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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한주새 시총 57조 증발한 中빅테크, 막다른 길 몰린 中 경제 현실 보여줘 - 트럼프 강경책 우려에 정부 경기부양책도 기대 못미쳐 - 내년 中 성장률 4.1%로 하향 전망한 S&P -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연 中경제를 낭떠러지로 몰아넣을까?
  • 기사등록 2024-11-27 04: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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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강경책 우려에 정부 경기부양책도 기대 못미쳐]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른바 '중국 5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의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내 빅테크들의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26일,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핀둬둬(PDD홀딩스), JD(징둥)닷컴 등 중국의 '5대 빅테크'들의 영업 실적과 전망에 대한 비관적 실망감으로 인해 지난 한 주 동안에 시가 총액이 410억 달러 (약 57조3100억원)나 증발됐다”면서 “덩달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술 기업 주가를 추적하는 항셍테크 지수도 약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의 5대 빅테크들이 직면한 과제는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면서 “이들 기업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전적으로 중국 정부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빅테크기업들은 중국 경제의 침체가 예상외로 길어지고 있는데다 그 깊이도 그동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화되면서 빅테크 사업자들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고 더불어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그들은 그동안 중국 당국이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제시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정부의 부양책을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중국 정부는 실망감만 키웠을 뿐 제대로 된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9월부터 부동산 세제 완화책과 경기 부양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킬 만한 내수 활성화 방안은 아직 내놓지 못했다. 또한 내수 부진이 이어져 이 분야의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대중 강경책에 대한 우려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시행 속도에 대한 불만이 맞물리며 이들 기업에 대한 매도세가 더욱 심해졌다. 결국 이런 변수들이 맞물리면서 중국의 5대 빅테크들이 주식시장에서 대폭락을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내티식스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는 “현재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5년 전보다 나빠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강력한 봉쇄 방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했던 2022년보다도 훨씬 안 좋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빅테크 기업들마저도 위기를 돌파할만한 뚜렷한 비전이나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텐센트는 경영의 위기를 타개할 방안은 내놓지 않은 체 게임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대충 넘어가려 하고 있으며, 알리바바는 지출 부문이 증가한 것에 대한 소소한 변명만 늘어놓을 뿐 회사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면서 “AI 개발의 선두주자인 바이두 역시 시장의 주목을 끌만한 신규 프로젝트를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바이두의 모바일 생태계 책임자 루오 룽은 블룸버그에 “광고주의 지출 패턴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았고 소비자 지출도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며 “이번 분기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당국의 경기 부양 정책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들 중국 5대 빅테크들이 가지고 있는 진짜 위기는 미래에 대한 꿈이 없다는 데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시장 가치가 각각 1조 달러에 육박하던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미국 라이벌 회사들에 대한 도전을 말하면서 거친 의지를 표시했지만 지금은 그런 야망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한때 전 세계 클라우드 고객을 대상으로 아마존닷컴의 AWS와 직접 경쟁하기도 했으며, JD닷컴과도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기도 했다. 또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한때 콘텐츠와 소셜 미디어 및 온라인 금융을 결합하여 독보적인 핀테크 및 인터넷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 빅테크들의 엄청난 꿈과 야망을 중국 공산당은 용인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들이 그렇게 강대해진다면 중국 공산당의 권위를 훼손할 수 있고 그 파워가 자신들을 능가할 수도 있다고 판단해 중국의 빅테크들이 더 큰 꿈과 야망을 갖지 못하도록 철저한 단속과 압박을 가했다. 이후 이들 빅테크들은 더 이상 세계시장을 향한 꿈과 비전을 잃어버렸다.


그러다보니 한때 중국의 급성장하는 경제에 힘입어 부러움을 살만한 성장률을 기록했던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이제 장기화된 국내 소비자 불황, 뚜렷한 성장 동력의 부재, 해외 진출에 따른 비용 부담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에버딘(abrdn plc)의 아시아 주식 투자 매니저인 신야오 응(Xin-Yao Ng)은 “이들 빅테크 기업들의 10월 실적도 이른바 광군제 프로모션으로 증가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그들의 실적은 이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핀둬둬(PDD)의 미국 상장 주가는 중국 내 경쟁 심화로 인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후 11% 급락했다. 한때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 주식은 현재 3년 평균의 약 3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것이 중국 빅테크기업들의 현실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 경제의 거시경제 전망뿐만 아니라 미래가 지극히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 당국은 이에 대해 특별한 비전도 없으며, 공산당이 중심되는 경제정책을 수정할 용의도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문제다.


[내년 中 성장률 4.1%로 하향 전망한 S&P]


이런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리스크'를 이유로 내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1%로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6일, 중국으로부터의 펜타닐 등 마약 반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취임하자마자 중국에 기존 추가 관세에 추가 10%의 관세를 매기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인해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S&P 글로벌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아시아 태평양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내년 4.1%, 2026년 3.8%로 예상했다”면서 “이는 미 대선이 치러지기 이전인 지난 9월 발표한 전망치보다 각각 0.2%p와 0.7%p 낮아진 수치”라고 보도했다.


S&P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와 관련해 “중국 경제가 미국 관세 인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제 관세가 시행되기 전부터도 투자에 대한 영향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했던 중국산 제품의 60% 관세 중 절반 수준만 현실화하더라도 중국의 GDP 성장률이 0.8∼1.0%p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연 中경제를 낭떠러지로 몰아넣을까?]


그렇다면 트럼프 2기 접어들면서 미국의 강력한 대중 압박조치가 과연 중국 경제를 어느 정도 흔들어 놓을까?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6일,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시진핑의 흔들리는 경제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중국 당국이 경제의 실상이 담긴 주요 통계들을 숨기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빈 초르와 빙징 리의 두 교수는 위성 이미지를 통해 중국 전역에서 야간에 얼마나 더 적은 수의 조명이 켜져 있는지 측정했는데, 이에 따르면 트럼프 1기 당시 첫 관세가 발효된 2018년 초부터 2019년 초까지 중국의 산업 중심지는 점점 어두워졌고, 이는 공장들이 교대 근무 시간을 단축하고 야간 생산을 줄이며 공장 기숙사에 머무는 근로자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증거였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다트머스 대학 터크 경영대학원의 세계화 위원장인 초르는 “관세로 인해 2년간 1인당 GDP가 2.5% 하락한 지역에 중국 내 약 3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간단히 말해, 1인 연간 소득에서 수백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눈여겨볼 것은 트럼프 2기때 미중무역전쟁이 격화된다면 과연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의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에 대해 그동안 적용해 왔던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게 된다면 이는 최대 100%의 관세를 적용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은 분명히 중국에게는 치명적일 것이다.


이미 부동산 위기와 소비자 지출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에게 그동안 트럼프가 공언해 왔던대로 60%의 관세만이라도 적용된다면 중국은 당장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고 경제성장률 목표에도 치명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이는 나아가 중국 사회 불안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 주석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국에 의한 중국 공산당 체제 변혁이다.


미국은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지난해 4,270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구매했다고 국가경제사회연구원(Niesr)은 밝혔다. 이는 중국 전체 수출의 약 15퍼센트에 해당하며,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미국은 모든 종류의 물건을 구매하지만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하는 품목은 전자제품, 보일러, 기계, 가구, 플라스틱 및 자동차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60%의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내 물가도 거의 확실하게 상승할 것이다. 미국도 피해를 보는 과도기가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난 위기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을 향해 보복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당장 중국기업들은 살길을 찾기 위해 해외로 이전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해외 기업들의 탈중국은 봇물을 이룰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시진핑에게는 끔찍한 시나리오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시진핑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악화된 경제상황이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들어 중국내에서의 시위가 급증하는 것도 결국 경제불안과 연관되어 있다. 이렇게 미국발 중국 압박을 과연 시진핑은 견뎌낼 수 있을까? 물론 시진핑이 또다시 경기 부양을 한다면서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려 하겠지만 과연 그러한 땜질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여기에 시진핑의 운명도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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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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