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기 시장에서 외면받는 중국산 무기]
세계 무기 시장에서 중국산 무기가 외면을 받고 있다. 사실 중국의 군사 현대화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의제의 핵심인데, 그럼에도 중국산 무기가 세계 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미국의소리(VOA)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가자지구의 전쟁으로 인해 국제 무기 시장이 매우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지만 중국은 세계 무기 시장에서 매우 부진한 실적을 냈다”면서 “지난 4년간 무기 시장에서 중국은 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뒤처졌으며, 심지어 프랑스와 러시아의 무기 판매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2일 발표된 SIPRI의 보고서는 “중국은 세계 100대 기업 중 9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9년 이후 무기 판매 증가율이 0.7%에 불과해 가장 적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2023년 총 무기 매출은 1030억 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됐다.
SIPRI의 보고서는 “이에 반해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무기 수출국으로, 글로벌 100대 기업에 포함된 41개 미국 기업의 총 무기 매출은 3170억 달러로 상위 100대 기업의 총 무기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2022년보다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투경험도 없고 A/S도 부족한 중국산 무기]
그런데 VOA는 “국제 무기 시장에서 중국 무기의 성능이 미국, 프랑스, 러시아에 비해 여전히 열세라고 보고 있으며, 이 문제가 중국의 정보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스웨덴과 독일의 무기 관련 보고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VOA는 이어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를 지원했기 때문에 서방 무기 시스템을 채택한 국가들은 당연히 중국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hina Times의 선임 군사 기자인 장 페이 유는 “폴란드가 가장 두려워하거나 가장 큰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국가는 당연히 러시아”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폴란드는 러시아산 무기는 당연하고,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산 무기를 선택할 수는 없어서 더 서구적인 사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격도 합리적인 한국산 무기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IPRI의 보고서는 “2023년에 일본과 한국 무기 제조업체의 매출이 급증했으며, 일본 5개 기업의 매출만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오랫동안 중국 주하이 에어쇼를 방문했던 전 디펜스뉴스 기자 웬델 미니크는 “중국의 애프터서비스 부족과 자국 무기 구매업체와 핵심 기술을 공유하지 않는 것도 중국이 국제 군사 무기 시장에서 미국을 이기지 못한 중요한 이유”라면서 “중국은 좋은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했고, 전투기의 경우 판매를 했으면서도 판매 국가에 심층적인 훈련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웬델 미니크 기자는 이어 “반면 미국은 대만의 F-16 조종사들에게 미국 땅에서 미국 전투기 조종사들로부터 1년 내내 F-16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전투기와 관련된 훈련도 제공하지 않고 또한 유지 보수를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하는 중국산 전투기를 누가 구입하려 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웬델 미니크 기자는 또한 “많은 무기 구매 국가들이 기술 공유를 원하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철저하게 가로막는 폐쇄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은 특히 무기 구매국의 기술 및 경제 발전, 그리고 부품 공동 생산 등을 위한 상쇄무역에도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폐쇄적이라는 점이 중국산 무기를 선호하지 못하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웬델 미니크 기자는 그러면서 “중국산 무기의 결정적인 약점은 전투 경험의 부족”이라면서 “전투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첨단 무기를 구매하려는 국가는 아무도 없기 때문에 중국의 무기가 전투 테스트를 거치기 전까지는 이러한 무기 시스템을 판매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며 이는 중국에게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군사 전문가인 시샤오웨이도 “중국 본토 전투기의 해외 판매에서 빠진 것이 있다면 중국 본토 전투기는 실제 전투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면서 “구매자의 관점에서 볼 때 중국산 무기는 결국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샤오웨이는 이어 “세계의 무기 시장은 당연히 전투 경험이 풍부해 무기의 능력을 검증받았을 때 구매력이 훨씬 높아진다”면서 “많은 국가들이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그만큼 전투력이 전장에서 입증되었기 떄문”이라고 밝혔다.
[급격히 감소하는 러시아산 무기의 판매실적]
VOA는 또한 “지난 5년동안 러시아가 수출하는 무기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면서 “지난 2019년 한 해에만 31개국이 러시아 무기를 구매했지만 2023년에는 19개국만 구매했다”고 지적했다.
VOA는 러시아의 무기 판매가 급감한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무기의 성능 저하가 분명하게 드러난데다 서방의 제재도 한 몫을 했다”고 밝혔다.
[무기 성능이 확실치 않은 중국산 무기]
중국은 올해 주하이 에어쇼에서 J-35 전투기를 공개하면서 말 그대로 미국의 F-35 전투기와 경쟁에 나섰다. 이에 대해 VOA는 “ J-35가 중국 정부가 이미 출시한 J-31 전투기의 개조 버전이며, J-35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면서 “중국의 무기 시장이 확대되려면 첨단 전투기를 판매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VOA는 이어 “중국이 자랑하는 J-10의 경우, 대만의 칭궈와 비슷한 중형 전투기로 속도와 전투 성능 면에서 매우 비슷하지만, 만약 미국의 F-16과 전장에서 맞붙게 된다면 J-10은 확실히 패배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계속 전투기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미국산 전투기와 맞붙기를 원하지만 중국 스스로도 그렇게 정면 대응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VOA는 또한 “중국 무기에 사용되는 서구의 기술이 중국 공산당이 해외에 무기를 수출하는데 또다른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타이베이의 중국 전략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장징은 VOA에 “중국이 아르헨티나에 J-10을 판매하는데 관심이 있었지만 J-10에 들어가 있는 핵심 부품 여럿이 서구의 제품들이어서 판매가 되지 못했다”면서 “중국산 전투기를 해외에 판매하려면 그러한 해외산 부품의 국산화부터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산 전투기의 판매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SIPRI가 집계한 2000~2020년 판매 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중국은 72억 달러어치의 전투기를 팔았다. 그런데 이 실적은 1위인 미국 996억 달러, 2위인 러시아 615억 달러에 비하면 현격한 차이가 있다. 그만큼 중국산 전투기가 인기가 없다는 의미다. 이번 주하이 에어쇼에서도 중국은 차세대 스텔스기로서 항모 함재기로 알려진 FC-31도 2012년 첫 비행에 성공하면서 이번에도 전시에 나섰지만, 이 전투기든 F-35의 대항마인 J-20이든 국제사회에서 구매 소문은 없다.
그런데 중국산 전투기의 판매 실적도 한꺼풀 벗겨보면 더욱 한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전투기 수출국은 2000년이나 2020년이나 파키스탄‧방글라데시‧미얀마‧북한과 몇몇 아프리카 국가들로 국한돼 있다. 물론 ‘낡은’ 전투기들이다. 또 전체 중국산 무기의 60% 이상이 북한을 제외한 아시아 3국에 쏠려 있다.
특히 중국은 J-10기의 경우 파키스탄과 이란 등에 팔려고 계속 협상했지만, 아직 구매가 확정됐다는 발표는 없다. 실제로 파키스탄의 경우, 그 정도의 경제력으로는 J-10을 사기도 힘들다. 그래서 파키스탄은 미그 21의 중국 개량판인 JF-17기에 만족한다.
더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전투기 판매의 경우 단순한 무기 판매만을 목적으로 구매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유사시 공급국과 연합작전은 물론이고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적극 고려한다. 특히 전투기 간 통신과 신속한 부품‧장착무기 공급이 신속해야 하고 전투기 업그레이드가 수월해야 한다. 그러려면 당연히 판매국과 구매국간에 전략적 파트너십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중국은 그러한 전략적 파트너십에는 별 관심이 없다. 특히 중국의 영토적 욕심이 주변국가들과의 무기 판매를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필리핀의 경우 친중적이었던 두테르테마저도 중국산 무기 대신에 결국 미국산 전투기와 한국의 FA-50 다목적 전투기를 구매했던 것이다.
이것이 중국산 무기의 실체다. 그러니 중국산 무기, 특히 무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중국산 전투기를 외국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방위산업의 현실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