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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숙청당한 국방부장, 쑥대밭된 중국 군부 - 둥쥔 中 국방부장 부패 혐의로 조사받는 중, 수사 확대 시사 - 둥쥔 숙청에 미국 정부가 개입되었을 가능성 - 부패할 수밖에 없는 中 군부, 공산당 체제가 원인이다!
  • 기사등록 2024-11-28 11: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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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쥔 中 국방부장 부패 혐의로 조사받는 중, 수사 확대 시사]


중국의 둥쥔 국방부장이 또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웨이펑허, 리상푸에 이어 연거푸 3명의 국방부장 모두가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수사를 받고 있는 국방부장들 모두 시진핑 주석의 핵심 측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들을 숙청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부패 혐의로 중국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잘 아는 미국 전현직 관리들은 중국 당국이 인민해방군 최고위층을 겨냥한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둥 부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패 혐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둥 부장에 대한 조사 소식은 그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11차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지 약 일주일 만에 나왔다.


당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회의 참석을 계기로 둥 부장을 만나려 했지만 중국 측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지적하며 거부하는 바람에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리고나서 둥부장이 체포되어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측이 확인한 것이다. 둥부장이 체포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오스틴 장관은 ‘불행한 일’이라고 촌평했다.


둥 부장은 취임 7개월만에 해임된 리상푸 전 국방부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12월 임명됐다. 그런데 둥 부장 역시 1년을 못넘기고 또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되었다.


리상푸 전 부장의 혐의는 인민해방군에서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을 겨냥한 반부패 조사와 관련되어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리상푸 부장에 대한 부패혐의 체포 사실 역시 FT가 특종으로 보도했는데, 이번에 둥 부장에 대한 수사 착수 사실 역시 FT가 첫보도를 해 주목을 끌었다.


이로써 둥쥔, 리상푸, 웨이펑허 등 전현직 국방부장 모두가 줄줄이 재임 당시 부패와 관련한 수사를 받으면서 낙마를 하는 그야말로 이례적인 일들이 중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FT는 미국관리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이 둥쥔 부장과 가까운 인민해방군 고위층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둥 부장 수사 이후 인민해방군 전반에 걸친 부패 수사가 확대될 것이고 이로인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둥쥔 숙청에 미국 정부가 개입되었을 가능성]


눈여겨볼 것은 이번 둥부장의 체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의 정상회동 이후에 벌어졌다는 점이다. 두 정상은 페루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에서 양국 군대가 직접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양국 국방 소통 채널은 지난 2022년 8월, 미국의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폐쇄가 되었었는데, 지난해 샌프란스시코에서 열렸던 바이든-시진핑의 APEC 회담에서 다시 열기로 합의를 했고, 그 뒤 오스틴 장관과 둥쥔 부장이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과연 둥쥔의 부패 수사가 미국과 아무런 연관관계가 과연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 바이든과 시진핑 사이에는 매우 중요한 인연이 있다. 시진핑이 부주석이었던 2011년 당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 중국에서의 쿠데타 정보를 시진핑에게 알려주면서 모든 반란을 제압했고 무사히 주석직에 오를 수 있었다.


또한 지난 해 로켓군과 관련한 대대적인 숙청 때도 중국 군부의 부패에 대한 내막을 사실은 미국 국방부에서 책자로 만들어 공개하는 바람에 대대적인 숙청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래저래 중국의 군부내 숙청에 미국 당국이 여러모로 개입했다는 의혹들이 그동안 있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둥쥔 부장의 수사 개시도 우연찮게 바이든-시진핑 회담 이후에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혹시 미국의 고급 정보에 의해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낳고 있다. 또한 중국 내부에서도 쉬쉬하면서 극비의 사항인 둥쥔의 수사 착수를 이미 미국 정보당국이 알고 있었으며, 이를 미국내 언론이 아닌 FT에 흘리면서 세상에 공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둥쥔을 국방부장에 임명하면서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임명하지 않았을 때부터 둥쥔의 위치가 불안하다는 지적들이 나왔었다. 사실 중국은 우리의 장관급인 국방부장이 국방정책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군 통솔은 중앙군사위원회가 가지고 있고, 국방부장은 인민해방군의 국제적 얼굴 마담 역할만 한다. 그런데 실질적 권한이 있는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임명되지 않아 사실상 얼굴마담에 불과하다는 평가들이 나왔던 것인데, 결국 수사 대상이 되면서 또다시 낙마의 길을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패할 수밖에 없는 中 군부, 공산당 체제가 원인이다!]


그런데 중국 군부는 애초부터 부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군대가 인민을 위한 군대가 아닌 중국 공산당을 위해 존재하는 군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군부의 인사권도 군부 자체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다 보니 당연히 부패의 사슬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런 가운데 중국 군부가 급속한 군비증강을 하면서 돈들이 흘러 넘치다보니 부패가 만연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군부에 대한 감시도 전혀 없는데다, 전쟁도 아예 경험해 보지 못하다보니 중국 군부는 겉으로 드러난 외형과는 달리 그 내부는 썩을대로 썩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실제 10년 넘게 연간 7∼8%대를 유지해온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올해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인 '5% 안팎'보다 높은 7.2%다. 이에 따라 올 국방예산은 1조6천900억위안(약 3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육·해·공군 이외에 로켓군 비중은 갈수록 증가 추세로 전해졌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6년 1월 1일 인민해방군 기존 7대 군구(軍區)를 5개 전구(戰區)로 개편하면서, 이전 제2포병을 로켓군으로 증강·개편해 군 예산을 전폭적으로 투입해왔다.

이러한 개편은 핵미사일 운용 부대뿐 아니라 전략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부대, 우주 방어부대 등을 통합한 미래 전력으로 육성해 세계 최강 미군을 앞서겠다는 속내였다.


문제는 그렇게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도 이에 대한 감시나 철저한 확인절차도 부재하다보니 군 내부에서 각종 형태의 뇌물들이 오고갈 수밖에 없고, 그러한 부패의 중심에 공산당 고위 간부들이 엮이게 되면서 중국 군부는 부패의 온상이 되어갔다고 보면 된다.


이런 결과로 지난 7월 15∼18일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부정부패 혐의로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과 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원(사령관), 쑨진밍 전 로켓군 중장의 당적이 박탈됐다.


여기에 저우야닝 전 로켓군 사령원, 장전중 전 로켓군 부사령원, 리촨광 로켓군 장비발전부 부부장, 뤼훙·딩라이항 전 공군 사령원, 당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 부부장 출신의 장위린·라오원민·쥐신춘 등도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브라이언 하트 연구원은 “인민해방군 내부에 승진을 노린 뇌물 수수가 횡행한다”면서 “군 부정부패를 척결하려면 몇 차례 숙청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한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의 중국정치 선임연구원인 우궈광도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로켓군 포함 인민해방군)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시 주석의 사정 작업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진핑이 믿을 사람이 없다? 위험한 꽃놀이패는 진행중]


그런데 주목할 것은 웨이펑허 전 부장도 시진핑의 사람으로 시진핑이 직접 임명했다는 점이다. 리상푸도 그러하고 둥쥔 역시 시진핑을 수호할 골수 충성분자로 인정받아 출세가도를 달려왔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시진핑에 의해 수사의 칼날 위에 섰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시사 평론가 장자퉁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중국군 수뇌부에서 매우 불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공산당 최고위층에 진짜 위기가 닥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안보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교수인 M. 테일러 프래블(M. Taylor Fravel)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인민해방군은 지난 몇 년 동안 최고 수준의 부패 스캔들과 숙청에 시달려왔다”면서 “이러한 숙청의 이유가 무엇이든, 이 상황은 당의 인민해방군의 무력통제 여부와 당에 대한 인민해방군의 절대적인 충성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테일러 프래블 교수는 이어 “(시 주석이 군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패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군대가 형편없는 결과를 낳은 것에 대해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면서 군부를 다그칠 필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 군부의 무능력이 부패로부터 기인된 것처럼 중국인민해방군 역시 같은 구조를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패한 군대는 전장에서 지리멸렬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패배를 부를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시진핑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은 엄청난 딜레마에 빠져 있다. 군부가 부패하게 된 데는 바로 공산당이 통제해 왔기 때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부패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 시진핑 입장에서는 대놓고 칼질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방치하다간 우크라이나에서 무기력하게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군과 같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군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봤다는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의 군대를 통해 군부의 부패가 군사력을 얼마나 무너뜨리는지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런 이면을 똑똑히 목도한 시진핑은 군부를 바라보며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지금 중국 군부는 엄청난 분열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둥쥔의 숙청도 그런 차원에서 벌어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은 불안하다. 군부를 개혁하기는 해야겠는데 뾰쪽한 방법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두자니 부패의 소굴이 되어버리면서 군사력도 엉망진창일 것 같아서 그럴 것이다. 이렇게 대안이 없다보니 부장 같은 고위 간부들만 숙청하면서 바람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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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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