV) 생산 확대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감소시켰다”면서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태국에서 호주와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 수출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눈여겨볼 것은 로디움 그룹의 그레고르 세바스티안과 엔데버 티안 분석가가 “2027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25%에서 50%를 차지하는 중국산 차량(중국내 생산+해외현지생산)에 대한 투자 자체가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는 점이다.
세바스티안과 티안은 “전 세계 수요의 25%~33%를 차지하는 시장이 관세와 기타 무역 장벽으로 인해 직접 수출을 하지 못하도록 막게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현지생산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바스티안과 티안은 이어 “동시에 중국 당국도 현지 자동차 제조사들의 해외 생산 투자 억제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산업이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놓고 보면 중국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를 정점으로 판매량이 감소되는 전환점을 맞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를 살리는 산업이라면서 중국 전기차 산업에 엄청난 자금 지원도 하면서 이 시장을 키웠음에도 세계 시장 장악은커녕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든다면 이 위기가 중국 경제에 심각한 치명타를 안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내 내수 시장의 부진은 자동차 산업 뿐만 아니라 여타 산업의 부진까지 몰고 오면서 걷잡을 수 없는 위기가 덮쳐올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을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중국 전기차 산업의 엄청난 발전을 보면서 마치 중국 전기차가 중국을 살릴 듯 과대 평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중국 전기차에 닥친 현실이기 때문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