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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09 11: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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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활동 종료. 세금 115억 원 투입하고 별정직 공무원 33명도 채용
-막대한 자원 투입해 세월호 선체 인양 후 직립. 선체 면밀히 조사했으나, 충돌 흔적은 없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진실을 인양하라” 등 퍼뜨리며 근거도 없는 외력설 다시 살려놔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김창준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조사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세월호 조사 최종 보고서를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됐다. 선조위에는 국민 세금 115억 4천여만 원이 들어갔다. 활동을 위해 별정직 공무원 33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직접 챙긴 것들이다.


1년 1개월 간의 활동. 시간은 물론, 수많은 자금과 인력이 투입되었다. 그런데 선조위는 ‘여전히’ 세월호 침몰 원인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니,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이다.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접근은 크게 ‘내력설’과 ‘외력설’로 구분된다. 내력설은 퇴역함이었던 세월호 선체의 무리한 증개축, 화물 과적 등으로 인해 복원성이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급격한 우회전으로 침몰하게 됐다고 보는 시각이다. 외력설은 외부 충격에 의해 세월호가 침몰했다고 보는 시각으로, 대표적으로 ‘잠수함 충돌설’이 있다.


물론 외력설을 입증할 증거는 없다. 외력설에 대한 ‘고집’ 때문에, 선조위는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세월호의 거대한 선체를 인양 후 직립시키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작업까지 했다. 그렇게 선체를 세워놓고 외력설을 확인하기 위해 선체 좌현을 면밀히 조사했으나, 충돌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 원인은 이미 오래 전에 밝혀졌다. 내력’설’은 그냥 ‘설’이 아니라 선체 내부 요인에 의해 침몰한 것이 ‘사실’이다. 2009년 11월 일본에서 구조적 결함으로 로로선(Ro-Ro Ship)이 침몰한 후, 같은 디자인 선박을 전부 퇴역시켰는데 그게 1년간의 개조를 거쳐 한국에서 ‘세월호’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녔다.


무리한 증개축을 하고, 화물을 과적했으며, 심지어 평형수까지 뺐다. 이 상황에서 선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미흡했다. 그렇게 위험한 운항이 반복되다, 결국 급격한 조타와 더불어 이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세월호는 침몰하게 된 것이다. 이게 사고 직후 나온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치적 주요 쟁점이 된 세월호를 놓아주지 않았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진실을 인양하라” 등 이해하지 못할 슬로건을 반복적으로 퍼뜨리며 마치 무언가가 은폐된 것처럼 여론을 몰고갔다. 그렇게 인터넷을 중심으로 잠수함 충돌설 같은 ‘음모론 외력설’이 퍼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내력에 의해 침몰한 ‘사실’과, 외력에 의해 침몰했다는 ‘주장’이 똑같은 ‘설’이 되어 동등하게 비교되고 있다.


선조위는 외력설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반면 내력에 의한 침몰 사실을 드러내는 증거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조위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본인들도 민망했는지 ‘외력설’을 대놓고 주장하지는 못하면서도, 외부 충격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단다. 과학적 접근법으로 ‘가능성’을 찾았고, 외부충돌설을 배제할 이유는 찾지 못했다는 궤변을 내놓았다. 그렇게 1년 넘게 세월호 침몰 원인을 조사해온 선조위는 최종 종합보고서에 내력설과 외력설을 둘 다 실었다.


앞서 2015년에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설립되었었다. 특조위는 활동기한을 다 채운 후 연장을 요청했으나, 당시 정부와 국회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아 2016년 6월에 해산되었다. 그런데 정권교체 이후 탄력을 받아 상당한 예산과 지원을 바탕으로 이번 선조위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제 2기 특조위가 또 나올 예정이란다. 세월호 침몰원인과 진상 규명이라는 과제는 2기 특조위의 목표가 되었다.


진실을 찾고 싶은 걸까, 본인들의 생각을 진실로 만들고 싶은 걸까. “진실을 인양하라”는 슬로건을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막대한 인력, 시간, 세금을 들여 객관적 진실을 굳이 ‘설’로 폄훼하고, 온갖 정치적 프로파간다와 음모론이 뒤섞인 ‘설’을 진실로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이 누구일까. 정말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일까?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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