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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비등점에 다다른 중국, “천대받은 3억 농민공, 건들면 터진다!” - ‘묻지마 범죄’에 이어 도로 점거 시위, 중국 전역이 들끓는다 - 철저한 감시사회에서 벌어진 ‘사회불안 폭발’ - 중국 사회 불안의 뿌리는 농민공, “그들은 천민이다!”
  • 기사등록 2024-11-24 04: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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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에 이어 도로 점거 시위, 중국 전역이 들끓는다]


중국이 하루가 멀다하고 묻지마 범죄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농민공들의 임금체불 문제로 인한 시위까지 확산되면서 중국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오랜 경기 침체 속에 연말연시 생계가 막막해진 노동자들의 절규로 중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면서 “지난 21일에는 국유기업인 상하이 자동차의 하청 업체 직원들이 도심 진출입로를 가로막고 임금 체불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집단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퍼진 동영상을 보면 파란색과 흰색 공장 유니폼을 입은 노동자들이 도로 차단 현장에 도열하여 주요 도로를 막고 경찰이 일부 노동자들을 연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 고성과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강제 해산에 나섰고, 시위 관련 소식이나 영상은 검열로 삭제되고 있다.


RFA는 이어 “연말을 앞두고 중국 각지에서 밀린 월급을 달라는 파업과 시위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돈을 떼먹은 업주보단 떼인 이주 노동자 '농민공'이 공권력의 제압 대상이 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보니 시위를 제지하는 공안 인력들이 농민공들의 거센 항의를 받곤 하며 심지어 울화를 참지 못한 사람들은 극단적 선택을 각오하고 옥상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엔 중국 장쑤성 이싱시에서 ‘쑤’라는 성을 가진 한 대학생이 자신이 다니던 우시예술기술직업학교에 찾아가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현장에서 체포된 쑤 씨는 열악한 노동 환경과 불합리한 학교 행정 등 중국 사회에 대한 불만이 범행 동기라고 공안 당국에 진술했다. 또 최근 졸업시험에서 떨어진 것도 범행 동기 중 하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또 쑤 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가 한때 유포되기도 했다. 유서에는 “공장이 의도적으로 자행한 임금 및 사회보험 체납, 추가 수당 미지급 등의 불공정 관행을 폭로하겠다” “나의 죽음으로 공장이 잔혹하게 노동자를 짜내고 착취하는 현실이 바뀌기를 희망한다” “악의를 품고 나의 졸업을 막았다. 내가 느낀 치욕을 씻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다만 이러한 내용들은 지금은 중국 SNS에서 사라진 상태다.


또한 지난 11일에는 중국 남부 도시 주하이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사건으로 3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다쳤다. 주하이에어쇼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의도적으로 묻지마 범죄를 위해 준비한 견고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차량을 구매한 운전자가 군중들을 향해 차를 몰았다. 사고현장 영상이 공유되며 민심이 크게 동요하자 시 주석이 직접 나서 “극도로 사악한 사건"이라며 "범죄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베이징 시내 한 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 세 명을 포함한 5명이 흉기난동 사건으로 다쳤으며, 9월에는 상하이 한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으로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중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칼부림·차량돌진 등으로 사망자 43명을 포함해 총 1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었던 안전 신화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철저한 감시사회에서 벌어진 ‘사회불안 폭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광범위한 감시시스템을 구축한 이래 최대의 치명적인 인명피해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사실 중국 공산당에게는 매우 좋지 않은 징조라고 할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최근들어 중국 경제가 침체 일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영향으로 경영 악화에 빠진 기업들이 노동자들에게 월급도 못주다 보니 노동자들의 집단 반발로 중국 전역이 잠잠할 날이 하루도 없다는 점이다.


문제는 바로 그러한 사회적 소요를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그동안 철저한 사회 감시 체제를 만들어 놓았지만 그러한 빅브라더 정부조차도 밑바닥 서민들의 동요를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 중국 공산당의 입장에서 보면 최대의 위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사회불안이 집단적 시위를 넘어 심각한 사상자를 내는 최악의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학에서 칼을 휘둘러 사상자를 내고 붙잡힌 피의자의 유서에는 현재 중국의 고용 사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온라인에서 확산한 그의 유서에는 “(인턴으로 고용된) 공장에서 악의적 임금체불을 당했으며, 보험금액과 추가근무비도 주지 않았다”며 “공장 노동자들은 매일 죽기살기로 2~3교대로 16시간 일하는데 한 달에 하루도 쉬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주었다.


결국은 지금 중국 사회의 경제적 불안이 사회적 불안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중소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중국 사회의 저소득층부터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저변의 불안은 고스란히 사회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사회 전체가 들끓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사회든지 마찬가지지만 먹고사는 문제가 벽에 부딪치게 되면 그때는 목숨을 내걸고 투쟁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궁지로 몰리게 된다는 점이다. 그때는 제아무리 감시가 철저한 중국이라도 막지 못한다. 물론 이러한 내용들이 전파되지 못하도록 중국 당국에 의해 철저하게 봉쇄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중국 인민들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또한 중국 공산당의 한계다.


이와 관련해 CNN은 “오랫동안 폭력 범죄 발생률이 낮았던 이 나라(중국)에 연쇄 테러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엄격한 총기 규제와 강력한 대규모 감시로 인구 대비 폭력 범죄가 비교적 적은 편이었는데, 최근 들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범죄가 반복되는 것은 결국 경제적 위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중국 사회 불안의 뿌리는 농민공, “그들은 천민이다!”]


이렇게 사회가 온통 지뢰밭이라 할만큼 언제 어디서 시위 또는 사회 불안 요소들이 터질지 모르는 위기감이 감돌자 중국 당국은 사회안정 유지를 위해 농민공(農民工·일자리를 찾기 위해 도시로 이주한 농민) 임금체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이 이렇게 ‘농민공’을 사회불안 세력이라 콕 찍은 이유가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국무원 취업촉진·노동보호 공작 영도소조(領導小組·특정 영역의 사무를 총괄·주도하는 조직)는 지난 19일 화상회의를 열어 농민공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왕샤오핑 인력자원사회보장부장(장관)과 각 지방정부 책임자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영도소조는 “우리는 임금체불 관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결연하게 짊어지고 이 문제의 해결을 극도로 중요한 민생과제로 간주해 확실하고, 신속하게,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도소조는 이를 위해 “겨울철 임금체불 관리 조치를 착실하게 수행하고, 전력을 다해 책임을 수행하며 협력해서 노력을 기울이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각종 임금체불 문제를 법에 따라 엄정하게 시정하고 농민공 임금·보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중국 당국이 최근 부동산 위기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실업률 고공행진 등 암울한 경제 상황에서 사회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농민공 임금체불 해결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최근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안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동안 소외받아 왔던 농민공, 중국 공산당이 자초한 문제]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이러한 중국 사회 불안의 기저에 농민공들이 있다는 점이다. 농민공은 농촌에 후커우(戶口·호적)를 두고 도시에 나가 일하는 노동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완전한 중국인이지만 농촌에서 도시로 나와 일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실상 제대로된 중국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 이주 노동자’(migrant workers)로 불리는 것이다. 중국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농민공은 지난해 기준 2억9천753만명이다.


문제는 이들은 주로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며 중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지만, 도시에 살면서도 도시 호적이 없다는 이유로 각종 의무교육과 의료, 사회보험 등 각종 복지에서 배제돼 중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 가운데에도 농민공의 임금 체불 문제는 중국 당국의 오랜 숙제로 꼽힌다. 국무원은 지난 1일 3개월간의 임금체불 해결 캠페인에 나서면서 “임금체불로 촉발된 대규모 집단 사고나 잔인하고 극단적인 사건을 단호하게 예방하고, 국민의 기초생계를 보호하며, 사회적 화합과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중국 사회내에서도 이들 농민공들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워낙 뿌리깊게 박혀 있어서 지금 이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어려움들을 중국 당국이 나서서 해결해 줄 능력도 없고 또한 실상 그럴 마음도 없다는 것이다. 단지 중국 당국이 바라는 것은 이들 농민공들이 집단적 시위나 반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억제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중국 공산당이 가지고 있는 한계다.


이런 점에서 중국 최고인민검찰원(대검찰청 격)은 20일 푸저우(福州)시에서 열린 전국 검찰기관 형사검찰공작회의에서 “국가안보와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범죄를 엄중하게 단속해 국가의 장기적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렇듯 최고인민감찰원의 지시도 결국 천하고 불쌍한 농민공들의 사회적 일탈을 힘으로, 무력으로 강력하게 통제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니 중국 사회가 결코 안정화될 수 없는 것이다. 3억에 가까운 인민공들을 마치 노예부리듯 마음껏 써먹었던 중국 공산당의 후과가 지금 사회불안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장담하지만 이들이 反시진핑으로 묶여지기라도 한다면 그땐 중국 공산당도 끝이다. 이 때문에 지금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안절부절하면서 더 이상 사회불안 요소가 터져 나오지 못하도록 농민공들의 눈과 입을 틀어막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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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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