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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도 고개돌린 북중관계, 수교75년만에 막장까지 갔다! - 北中우호의해 폐막식마저 차일피일 미루는 중국 - 확실히 달라진 북중관계, 당분간 회복 불가능할 듯 - 중국에 대해 불만 많은 북한, 결국 묵은 갈등이 폭발했다!
  • 기사등록 2024-11-27 11: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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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우호의해 폐막식마저 차일피일 미루는 중국]


이미 북중관계가 사실상 와해되고 있다는 추측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북중 우호의 해를 맞아 제대로된 행사도 개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예 폐막식에 대한 일정까지도 잡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것으로 북중관계가 그만큼 냉랭하게 식었다는 것이고 그야말로 막다른 길까지 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올해는 북중수교 75주년이자 두 나라가 선포한 ‘조중 우호의 해’이기도 한데 지난 4월에 평양에서 개막식이 열린 바 있지만 폐막식은 언제 진행되는가?”에 대한 한국 기자의 질문에 대해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제때 공개하겠다”면서 입을 다물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그야말로 이례적인 것으로 올해가 간단하게 기념해야 할 해가 아니라 수교 75주년에다 일부러 ‘조중 우호의 해’라고 선포한 아주 의미있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뜻깊은 행사도 제대로 치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2월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폐막식 일정조차 잡지 않았다는 것은 북중관계가 분명히 상당한 이상기류에 휩싸여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는 중국이 공식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파견했고, 자오 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우의를 과시한 바 있다.


눈여겨볼 것은 자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뒤 평양을 찾은 중국 최고위급 인사로,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자오 위원장이 참석했다는 것은 그만큼 양국 관계가 든든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고, 당시 자오의 방문으로 인해 올해 북한과 중국 사이의 인적 교류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후 북한과 러시아 사이가 급격하게 밀접해진데다 사실상 동맹관계로 진입함과 아울러 심지어 북한군까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파병되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 버린 것으로 판단된다. 당연히 북러관계 진정에 따라 북중관계는 차디차게 식으면서 현재까지 이렇다 할 고위급 교류가 관측되지 않고 있다.


관례대로라면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은 이미 열렸어야 하고, 장소도 중국의 베이징에서 북한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수준의 사절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어야 하나, 아직까지 북한에서는 이들 대표단을 중국에 보낼 것이라는 소식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9월 27일에도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 등 양국 간 교류 일정을 소개해달라는 취재진에 이날과 마찬가지로 “만약 소식이 있다면 우리가 제때 발표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중조(북중)는 산과 물이 이어진 우호적 이웃 국가로 양국 관계의 기초는 깊고 튼튼하며 이익이 밀접히 연계돼 있다”면서 “중국은 중조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계속해서 조선(북한)과 함께 양국 지도자의 중요 공동인식을 따라 중조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잘 수호·공고화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도 함께 덧붙이며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강조했었다. 그러나 두 달이 흐른 이날 브리핑에선 의례적인 이런 언급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두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이와 관련해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12월에는 중국이나 북한 모두 년말 결산 모임들로 분주해지는 때라 사실상 올해 안에 북한 사절단이 베이징을 간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확실히 달라진 북중관계, 당분간 회복 불가능할 듯]


북중간 이상징후는 이미 여러군데서 드러난 바 있다. 지난 7월 30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 News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6일 조중우의탑에 헌화하면서 중국의 한국전쟁 지원에 감사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강조한 바 있는데, 다음 날인 27일 밤 정전협정 체결 71주년(북한에선 ‘전승절’)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 왕야쥔 평양주재 중국 대사가 불참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올해 전승절 행사가 이른바 ‘꺾어지는 해’(5주년 또는 10주년이 되는 해)가 아니기 때문에 외국의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제까지 중국은 최소한 대사라도 참석시켜 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날 전승절 행사에 평양 주재 각국 외교 사절은 거의 모두 참석했다는 점에서 중국 대사의 불참은 더욱 눈에 띄었다.


NK News는 또한 “북한은 러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관광을 포함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 관광객은 여전히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중관계의 이상기류는 지난 7월 11일, 평양과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우호조약 체결 63주년 기념 연회에서도 찾아 볼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행사를 바라보는 북한과 중국의 시각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는 점이다. 일단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행사에 관해 보도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국 신화통신은 연회 개최 사실을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참석자의 격도 과거에 비해 양국 모두 확실히 낮아졌다.


사실 북중관계에 있어 중국에 대해 더 밀착하는 자세를 보였던 북한이 스스로 중국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NK News는 지난 7월 10일, “북한이 그동안 정권의 돈줄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은 외면하고 러시아 관광객만 받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전만 하더라도 35만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했는데 이로인해 국제관광 수입중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95%를 차지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NK News는 이어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경을 전면 봉쇄한 이후 러시아 관광객에 대해서는 문호를 활짝 열어놓고 있지만 어쩐지 중국에 대해서는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NK News는 “시진핑과 김정은 사이에 긴장된 관계가 북중간 관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대해 불만 많은 북한, 결국 묵은 갈등이 폭발했다!]


그렇다면 북중간에는 왜 이런 부정적 흐름이 존재하는 것일까? 특히 중국은 지난 2018년 중국 다롄에서 있었던 북중 정상간 회동 기념 발자국 동판까지 없애버리면서 김정은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 것일까? 또한 김정은은 지진이 일어난 일본을 향해서는 ‘기시다 각하’라는 머리말로 시작해 위로 전문을 보냈지만 정작 동맹이라는 중국의 지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북중간 이상기류는 우선적으로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의식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부터 시작됐다. 그게 지난 2022년부터다. 그런데 때마침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고립된 푸틴은 김정은에게 손을 벌렸고 김정은은 이때다 싶어 러시아와 격하게 밀착하면서 더 이상 중국쪽을 쳐다보지 않게 됐다.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 지원 등에 사의를 표하면서 중국도 꺼려하던 정제유를 보내주기 시작했다. 김정은의 마음이 러시아로 향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정전협정 70주년 열병식에 러시아는 쇼이구 당시 국방부장관을 보냈지만 중국은 리홍중 정치국 위원을 보냈다. 격이 상당히 차이가 난 것이다. 이때 김정은의 기분이 어떠했을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북중갈등은 이때부터 사실상 겉으로도 확연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의 시진핑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병력지원까지 하는 것에 대해 매우 못마땅해 한다. 특히 김정은이 한국을 향해 전쟁 위협을 하면서 갈등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불만스럽다. 그러한 한반도내에서의 불안정이 미군을 더욱 끌어들이게 되고 이 모든 것들이 중국의 안전에 위해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진핑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 감싸던 시진핑 주석마저도 달라졌다!]


시진핑의 김정은을 향한 감정이 매우 불편하다는 것은 지난 11월 15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이때 시진핑은 한국, 일본 등 주변국 정상들과 회담을 하면서 당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화제에 오른 것을 두고 “중국은 한반도의 충돌과 혼란을 용납할 수 없으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질타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무조건 김정은을 두둔하던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 특히 이러한 시진핑의 발언은 2년전 미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직시하고,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던 그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당시에는 북한을 두둔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시진핑이 이젠 김정은을 더 이상 감싸고 돌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또한 북중관계가 완전히 틀어졌으며 더 이상 북한을 일방적으로 옹호해 주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이렇게 시진핑마저도 북한 김정은을 감싸주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북중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되었던 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으로 1년안에 마무리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전쟁이 끝난 후에도 푸틴은 김정은에게 마치 상전 모시듯 동맹국으로 대우해 줄까? 더 이상 북한의 지원이 필요없는데도 말이다. 그때 김정은은 시진핑을 어떤 낯으로 보게 될까? 참으로 한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김정은의 외교술이 민낯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북중관계의 앞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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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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