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GPS 교란으로 러 자폭드론 잇달아 되돌아와 폭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해 띄운 자폭 드론이 우크라이나의 GPS 조작으로 다시 러시아로 되돌아가 폭발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러시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을 계속 사용한다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행정관서 건물을 ICBM으로 직접 타격할 것이고,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보유하면 아예 모든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초토화시키겠다고 협박했다. 완전히 동네 조폭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9일,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공을 침범하는 이란 설계 타입의 가미가제 자폭 드론을 해킹해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되돌려 보내 폭발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위해 띄운 자폭 드론을 우크라이나가 위치정보시스템(GPS)을 교란시킴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 보도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도 이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보내는 자폭 드론을 향해 직접 격추하는 방법 외에도 GPS 교란법을 적극 활용해 이들을 퇴치하고 있다”면서 “GPS 교란법은 자폭 드론이 목표물로 비행하는 과정에서 인공위성에서 수신하는 GPS 신호를 차단하고, 가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포크로바'(Pokrova·성모의 보호)라는 명칭이 붙은 GPS 교란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미국이 개발한 GPS 대신 GLONASS라는 독자적인 위치정보 시스템을 사용해 드론 공격을 수행하지만, 교란 방식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의 가짜 신호를 받은 자폭 드론은 비행경로가 바뀌어 당초 표적에서 벗어난 곳으로 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자폭 드론을 러시아로 되돌려 보내거나, 국경을 맞댄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에서 폭발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전술은 최근 188대의 기록적인 드론이 날아온 날 그 효과가 단적으로 나타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전에 “러시아가 밤사이 기록적인 수인 총 188대의 공격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면서 “이들 드론 중 90대 이상이 위치 혼란으로 인해 길을 잃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이어 “별도의 전자전으로 드론 95대는 경로를 벗어났으며 그 가운데 5대는 벨라루스를 향해 날아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벨라루스의 군사정보 관련 한 인터넷 매체는 “벨라루스로 넘어간 드론이 최소 17대”라고 보고했다. 그 후 이틀간 샤헤드 드론은 벨라루스 영공에서 3대 더 보고됐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몽드도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드론 95대가 원래 목표지에서 러시아 영토로 성공적으로 방향을 변경했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발사한 이란 설계 샤헤드 드론의 '위성 좌표'를 우크라이나가 가로채서 '스푸핑'(속였다는 의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과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러시아는 현재 남동부 타타르스탄 지역의 옐라부가에 있는 공장에서 매년 6,000대 이상의 샤헤드 스타일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드론을 매일 우크라이나 도시 방향으로 30~80개 정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이란의 기술지원을 받아) 러시아가 생산하는 샤헤드-136 드론은 날개폭이 3.5m이고 폭발물 무게가 40~50kg으로 최대 항속거리는 1,000km(621마일)”이라면서 “이란이 저렴한 침투형 무기로 설계한 이 자폭드론은 러시아가 지난 1년 반 동안 타타르스탄의 한 공장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약간의 개조를 거쳐 게란-2(Geran-2)라는 이름으로 제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우크라 핵무기 보유하면 우린 모든 무기 쓰겠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이 우크라이나와 나토를 향해 동네 조폭같은 행태를 보이면서 각종 협박을 일삼고 있다.
타스통신은 2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오레시니크'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를 폭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이어 “현재 국방부와 총참모부가 타격할 목표물을 선정하고 있다”며 “군사 시설이나 방위 산업 시설,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푸틴이 말하는 의사 결정 기지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나 국방부나 군 지휘부 시설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키이우를 공격한 바 있지만 키이우 내 정부 핵심 시설들은 방공망 덕분에 심각한 공격을 받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푸틴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에 시험 발사한 신형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방공망으로 절대 요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푸틴은 오레시니크의 위력에 대해 “중앙에 있는 모든 것이 재로 변한다. 3∼4층 깊이 지하에 있는 시설, 그보다 아래에 있는 시설도 타격한다”며 “타격력이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어 “오레시니크가 충돌할 때의 파괴력은 운석 낙하에 비견된다”면서 “역사적으로 운석이 떨어진 자리에 호수가 형성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푸틴의 이러한 설명이 과연 맞는지는 두고봐야 한다.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의 브랸스크를 향한 오레시니크의 공격 당시 의외로 피해가 미미했으며 땅에 충돌했을 당시의 파괴력도 지나치게 약했기 때문이다. 물론 핵무기를 장착한다면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푸틴이 거창하게 설명하는 그러한 파괴력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확보하게 될 경우 러시아가 모든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매체 데일리사바는 28일(현지시간) 집단안보기구조약(CS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우리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가 핵 위력을 갖게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겠나”라며 “(이럴 경우) 러시아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파괴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공식적으로 무언가를 이전한다면 그것은 그들이 맺은 모든 핵 확산 금지 약속을 위반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도 덧붙였다.
푸틴의 이런 발언은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종료 전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의 경고로 다시 소환된 우크라이나 '자발적 핵폐기']
이쯤해서 우리는 푸틴의 동네 조폭과 같은 행태를 다시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일부 지식인들 가운데서도 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당연시하고 옹호하는 자들도 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원래 러시아 영토였기 때문에 러시아가 침략 전쟁을 벌여도 당연히 용인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그런 자들에게 묻고 싶다. 러시아같이 핵을 가지고 있고 힘이 막강한 나라들은 주변국들을 얼마든지 공격하고 영토를 침범해도 용인해 주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통일을 해도 괜찮고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시진핑이 공언했던 것처럼 한반도도 한때 중국 소유였다는 말 그대로 중국이 한국을 공격해 점령작전을 펼쳐도 괜찮단 말인가?
우크라이나는 엄연히 독립국가다. 그것이 애시당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 주기로 약속까지 했던 나라다. 지난 1991년 소련이 붕괴되었을 때 우크라이나는 자연스럽게 독립을 하게 되었고, 그때 소련이 미처 철수하지 못했던 핵무기들이 그대로 우크라이나에 남게 되면서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가가 되었다.
그 수량도 어마어마했다. 무려 1천240개의 전략 핵탄두와 176기의 SS-19와 SS-24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44대의 전략 폭격기(TU-160과 TU-95), 대략 2천개로 추정되는 전술 핵탄두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관리할 시스템이 없었던 우크라이나는 미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자리잡자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대가로 스스로 핵폐기를 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가지고 있던 모든 핵무기들을 러시아로 이전했다.
이러한 핵폐기 과정에서 1994년 1월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 우크라이나의 레오니드 크라프추크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핵포기를 위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에 대해 러시아와 미국이 분명하게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각서의 내용을 요약하면 우크라이나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비핵국가가 된다면 ▲미국과 러시아,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독립 주권 국경선을 존중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사용을 자제하며 ▲경제위협을 자제하고 ▲우크라이나에 핵공격을 하지 않으며, 우크라이나가 핵공격을 받으면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한 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상황이 변화되면 다시 협의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안전 보장을 돌연 러시아의 푸틴이 깼다. 지난 2014년 푸틴은 돌연 크름반도를 침공해 러시아 영토로 복속시켰다. 그리고 아예 우크라이나 전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만들려고 작정하면서 2022년 2월 또다시 전면 침공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던 미국과 영국이 당연히 전면에 나서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맞다. 그것이 국제사회의 질서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다시 핵무기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는 발언은 이런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이 모든 국제적 약속을 완전히 무시하는 푸틴은 그야말로 철면피같은 존재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빌런’이라고 말한다. 그런 푸틴같은 존재를 찬양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 역시 푸틴과 똑같은 부류의 사람일 것이다.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것도 우리 한국 역시 그러한 침공, 곧 소련과 중국, 그리고 북한의 합작 공격을 받은 전례가 있어서다. 우리는 트럼프 2기에도 이러한 국제 정의가 바로서는 결단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