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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영국 정계 심장부에 침투한 中 스파이, 앤드류 왕자를 통해 좌지우지하려 했다! - 영국 정계의 심장부에 침투한 중국 스파이 - 앤드루 왕자와의 친분, 일파만파 확산되는 의혹 - 반발하는 中, 앤드루 왕자 친구 스파이 논란에 "터무니없다"
  • 기사등록 2024-12-18 11: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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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계의 심장부에 침투한 중국 스파이]


영국 정계의 심장부에 깊게 침투한 중국 스파이 사건이 영국에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중국 스파이 사건이 영국 왕실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영국의 BBC는 17일, “영국 정부가 중국 스파이 혐의로 추방한 50대 중국인 사업가가 양텅보(50) 씨로 확인됐다”면서 “이 중국인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와 가까운 사이로 드러나면서 영국 정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어 “앤드루 왕자가 국가 안보상 영국 입국이 금지된 중국 사업가와 가까이 지내며 버킹엄 궁전과 윈저성 등 주요 왕실 시설에 초대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심지어 이 인물이 전직 총리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지며 영국 정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법적 이유로 ‘H6′로만 알려진 50대 중국인 양텅보는 자신에 대한 입국 금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영국 내무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12일 패소했다”면서 “영국의 이민 문제 담당 재판소인 ‘특별이민항소위원회’는 영국 국내정보국(MI5)이 양텅보를 중국 공산당 소속이자 정보수집 부서인 통일전선부 소속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특별이민항소위원회’는 판결문에서 “수엘라 브레이버먼 (당시) 내무장관에게는 양텅보씨가 영국의 국가 안보에 위험 요인이 되며 영국 입국 금지가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릴 자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 씨는 그동안 법적인 이유로 신원이 익명에 부쳐졌지만, 영국 법원이 이날 신원 공개를 허락하면서 양 씨의 실명이 드러났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양 씨는 1974년 중국에서 태어나 2002년 영국에 처음 입국해 런던에서 1년간 공부한 뒤 요크대학교에서 행정학과 공공정책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에는 컨설팅회사 햄프턴그룹인터내셔널을 설립했고, 2013년 5월 영국에 영구적으로 머물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매달 평균 2주를 영국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 양 씨는 2021년 11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영국 입국이 금지됐고, 휴대전화와 디지털기기를 당국에 넘겨야 했다. 2023년 2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항공기에서 강제로 격리 조치됐고 영국 추방 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지난해 3월 15일 브레이버먼 당시 내무장관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양 씨의 거주권 취소를 명령했다. 양 씨는 이를 통보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특별이민항소위원회’의 판결문을 보면 양씨가 왜 영국 입국 금지조치가 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다. 일단 영국 당국은 양 씨가 중국 정부의 비밀조직인 통일전선공작부(UFWD)와 연관됐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양 씨의 디지털기기에서 통일전선공작부(UFWD)와 연관되어 있다는 문서들이 연이어 발견되었는데, 중국의 통일전선공작부는 그동안 서방국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중국기업과 지역사회단체를 포섭하려 시도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눈여겨볼 것은 양씨가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등 고위 정치인들의 후원을 받는 영국과 중국 경제 교류 모임인 ‘48그룹 클럽’의 명예 회원이라는 점이다. 이는 양씨가 의도적으로 영국 고위급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48그룹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당국은 또한 양 씨가 중국 정부, 중국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와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왕자와의 친분, 일파만파 확산되는 의혹]


그런데 영국을 진짜 흔드는 것 중의 하나는 재판 과정에서 양 씨가 앤드루 왕자와 친분이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앤드루 왕자는 양 씨를 버킹엄 궁전에 두 차례나 초대하고 세인트 제임스 궁전과 윈저성의 행사에도 참석하게 했으며, 또한 윈저 부지 내 앤드류 왕자의 저택 로열 로지에서 열린 자신의 생일 파티에도 초대했다 또한 그가 앤드루 왕자를 대리해 중국 투자자들과 접할 수 있는 권한도 위임했다.


실제로 앤드루 왕자의 수석 고문인 도미닉 햄프셔가 양씨에게 보낸 2021년 3월자 편지에는 양씨를 왕자의 생일 파티에 초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편지에는 양씨가 앤드루 왕자의 대리인으로서 중국의 잠재적 파트너 및 투자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양 씨는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등 영국 전직 총리도 각각 만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들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런던 사무실 책상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 총리 측은 사진이 언제, 어디서 찍혔는지, 또 해당 남성이 어떤 사람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왕자 사무실은 성명을 통해 “왕자는 정부의 조언에 따라 해당 인물과의 모든 접촉을 중단했다”며 “공식 채널을 통해서만 만남이 이뤄졌으며 민감한 성격의 내용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왕실 소식통은 “찰스 국왕이 앤드루 왕자와 중국 스파이의 관계에 대해 보고받고 격노했다”고 전했다. 앤드루 왕자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으로, 2019년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루된 성추문 끝에 모든 왕실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영국 사회에서는 철없는 사고뭉치 취급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번 일을 둘러싼 논란이 영국 정계를 중심으로 날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중국 강경파로 꼽히는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영국에는 (영국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그와 같은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동당 정부가 중국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은 중국에 대해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 키어 스타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물론 중국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우리의 접근 방식은 기후변화와 같이 협력해야 할 부분에서 협력하고 맞서야 할 부분에서는 맞서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반발하는 中, 앤드루 왕자 친구 스파이 논란에 "터무니없다"]


이와 같이 중국인 사업가가 영국의 앤드루 왕자와의 연줄을 이용해 간첩행위를 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 정부는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이른바 중국 간첩 행위에 대한 비난은 터무니없다”면서 “중국과 영국 관계의 발전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린젠 대변인은 이어 “영국이 중국과 협력하여 더 많은 긍정적 요소를 축적하고 양국의 타고난 협력, 상호 이익, 공동의 승리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 씨도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양 씨는 재판 과정에서 “중국 정치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중국 공산당의 일원이었던 적도 없고 통일전선부를 대신하여 활동을 수행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5일 신원이 공개된 뒤 “영국은 나의 두 번째 고향”이라며 “영국에 해를 끼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첩 의심 중국인 친분' 英왕자, 왕실성탄모임 불참]


한편, 중국인 양씨와 친분관계로 문제를 빚고 있는 앤드루 왕자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왕실 가족 모임에 불참한다고 BBC 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왕실 소식통들은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와 그의 전처인 세라 퍼거슨 요크 공작부인이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샌드링엄 영지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왕실 가족들은 전통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에 샌드링엄에 모여 성탄을 축하하며 이 모습은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미디어를 장식한다.


“앤드루 왕자는 다른 왕실 가족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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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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