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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조건 완화없이 美와 관세대화 나서는 中, 그만큼 경제상황 다급했다! - 미국과의 무역 협상 재개 신호 보낸 중국 - 엎친데 덮친 중국, “이란산 석유 구매국에 2차 제재 - 또 하나의 높은 장애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존재
  • 기사등록 2025-05-03 04: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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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무역 협상 재개 신호 보낸 중국]


중국 빼고는 유예, 또 유예 조치를 내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중국을 향한 145%의 관세부과 조치를 취소하지 않는 한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면서 “끝까지 맞서겠다”고 했던 중국이 결국 미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큰소리를 치지만 내부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지금의 중국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중국의 국영매체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에 나서는 것에 대해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는 미중 양측이 치열한 관세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베이징의 입장이 상당히 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중국의 미국과의 대화 방침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을 하기 원한다는 메시지가 나온 가운데, 중국의 경제지표가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타격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면서 “중국의 4월 공장 활동은 수출 주문이 급감하며 2023년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중국이 받는 위기는 대단하다. 노무라 증권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50%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경제에 파급 효과가 나타나 약 1,600만 명의 중국인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영 CCTV에 소속된 SNS계정인 유위안 탄티안(Yuyuan Tantian)은 지난 1일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웨이보(Weibo)에 게시한 글에서 “워싱턴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 중국이 미국과 대화할 필요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이 중국과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현재 단계에서 중국에게 해가 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작 중국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면서도 그동안 전면 대미투쟁을 앞세워 왔던 전략을 수정함에 있어 ‘미국이 원한다면 대화를 할 수도 있다'면서 체면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유위안 탄티안은 또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 측과 회담을 열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접촉했다”면서 “미국 경제 지표, 특히 빈 항구와 1분기 국내총생산(GDP) 감소 등을 살펴 보았을 때, 워싱턴이 ‘협상에서 분명히 더 불안한 쪽’”이라고 강조했다. 유위안 탄티안은 그러면서 “미중간에 협상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문제에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고 중국의 선전매체 관련자가 마치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듯 하지만 결국 중국 공산당의 대리인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이런 수법을 자주 사용해 왔다. 과거에는 중국 공산당의 목소리를 사실상 대변해 왔던 환구시보의 편집인이었던 후시진의 논평이나 SNS 글을 통해 자주 솔직한 속내를 피력해 왔던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중국은 미국과 대화를 나서면서도 불과 며칠전까지 강경했던 태도, 곧 ‘미국의 관세부과 방침 전면 철회후 대화’라는 주장을 철회하지도 않고 미국과 대화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중국인들에게 보여주기 겸연쩍은 면이 있어 중국 공산당의 입이라 불리는 유위안 탄티안의 목소리를 빌려 중국의 입장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FT는 “중국 당국이 그동안 외쳐왔던 ‘중국을 향한 높은 관세 부과 철회가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던 발언을 슬그머니 뒤로 숨기면서 미국과 조건없이 대화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베이징의 강경했던 입장이 누그러진 것이고, 그만큼 중국도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정리했다.


이와 관련해 트라이비움 차이나(Trivium China) 자문 그룹의 공동 설립자 앤드루 폴크(Andrew Polk)는 “CCTV의 유위안 탄티안의 SNS글은 미국과의 협상테이블에 앉기 위한 정지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중국과의 대화를 더 열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현 상황에 대해 더 불안해 하고 있으며, 더불어 더욱 압박받고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라면서 “이러한 작업을 통해 중국내 여론에 협상시작을 위한 명분을 대대적으로 알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베이징의 중국과 글로벌화 연구소(Center for China and Globalization) 연구원인 왕지첸(Zichen Wang)도 “유위안 탄티안의 글이나 다른 SNS에 게재되는 유사한 글들은 결국 중국이 무역협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리려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중국측의 행동은 지난 트럼프 1기때 무역전쟁 당시에도 써 먹었던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왕지첸은 이어 “미국도 이에 걸맞게 중국을 존중하면서 적대적 발언을 삼간다면 미중간 대화는 급속도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워싱턴과 베이징은 트럼프가 2월에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보복 조치를 주고받는 긴장 고조 국면에 들어섰다. 추가 관세는 145%에 달했으며, 베이징은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지난 4월 30일 기자들에게 “중국 시진핑 주석과 언젠가 통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시진핑과 직접 무역 협정을 협상하고 싶어하지만, 중국 당국은 양측이 어떤 형태의 합의에 도달하기 전까지 두 지도자가 대화할 수 없다고 미국 측에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빠른 시일내에 대화하기를 원하고 있다. 주변은 물론이고 백악관 회의에서 월마트와 타겟 등 주요 미국 소매업체들이 트럼프에게 무역 전쟁이 결국 일부 매장의 진열대가 텅텅 빈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그러하다.


이와 관련해 FT는 “두 국가가 무역 전쟁에서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지만, 양측은 아이폰과 화학 제품 등 필수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통해 일부 관세의 영향을 완화했다”면서 “그러나 대립은 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는데, 미국 항만의 화물량이 급감한 반면, 중국에서는 수출 의존형 공장들이 근로자 휴직 조치를 시작했다”고 짚었다.


FT는 이어 ING의 중국 지역 수석 경제학자 린 송의 견해를 인용해 “현재 중국과 미국의 장기 대치 상황에서 중국의 핵심 고통 포인트는 고용 시장 건강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용 시장 악화가 중국에겐 아킬레스건이라 꼬집은 것이다.


[엎친데 덮친 중국, “이란산 석유 구매국에 2차 제재]


이렇게 미중간 관세 협상이 본격화되려 하는 시점에 중국에겐 또 하나의 시한폭탄이 대기중에 있다. 다름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으려고 이란과 협상하는 가운데 이란의 주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옥죄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대거 수입하면서 사실상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산 원유나 석유화학 제품의 모든 구매를 지금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란에서 원유나 석유화학 제품을 조금이라도 구매하는 모든 국가나 사람은 즉시 2차 제재 대상이 될 것이며 그들은 미국과 어떤 방식, 형태, 유형으로든 사업하는 것을 허락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제재는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자에 대해서도 미국과 교역과 금융 거래 등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제재를 의미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2차 제재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이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라는 점이다. 이란은 지난해 일평균 161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는데, 서방 세계의 제재탓에 이란은 유조선단의 위치를 송신하는 장치를 끄거나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조작하면서 해상운송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 이렇게 수출되는 원유는 국제 시세보다 5~10달러 저렴하게 판매되는데 90% 이상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중국에 도착한 이란산 원유는 말레이시아산 또는 UAE산으로 원산지가 바뀌고, 소규모 독립 정유업체들이 대부분 구매하는 형태를 취하면서 교묘하게 국제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업체들은 소규모 은행을 통해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달러 결제 제재 조치를 우회하고 있다. 이란은 이렇게 하루 평균 약 1억5000만달러 수준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대금으로 받은 위안화로 중국의 상품 및 서비스를 구입하거나 외환 보유고에 편입시키고 있다.


중국은 이뿐 아니라 이란 전체 무역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 정도면 이란은 중국이 먹여 살리고 있다고 봐도 된다. 이러한 중국에 대해 과연 트럼프 정권이 어떻게 압박을 할 것이며, 또한 미국이 중국을 향해 2차 제재를 가하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 직접 2차 제재를 가하지 않더라도 트럼프의 이란 제재가 본격적으로 발령되는 것만으로도 중국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지금의 관세전쟁을 잘 마무리한다 해도 이란산 석유 문제가 불거지면 또다시 엄청난 관세폭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또 하나의 높은 장애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존재]


중국이 맞닥뜨려야 할 또하나의 장벽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유엔대사로 발령내면서 그 자리를 루비오 장관이 겸직하도록 했다”면서 “루비오 장관의 업무가 확대되면서 미중 양국관계는 더욱 험난해질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이어 “루비오 장관은 이미 중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인물로 루비오는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남중국해에서 불안정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면서 “루비오의 존재는 앞으로 중국에겐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렇게 미중간 관세전쟁은 급격한 대화의 흐름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관세 문제 해결로 미중간 문제들이 다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데 중국의 고민이 있다. ‘산 넘어 산’, 이것이 지금 중국에게 닥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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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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