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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휴전논의 이어 이란 핵협상도?…트럼프 또 유럽 패싱 - 영국·프랑스·독일, 이란 제재 키 쥐고 있는데…"美 통보 없어" - 협상 앞둔 美-이란 신경전도 가열…미, 이란 원유 관련 中기업 제재
  • 기사등록 2025-04-11 11: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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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에 시동을 걸면서 또다시 유럽을 '패싱'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하면서 핵심 관계국인 유럽을 소외시킨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유럽 동맹국들을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유럽 외교관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이란과의 핵협상 일정을 공개하기 전 유럽 국가들에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외교관은 핵협상에서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유엔 제재 복원을 압박할 수 있고 압박의 핵심 역할을 유럽이 할 수 있지만, 이와 관련한 전략에 대해 미국과 아직 구체적인 대화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표 일주일 전 벨기에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이란과 관련한 약식 회담을 조율하려고 했지만, 이조차 성사가 어려웠다는 게 이들 외교관의 설명이다.


이들이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유럽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와 이를 보증하는 국제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31호 내용에 근거한다.


여기에는 이란이 합의를 위반할 경우 JCPOA 당사국이 안보리에 통보해 제재를 자동 복원할 수 있도록 하는 '스냅백' 조항이 포함돼 있다.


JCPOA를 체결한 당사국은 이란 외에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5개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미국은 당사국 지위를 상실했다.


따라서 이란에 대해 '스냅백'을 발동할 수 있는 당사국은 이란에 우호적인 중국·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개국인 셈이다.


더군다나 안보리 결의 2231호가 오는 10월 18일에 만료된다는 점에서도 미국과 유럽의 시급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유럽의 외교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유대인국가안보연구소(JINSA)의 정책 부문 부회장인 블레이즈 미슈탈은 "이란과의 협상에서 미국은 유럽과의 전략 공조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런 공조는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과 외교적 수단을 성공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란 핵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보이는 태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에서 유럽을 소외시키고 러시아와 직접 대화를 시작한 때와 비슷하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은 12일 오만에서 열리는 협상을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미 국무부는 이날 중국 저우산에서 원유 저장·유통 기지를 운영하는 '광샤 저우산 에너지 그룹'에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 회사가 운영하는 원유 저장·유통 기지가 고의로 이란산 원유를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은 이란 수출과 관련한 모든 요소를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이란과의) 무역으로 이익을 얻고자 하는 이들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군사력이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란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측근인 알리 샴카니 이란 해군 소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외부 위협이 계속되고 군사 공격을 받는 상태에 놓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추방하거나 IAEA와 협력을 중단하는 억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다만 이란 내부적으로는 임시 '스몰딜' 제안을 검토하는 등 미국의 압박을 완화할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과의 포괄적인 핵합의에 앞서 임시적 성격의 합의안을 제안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은 이란이 '2개월'만에 복잡하고 고도의 기술적 내용을 요하는 핵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들은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시간을 벌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2개월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에게 핵협상을 촉구하며 보낸 서한에서 제시한 협상 시한이다.


이란이 검토하는 임시 핵합의안에는 이란의 우라늄 활동 일부 중단, 현재 비축 중인 60% 농축 우라늄 희석, 유엔 사찰단의 이란 핵시설 접근 확대 허용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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