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마크 카니(60)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이 승리한 것은 선진국 정치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단기간의 극적인 지지율 대반전에 의한 역전드라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캐나다인의 반미정서를 자극하면서 인기가 곤두박질쳤던 자유당의 지지율을 급반등시킨 가장 큰 동력을 제공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캐나다의 차기 총리는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1년 넘게 자유당을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2015년부터 9년 넘게 캐나다를 이끌어온 당시 트뤼도 총리는 갈수록 인기가 추락하고 있었다.
고물가와 주택가격 상승, 이민자 문제 등으로 인한 불만의 화살은 고스란히 당시 집권하고 있던 트뤼도 총리를 향했다.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를 상대로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트뤼도 총리의 리더십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관세 위협 직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간 트뤼도 당시 총리는 재임 1기 때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총리' 대신 '주지사'로 호칭되며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라"는 굴욕적인 말을 들었다.
이어 당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트럼프 관세' 대응 문제 등을 두고 트뤼도 총리와 충돌하며 12월 전격 사임했고, 당내에서도 트뤼도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나아가 정책 연합을 맺어왔던 신민주당(NDP)마저 트뤼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내각 불신임안 제출을 예고했다.
정치적 사면초가에 몰린 트뤼도 총리는 결국 지난 1월 초 사임 발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