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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청년들이 시진핑에게서 등을 돌리는 이유? - 중국의 젊은 민족주의자는 왜 시진핑에게 등을 돌렸을까? - 한달에 70 달러로 먹고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중국 청년들 - 중국 공산당에 대한 배신감, 이것이 중국몽인가?
  • 기사등록 2024-12-03 11: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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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젊은 민족주의자는 왜 시진핑에게 등을 돌렸을까?]


중국의 많은 청년들이 시진핑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특히 지금의 중국 경제가 청년들로 하여금 빈곤의 삶을 살아가도록 강요하면서 등을 돌리는 경우도 있고, 어렸을 때부터 민족주의자로서 교육을 철저하게 받아 강성 공산당원이었던 청년들마저도 더 이상 시진핑 치하의 중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고백한다. 도대체 중국 청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해외 유학까지 갔던 철저한 중국의 민족주의자가 중국의 애국교육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베이징에 등을 돌리게 되었다”고 소개하면서 극단적 중국주의자였던 한 청년이 어떻게 비판자로 변화되었는지, 또 그러한 청년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WSJ은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중국인들에게 전환점이 되었고,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19 제한과 정보 억압에 점점 더 분노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났다”면서 “특히 중국의 경제 호황과 1989년 천안문 시위의 반복을 막기 위한 학교의 애국 교육 물결 속에서 자랐던 청년들이 속속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자로 돌아서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이어 “유학중이었던 이 청년은 중국에 비판적인 기사들이 있더라도 아예 읽으려 하지 않았으며, 의도적으로 서방세계의 세뇌교육이라고 치부해 왔다”면서 “그러다가 우연찮게 언론에서 쏟아지는 중국 비판적 기사에 대해 진짜 실체가 무엇인지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비로서 중국이 숨겨왔던 진실에 조금씩 눈을 뜨게 되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으로 돌아간 이 청년은 코로나 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판적인 기사나 내용들을 속속 차단하는 중국 당국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중국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게 되었고, 결국 중국을 떠나게 되었다.


WSJ은 “이렇게 중국을 떠나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중국의 많은 청년들이 점차 중국이라는 나라의 실체를 알아가게 되면서 사실상의 전향을 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중국 디아스포라를 연구하는 하버드 대학교의 포스트닥터 과정의 웨이룽 궈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인터뷰한 93명의 학생 중 절반이 자유주의와 민주적 이상을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자유주의 성향의 학생들 중 3분의 1은 이전에 중국의 통치 체제를 지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WSJ은 이어 “이들 중국 청년들이 중국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바로 코로나 19 팬데믹 때문이었다”면서 “미국내에서 反시진핑 성향을 보이는 중국 학생들의 수가 매우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중국 법과 거버넌스를 가르치는 토마스 켈로그는 “일부 중국 학생들이 자유주의 사상에 더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일부 학생들이 중국에서 표현의 공간이 폐쇄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대중국 시위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1979년 이후 중국에서 8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해외로 유학을 떠났다. 이들 중 70% 이상은 중국경제가 호황기에 있을 때 고국으로 되돌아 갔는데, 중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침몰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많은 중국 청년들이 유학을 하고 있는 국가에 더 머물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끔찍하게 싫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의 많은 청년들이 어렸을 때부터 중국 공산당의 이념으로 세뇌되면서 민족주의자로 성장해 왔지만 진실을 마주하면서 더 이상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에 휘둘리지 않기로 결심하고 더 이상 시진핑을 추종하지 않기로 결단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청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WSJ이 내린 결론이었다.


[한달에 70 달러로 먹고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중국 청년들]


그렇다면 중국내부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은 어떠할까?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1월 30일, “생활비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한 달에 70달러(500위안, 약 10만원)로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고용 시장이 위축되면서 수만 명의 중국 젊은이들이 자신이 근근히 살아가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실제로 3억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플랫폼 샤오홍슈에는 중국의 청년들이 매일 먹는 음식 사진과 각 품목의 가격을 상세하게 업로드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머니가 두둑한 청년들이 스포츠카, 프리미엄 시계, 디자이너 가방을 과시하면서 소비 허세를 보였던 추세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제 전망과 고용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청년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많은 중국 중산층까지 한 푼이라도 아껴서 먹고사는 것이 공감을 얻는 시대가 되었다.


이에 대해 WP은 작년 말까지 상하이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재무 고문으로 일했던 28세의 여성 쉬양을 예로 들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아파트를 구입하고, 여행과 옷값에 아낌없이 지출했으며, 일상적인 지출을 추적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 업계 전반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회사가 그녀를 해고했다.


생활비를 줄여야만 했던 그녀는 배달음식을 완전히 끊고 스스로 요리를 하면서 쓰는 돈을 줄여야만 했다. 아끼고 아끼면서 살다보니 한달에 겨우 332위안(64,000원)밖에 쓰지 않았다.


그렇게 살면서 그녀는 취업을 하기 위해 여러 곳에 원서를 냈지만 취업 시장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생활비를 더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한 달 식비를 70달러(500위안, 약 10만원) 미만으로 쓰기로 결심했다.


지금 중국 청년들은 이렇게 생활비를 절약해 아끼고 아끼는 방법들이 바로 SNS를 통해 서로 공유하면서 용기를 북돋아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배신감, 이것이 중국몽인가?]


눈여겨볼 것은 이들 청년들이 어렸을 때부터 중국 공산당에 의해 세뇌되었던 중국 사회의 이상향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시진핑의 중국몽을 귀에서 피가 나도록 세뇌당했던 이들은 자신들이 대학을 졸업하게 되면 그야말로 번듯한 직장을 다니면서 영광스러운 중국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자랑스럽게 ‘시진핑의 전사’로서 성장해 왔던 것이다. 당연히 그들은 열렬한 공산주의자였고 시진핑의 돌격대로서, 또 붉은 전사로서 살아왔다.


그런 중국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치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이 꿈꾸왔던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은 바늘구멍이고 아예 정규직 일자리는 꿈도 꾸지 못할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한탄한다. “어쩌다가 중국이 이렇게 몹쓸 나라로 변해버렸는가?”하고 말이다.


요즘 중국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예 인력시장으로 나가기도 한다. 취업경쟁에서 밀려난 수많은 청년들이 인력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 아예 집도 구하지 못해 하루 20위안(약 3700원)짜리 숙소에서 머물기도 한다. 그러면서 새벽거리로 나와 일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인력 시장에서 구하는 일자리는 건설 노동자, 주방 보조, 물류 센터 분류 작업자, 청소부, 경비 등 한마디로 막장이나 다름없는 소위 ‘힘쓰는 일’을 얻기 위함이다.


이것이 지금 중국의 현실이다. 지난해 6월 중국 정부는 청년(16∼24세) 실업률이 사상 최고인 21.3%를 기록하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고, 작년 12월부터 재학생은 제외한 실업률을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새 통계에서도 실업률이 18%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중국 임시 노동자의 50%가 25세 이하(작년 11월 구직 사이트 즈롄자오핀 집계)고, 도피성 대학원 진학이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실상은 훨씬 참혹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중국 경제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 장쩌민 시대엔 국영기업 개혁이 경제의 파이를 키웠고, 시진핑 시대 초창기에는 인터넷 기업과 창업이 돌파구였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중국 경제의 성장보다 자신의 권력기반, 특히 중국 공산당의 안위를 앞세우면서 권력 강화에 나서면서부터 중국 경제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어설프게 세계 패권 장악을 선언하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이고 국가적 체면까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진핑의 권위가 강력해질수록 중국 경제는 반비례하면서 내리막길로 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중국 경제의 몰락을 지금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온몸으로 부딪치고 있다. 어렸을 때는 ‘소황제’로 자라왔지만 이젠 그들이 ‘라지스젠(쓰레기 같은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청년들이 과연 시진핑에게 충성할까?


한 매체에 따르면 이들 청년들의 현실을 다섯 개 신조어로 요약했다. 대학에서 발이 여덟 개인 ‘문어(八爪魚)’처럼 공시 준비, 석사 진학, 사기업 지원 등을 병행하지만 ‘졸업즉실업(畢業卽失業·졸업 즉시 실업)’하고 미취업자를 뜻하는 ‘란웨이와(爛尾娃·미분양 된 아이)’로 전락한다. ‘전업자녀(全職兒女·부모 집에서 생활비 받는 자녀)’가 되어 기회를 엿보지만 시간이 흐르면 ‘탕핑족(躺平族·드러눕듯 의지를 상실한 청년)’이 되어 있다.


이런 청년들은 지금 들끓고 있지만 거대한 중국의 감시체제가 이들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다. 이들은 지금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 과연 이들은 언제쯤 시진핑을 향해 반기를 들게 될까? 그 시간이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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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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