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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후 반군내 위구르족 존재에 두려워 떠는 중국 - '학살자' 아사드 정권 감싸온 중국, 관계 설정 주목 - 중국의 우려, 신장자치구 문제 직결되는 위구르 세력의 저항 - 시리아반군내 위구르족, 중국 흔들 수 있을까?
  • 기사등록 2024-12-16 11: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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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자' 아사드 정권 감싸온 중국, 관계 설정 주목]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반군의 대반격으로 몰락하면서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중국에 완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시리아의 새 정권과의 관계 설정도 문제지만 반군내 위구르족 출신들이 중국이 점령중인 신장지역의 탈환을 노리고 있어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0일, “시리아 반군이 지난 8일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아사드 대통령 일가는 러시아로 망명하면서 13년 넘게 이어진 시리아 내전은 반군의 승리로 사실상 종식됐다”면서 “중국과 시리아와의 관계는 베이징에 우호적이었던 알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앞으로 상당한 시련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아사드가 중국을 방문한지 1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중국은 당황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이 포함된 아사드의 중국 방문은 베이징이 그를 지지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전했다.


SCMP는 “특히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10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 동안 아사드 정권에 제재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계속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고 짚었다. 그만큼 시리아가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상하이 외국어대 중동문제연구소의 판홍다 교수는 “시리아 새 정부의 중국에 대한 태도가 확실히 아사드 정부보다 중국에 덜 호의적일 것”이라면서 “현재 새정부가 미국이나 튀르키예와 연합할지의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반군이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우려, 신장자치구 문제 직결되는 위구르 세력의 저항]


그런데 중국이 진짜 우려하고 또 두려워하는 것은 시리아와의 외교 관계가 아니라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 때문에 멀리 시리아까지 쫓겨가서 반군에 합류한 위구르 전사들의 존재 때문이다.


지금 시리아 반군의 주축 세력 중 한 그룹은 반 중국 성향의 위구르족이다. 중국은 그동안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을 경계해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통제를 강화해 왔는데, 이러한 정책 기조 자체가 앞으로 시리아 새 정부의 관계 설정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4년 시 주석의 신장(新疆) 자치구 방문 당시 우루무치 기차역에서 발생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폭탄테러 이후 분리주의·극단주의 운동을 근절하겠다며 신장에서 종교·사회 통제를 강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위구르인들이 중국을 탈출하여 시리아 등지의 이슬람 무장단체들에 속속 합류해 세력을 키워왔다.


사실 중국 정부는 이슬람교가 주 종교인 소수민족 위구르족이 이슬람 무장단체들과 싸우기 위해 불법으로 동남아시아와 튀르키예를 거쳐 시리아와 이라크로 들어가는 것을 우려해 왔다. 위구르자치구의 분리주의 세력과 이슬람국가(IS) 연계 가능성을 경계해서다.


중국은 동시에 대테러 활동을 명분으로 최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이들이 모여사는 동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를 감시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아사드 정권과의 협력 의제 가운데에도 신장 자치구의 소수민족 위구르족 문제가 포함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8월 시리아에 특사로 파견되었던 셰샤오엔(解曉巖)은 “시리아 내의 위구르인들이 최대 5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 시리아 내 여러 무장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셰샤오엔 특사는 베이징 언론 브리핑에서 “시리아에 얼마나 많은 위구르인 테러리스트들이 있는지에 관한 온갖 수치를 다 봤다”면서 “1000명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2000명 또는 3000명, 4000명, 5000명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으며, 혹자는 그보다 더 많다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2013년 이후 중국 위구르족 수천 명이 시리아로 이동해 알카에다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드 대통령도 2017년 중국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위구르족이 튀르키예를 거쳐 시리아로 들어왔다”며 “시리아와 중국 정보기관이 이와 관련해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중국은 최근 신장에서 발생하는 다수 테러사건의 배후로 위구르 독립무장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그렇다고 분명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중국 당국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이 중국의 안정을 해하려는 세력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셰샤오엔 특사는 UN에 재출한 보고서에서 “시리아 등 중동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가 2만명 또는 3만명”이라며, “분명 시리아와 이라크에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 테러분자들이 밀집돼 있다. 이는 확실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물론 시리아나 이라크로 넘어간 위구르인 숫자를 독립적으로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을만큼의 상당한 수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시리아와의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오면서도 반군에 합류한 위구르인들의 실체와 함께 그들을 반군에서 분리하려는 작업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그래서 셰샤오엔 특사는 “중국이 시리아를 비롯한 모든 국가들과 테러 소탕 작전에 관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던 것이다.


[위구르인들은 어쩌다가 시리아 등 중동까지 넘어갔을까?]


사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 억압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의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은 익히 알려져 있다. 세계 인권 단체들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강제수용소에 최대 200만명을 가두고, 현지 문화를 완전히 파괴했으며 위구르 후손들을 아예 없애 버리기 위해 불임수술을 자행했고, 위구르족의 거주지에 한족을 대거 이동시켜서 사실상 종족 말살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당연히 위구르인들은 거세게 저항을 하고 있고, 그 와중에 일부 위구르인들은 억압을 피해 저 멀리 시리아까지 이동해 반정부 무장 단체들에 합류해 중국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인권단체에 의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997년 9월, 중국 정부와 위구르족간의 갈등이 심해지던 시절, 한 위구르 청년은 일부 추종자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이라는 무장단체를 조직하게 된다. 그 청년의 이름이 바로 하산 마흐숨이다.


과거 중국 정부에게 체포당해 옥살이까지 한 바 있는 마흐숨은 이후 아프가니스탄으로 도주해 유명한 이슬람단체들인 탈레반, 알카에다 등과 교류하면서 ETIM을 조직하기로 마음 먹는다. 마흐숨은 여러 동지들의 도움으로 위구르의 독립을 쟁취한 다음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품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도 미국에 대한 지하드에 열중했지 위구르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탈레반 정권 또한 중국을 자극하는 것을 꺼려 위구르 청년들이 중국을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그래서 이들 존재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규모도 작았다.


그리고 2011년 9월 11일, 알카에다의 미국 무역센터 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알카에다를 비롯해 ETIM까지도 미국의 적이 되었다. 그러면서 마흐숨도 미국을 지원하던 파키스탄 군에 의해 사살당한다. ETIM은 그렇게 해산당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ETIM은 ‘투르키스탄 이슬람당(TIP)’라는 이름을 걸고 다시 부활했고, 이들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테러 협박을 하면서 다시 주목받게 된다.


이후 위구르인들과 중국 공산당간에는 갈등이 더욱 격해진다. 일련의 시위와 폭동들이 발생했고, 이로인해 수많은 위구르인들이 죽거나 부상당했다. 그러자 중국당국의 위구르 문화 탄압도 더욱 강해졌고, 더 많은 위구르인들이 중국 공산당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게 된다. TIP의 세력도 이때를 기점으로 더욱 커졌는데, 이들은 실제로 중국 정부를 대상으로 몇차례 테러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1년 중동전역이 혁명분위기에 휩싸인다. 아랍의 봄이 바로 그것이다. 그때 가장 영향을 받은 나라가 시리아였다. 그런데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는 국민들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내전이 벌어지게 된다. 그때 알카에다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전사들을 소집하기 시작했다. 그때 수많은 위구르인들이 시리아로 넘어가게 된다.


알카에다와 동맹을 맺은 TIP는 수많은 위구르인들을 시리아로 불러 들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기 위해 위구르인들에게 시리아로 가자고 설득했다. 그러면서 시리아에서 본격적으로 테러 교육을 받게 되고 그러면서 전사로 성장해 간다. TIP는 시리아에서 얻은 전우들이 나중에 중국 공산당과의 항쟁에 직접 나설것이라 약속했고, 또 중국의 동맹은 아사드를 무너뜨리는 것이 중국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수많은 위구르인들이 중앙아시아나 동남아시아를 거쳐 튀르키예로 이동한 다음 국경을 넘어 시리아 북부의 반군 점령지역으로 진입한다. 눈여겨볼 것은 이렇게 시리아 반군에 합류한 위구르인들이 반군의 주력세력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위구르인들이 시리아 반군 세력의 주력으로 동참하면서 많은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위구르인들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투쟁을 이해하고 지지하게 된다.


[시리아반군내 위구르족, 중국 흔들 수 있을까?]


물론 이들 시리아의 위구르인들이 당장 중국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이 적극 지원하던 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이들 시리아의 위구르인들에게 반전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앞으로 새로운 시리아 정부와 중국간의 관계 설정에도 중국 공산당은 애를 먹게 될 것이고, 시리아에서 힘을 키운 이들이 세력을 정비해서 신장 위구르의 독립을 위해 투쟁에 나서게 된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대혼란으로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전혀 가능성이 없던 위구르인의 중국 탈출이 이젠 현실화될 수도 있는 대역전 드라마로 펼쳐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중국 공산당이 긴장하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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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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