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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결국 터져나온 러시아 파산설, 엘리트들이 집단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결국 터질 것이 터진 러시아 - 러시아의 파산 경고,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 높아 - 러시아 경제의 근간, 방위산업마저 무너지고 있다
  • 기사등록 2024-12-12 11: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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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결국 터질 것이 터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 송년모임에서 서방의 제재가 실패했다면서 러시아 경제가 든든하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러시아의 엘리트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내년에는 러시아 경제가 완전히 몰락할 수도 있다고 집단적으로 경고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대기업 투자 컨퍼런스에서 서방세계는 러시아의 경제를 약화시키려 했지만 그럼에도 러시아 경제는 올해 4%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며 자랑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 엘리트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성장 자체가 완전히 전시경제로 인한 것이고 이러한 전시 지출 확대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만연해지면서 중앙은행 금리가 인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로인해 내년에 러시아 경제가 멈출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러시아 엘리트들은 이미 러시아에서 민감한 군사산업마저도 파산이 잇따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전시경제의 효과도 내년이면 바닥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면서 “이로인해 러시아는 더 이상 전장에서 손실되는 장비를 보충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마저도 지난 주말 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약해진 탓이라 말할 정도였다”고 짚었다.


[러시아의 파산 경고,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 높아]


WP는 “중앙은행이 이번 달에 또다시 금리인상을 강요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심지어 푸틴의 측근들마저 주요 금리를 21%로 유지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이어 “러시아 당국의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이미 9%를 넘어서고 있어서 내년에는 장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심지어 심각한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미 내년 성장률이 0.5%에서 1.5% 정도로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결제의 주요 창구인 가즈프롬뱅크를 포함한 50개의 러시아은행들이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로인해 러시아의 수입업체와 수출업체들의 거래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여파로 러시아 루블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러 대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실제로 루블 가치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촉진시켰고,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26일과 12월 2일 사이에 환율이 0.5% 더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푸틴의 가장 가까운 측근 중 한 명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은행가 유리 코발추크의 아들이자 국가 금융 감독 기관의 수장인 보리스 코발추크는 “지난 11월 27일의 이자율 인상이 기업의 투자 가능성을 제한하고 연방 예산 지출을 늘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다른 푸틴의 측근인 석유 거대 기업 로스네프트를 이끄는 이고르 세친은 회사의 분기 재무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을 강력히 비난하며, “금리 인상이 회사와 계약자, 공급업체의 자금 조달 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수익을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더 충격적인 경고음도 나온다. 푸틴의 측근 중 한 명으로 러시아 국영 무기 대기업 RosTec을 이끄는 세르게이 체메조프는 지난 10월 말, “지금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실질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대부분이 파산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무기 수출을 축소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철강 재벌 세베르스탈의 소유주인 알렉세이 모르다쇼프는 “기업이 개발을 중단하고, 심지어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자금을 예치하는 것이 사업을 수행하고 그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더 수익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마디로 지금 러시아 상황은 경제활동을 아예 중단하고 가만 있는 것이 돈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질타한 것이다.


실제로 경제 현장이 무너지는 소리도 들린다. 러시아 쇼핑센터 연합은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 200개 이상의 쇼핑몰이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 임원과 경제학자들은 “최악으로 흘러가는 경제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곳이 러시아 방위산업인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중앙은행의 전 고문이자 현재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펠로우인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지금 방위산업 관계자들은 사업을 아예 중단하는 것이 더 이상 회사를 망가뜨리지 않는 방법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고 꼬집었고, 첼랴빈스크 단조 및 프레스 공장의 책임자인 안드레이 가르퉁은 지난 11월초 한 경제포럼에서 “기계공학의 핵심 분야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통신사 인테르팩스는 12월 3일, “최근들어 회사간 거래에 비상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19%가 7월에서 9월 사이에 지불을 미루었고, 같은 기간 25%의 중소기업들이 지불을 미루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경제개발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투자는 이미 줄어들고 있으며, 제재의 영향으로 수입 및 금융 거래 비용이 점차 상승하여 인플레이션이 많이 심화되었다”면서 “현재 러시아는 전형적인 공급 쇼크 상태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경제의 근간, 방위산업마저 무너지고 있다]


그런에 이러한 경제상황이 러시아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방위산업마저 대대적으로 위축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이에 대해 WP는 “증가하는 자금 조달 및 상품 수입 비용은 러시아 방위 산업에 중대한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면서 “푸틴이 방위산업 부문에 더 많은 국가 자금을 쏟아붓고 있고, 내년 예산에 기록적인 1,260억 달러를 배정했지만, 문제는 이 엄청난 자금의 대부분을 대부분의 무기를 생산하는 군 공장을 24시간 운영하기 위한 인력 증대와 소련 시대의 재고를 정비하는데 투입될 예정이라는 점”이라고 짚었다.


WP는 이어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야니스 클루게의 견해를 인용해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들고 군사 장비 손실이 급증하면서 러시아의 노동력은 한계에 도달했고 소련의 무기 재고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증가하는 비용과 장비 수입에 대한 제재가 계속 강화되면서 러시아 방위 부문이 무기를 처음부터 만드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런던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연구원인 잭 왓링과 닉 레이놀즈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하고 있는 전차와 기타 장갑전투차량의 80%가 신형이 아니라 기존 재고차량을 재생한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2025년까지 차량에 대한 심층적인 수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며, 2026년까지는 이용 가능한 재고의 대부분이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야니스 클루게도 “소련 시대의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러시아는 이제 특정 무기 범주를 처음부터 생산해야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제재로 인해 필요한 장비를 수입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고, 비용도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러시아에겐 큰 위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 경제 개발부가 러시아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타 운송 시스템 및 장비’라는 모호한 이름의 부문에서 지난해 30.2% 성장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5%대로 대폭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실제적으로 탱크 생산에 엄청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무너지는 크렘린의 신뢰, 푸틴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문제는 크렘린의 분위기다. 크렘린궁은 한마디로 러시아 경제의 추락에 대해 전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니 러시아 엘리트들의 위기설에 대해서도 아예 무시하면서 러시아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라고 일축해 버린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감자와 같은 기본 식료품 가격이 올해 80% 가까이 오르면서 문제가 되었는데, 이 때문에 경제정책을 다루는 중앙은행의 나비울리나 총재에 대한 비난이 극에 달했지만 푸틴은 그럼에도 나비울리나의 정책이 맞다면서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클루게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이 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푸틴의 정치적 DNA의 일부로 보인다”면서 “경제 안정은 정권 안보에 매우 중요한데 그래서 푸틴은 나비울리나에게 매우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 중앙은행 고문인 프로코펜코는 “인플레이션이 9%이고 기준금리가 21%라면 기준금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다른 도구를 고려해야 하는데, 푸틴은 그럴 계획이 아예 없다”면서 “푸틴의 우선순위는 전쟁과 전쟁 기계에 대한 자금 지원인데, 러시아의 동맹국도 많지 않고, 처분할 수 있는 자원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나비울리나를 지나치게 의지하고 있다간 그녀로 인해 푸틴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의 정치 컨설팅 기관인 R.Politik의 창립자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서방에서는 시간이 러시아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는 널리 퍼진 견해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날이 갈수록 압박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위기 상황을 감지한 푸틴은 모든 것을 서두르고 있기는 하지만 군사 행동과 인력 및 장비 측면에서 그렇게 강렬한 손실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러시아 경제는 푸틴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구멍이 생기고 있다. 문제는 그 심각성이 이미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경제를 이끌어가는 러시아 엘리트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러시아 경제붕괴설이 과연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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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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