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의 쿠르스크 공격, 북한군 500명, 러군 18명 사망]
우크라이나군이 스톰섀도우(Storm Shadow)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통해 쿠르스크를 집중 공격했을 때 북한군 500여명과 러시아군 장교 18명 등이 함께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의 사망 가능성은 여러 번 나왔지만 북한군의 사망숫자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RBC-Ukraine는 24일, “텔레그램 채널인 도시에 슈피오나에 따르면 스톰섀도우 순항미사일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지역 공습 당시 마리노에 있는 러시아 대통령 행정부 요양소를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이 공격으로 북한군 500명이 사망했으며, 러시아 군인 18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당했는데, 이들은 미사일 공격 현장에서 폭발하지 않은 물체 등을 청소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러시아군 사망자 중에는 남부 및 동부 관구 러시아 장교들이 대부분이었다”면서 “북한군 가운데 부상자도 있었는데 이들은 의무병과 통역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RBC-Ukraine는 또한 “스톰 섀도우 타격으로 인해 장군과 고위 장교들이 사상을 당했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러시아군 피해도 상당했을 것임을 암시한다”면서 “레닌그라드 군사 지구의 제1부사령관인 발레리 솔로추크 중장의 사망도 보고되었는데, 그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침공 당시 소위 DNR(분리주의 세력)의 제1군단을 지휘했다”고 전했다.
[도넘은 북한군, “우크라 마리우폴·하르키우에도 배치”]
그런데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마리우폴과 하르키우에까지 투입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군이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에만 있는 것과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했다는 것은 국제법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레드라인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CNN은 23일, 우크라이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북한군 기술 고문들(technical advisers)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전쟁 개시 두 달만인 2022년 4월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이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안보 소식통은 “북한군의 마리우폴 방문 목적은 불분명하다”면서 “이들은 러시아 군복 차림을 했으나 숙박·식사 등 생활은 러시아군과 별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다른 외국인 병사들이 러시아군과 섞여 있는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편제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또 “무선 감청 결과 하르키우에도 북한군이 주둔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는데, 이곳은 러시아 국경과 불과 50㎞ 떨어져 있는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중의 한 곳이다.
이에 대해 나자리이 키스하크 우크라이나 153기계화여단 통합 사령관은 현지 언론에 “북한군은 부대를 나눠 전투부대를 강화하고 (이들 중) 소수 병력을 전선에 배치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마리우폴과 하르키우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군의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지역에 대한 병력 지원이 맞는다면 북한군이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 전선을 넘어 이젠 전쟁에 더 깊숙이 개입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CNN은 "북한군 도착은 전선에서 러시아 동맹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협박에도 불구, “우크라 공격에 레드라인은 없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향해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을 처음 발사하면서 서방진영에 대한 위협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여 올렸지만 서방진영은 푸틴의 강력한 압박에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4일, “러시아의 오레슈니크 미사일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주장하는 것만큼 새로운 것은 아니다”면서 “푸틴은 서방진영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지원을 막기 위해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서방진영의 지도자들은 이에 별 개의하지 않는 대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어 “푸틴이 오레슈니크 미사일로 서방을 위협하고 있지만 그러한 협박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는데 별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오슬로 대학교의 국방 전문가이자 박사 연구원인 파비안 호프만의 견해를 인용해 “이 미사일 시스템에 10% 이상의 새로운 부품이 들어갔다면 매우 충격적이겠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며 “기본적으로 그들은 RS-26을 분해했거나 그냥 개조한 다음, 몇 가지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페인트 작업으로 이 새로운 미사일을 조립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RS-26은 RS-26 루베즈를 지칭하는데, 이 모델은 꽤 많이 알려져 있다. 2011년에 처음 생산되어 2012년에 성공적으로 시험된 루베즈는 중량 36,000kg, 핵무장을 탑재한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로, 알려진 사거리는 5,800km이다 .
루베즈에는 MIRV(Multiple Independent Reentry Vehicles) 탑재체가 장착되어 있는데, 드니프로 공격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상에는 여러 개의 발사체가 지면에 떨어지는 모습이 나오지만, 기존 미사일이나 탑재물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큰 폭발은 없어 사실상 가짜 탄두를 탑재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정보국도 이 미사일과 관련해 “푸틴이 언급한 오레슈니크 미사일은 실제로 ‘케도르(삼나무)’라는 이전에 존재했단 미사일의 새이름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 미사일이 특별히 새로운 것도 아니고 그 위험성도 푸틴이 말하는 것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단정했다.
익명을 조건으로 한 미국의 한 관리도 키이우인디펜던트에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의 수많은 공격을 견뎌냈는데, 그 중에는 오레슈니크 미사일보다 훨씬 강력한 것도 있었다”면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지원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해 대대적 위협을 가했지만 푸틴이 내세운 그 미사일은 전혀 게임체인저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위험에 처한 러시아의 핵심 군사시설들]
사실 푸틴이 이렇게 분노하면서 마치 핵전쟁이라도 당장 벌일듯한 기세를 보이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러시아 서부지역의 핵심 군사시설들이 서방이 지원하는 에이태큼스나 스톰 섀도우 미사일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6발의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러시아 국경 넘어 120km 정도 떨어진 러시아군의 주요 탄약창고에 명중돼 하늘을 붉게 타오르게 만들었다”면서 “미국과 동맹국은 러시아가 1300여 km의 전선을 따라 다양한 군사시설들을 배치해 두었는데 미국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허용에 따라 이들 모든 시설들이 공격에 완전 노출되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가에 따라 러시아의 핵심 무기저장 창고들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면서 “수백개의 표적이 새로 허가된 장거리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왔으며, 이는 그동안 장거리 드론을 통한 공격보다 그 효과가 비할데 없이 강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전쟁연구소(ISW)는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사정거리에만 약 280개의 러시아 군사시설들이 위치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이러한 시설들, 특히 여단 또는 사단 본부를 직접 타격하게 된다면 러시아군은 대단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우크라이나가 잠재적으로 목표를 삼을 수 있는 가장 큰 집중 타겟 중 하나는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라면서 ”로스토프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상륙지 같은 곳이어서 이를 공격하면 러시아군의 전략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탄도미사일을 직접 제작하기 시작한 우크라이나]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우크라이나도 탄도미사일을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WSJ은 지난 23일, “치열한 군비경쟁의 중심에 서 있는 우크라이나가 탄도미사일을 직접 생산하는 국가대열에 합류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이를 위해 이미 자체적으로 탄도미사일 개발을 시작했으며 아마도 연말안에 굉장한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보도했다.
WSJ은 이어 “물론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원래 소련 시절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설계하고 제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얼마든지 탄도미사일 개발 국가 대열에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드니프로를 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한 것도 드니프로에 있는 소련시절 탄도미사일 개발의 허브였던 시설을 타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개발 효과는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데, 소련의 KH-35 대함 미사일과 유사한 넵튠순항미사일을 만들어 전쟁 내내 사용해 왔으며, 이를 통해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함을 침몰시켰고, 또다른 목표물도 공격했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에만 100여발의 미사일을 생산해 전장에 투입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WSJ은 또한 “현재 우크라이나가 탄도미사일을 제작하는데 부품 공급 문제와 개발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이 진일보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개발중인 장거리 드론 제작 프로그램은 이미 비행거리 2000km를 넘는 드론으로 개발이 완성돼 실전에 투입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우크라이나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의 중간형태의 무기도 생산하고 있는데, 이러한 하이브리드 무기 중 하나가 팔리아니차로 외관은 작은 순항미사일처럼 보이는데 제작비용이 탄도미사일에 비해 훨씬 적게 든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무기 개발은 그리 늦지 않은 시기에 마무리되면서 실전에 본격 투입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푸틴이 강력한 IRBM으로 우크라이나와 서방진영을 위협했지만, 서방진영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 강력한 대응을 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푸틴의 추가적 대응이 무엇일지 주목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