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에이태큼스로 브랸스크 군사시설 첫 공격]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공격시 미국이 지원한 육군전술유도탄체계(ATACMS·에이태큼스)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의 사용을 허용한 이후 첫 번째 공격이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 공격 표적지는 러시아 본토 브랸스크 지역의 무기 저장창고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포스트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미국 정부가 사용 승인한 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30km 떨어진 러시아 본토 브랸스크 지역의 카라체프 마을 근처에 위치한 러시아 미사일 및 포병국 제67무기고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의 안드리 코발렌코 소장은 이번 공격에 어떤 무기를 사용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가운데 “이 저장소가 이전에 우크라이나 드론의 표적이 된 적이 있다”면서 “이 창고에는 유도탄, 대공 미사일, 다연장 로켓 시스템용 탄약 등 포병 탄약이 보관되어 있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북한에서 공급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도 19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해 첫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을 실시했다고 한 국방 소식통이 BBC Ukraine에 밝혔다”면서도 “에이태큼스가 사용됐는가의 여부를 우크라이나군 당국자가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온라인에 게시된 영상에는 폭발 후 큰 연기 구름이 뒤따르는 모습이 나와 있었다”면서 “일부 사용자는 연기 구름에 미사일 흔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CNN도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내부 목표물에 장거리 무기를 사용하도록 키이우에 허가를 내린 후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ATACMS 미사일을 러시아의 브랸스크 지역으로 발사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현지 시간 오전 3시 25분에 우크라이나가 브랸스크의 한 시설을 향해 탄도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CNN은 그러면서 “확인된 정보에 따르면 미국산 ATAMCS, 작전 전술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CNN은 이어 “러시아 방공망은 미사일 6기 중 5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나머지 1기도 손상되어 제대로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러시아 당국은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AFU)도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군이 다른 방위군 부대와 협력하여 공격을 수행했다”면서 “러시아 침략을 지원하는 러시아 점령군 군대에 속한 탄약고 파괴는 계속 될 것”이라 밝혔다.
러시아 언론 매체들도 “카라체프 지역 내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며 “'군사 기지'가 공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러시아 아스트라 텔레그램 채널은 이 사건의 동영상을 공유했으며, 현지 보도에 따르면 2023년 말과 올해 6월과 10월에도 이 무기고를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재 50개 미만의 에이태큼스 보관중]
우크라이나가 이렇게 미국의 장거리미사일 사용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러시아 본토를 향해 공격할 수 있었던 것은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상당 수 보관중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키이우포스트는 19일,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50개 미만의 ATACMS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얼마나 남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수 없다”면서 “공식적으로 에이태큼스가 인도되었다고 알려진 것은 두 번으로, 2023년 후반기에 12기 미만의 단거리 버전(160km)이 인도되었고, 올해 3월에 비밀리에 상당히 많은 수의 장거리버전(300km)이 인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론 이 중에서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얼마나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재고가 몇 기나 남아있는지도 불확실하다.
키이우포스트는 이어 “올해 3월 당시 인도된 패키지에는 스팅어 대공 미사일, 미국산 고기동형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 탄약, 155mm, 105mm 포탄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대전차 시스템 84개, 소화기 탄약, 장비 예비 부품 및 기타 보조 장비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키이우포스트는 또한 “미국과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이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장거리 ATACMS의 가격이 대당 100만 달러가 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3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에서 ATACMS을 수십 개 정도만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며, 아마도 그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키이우포스트는 “현재까지 장거리 에이태큼스를 사용한 유일한 공격은 지난 4월 17일 크름반도의 잔코이 비행장에 가해진 공격”이라면서 “기술적으로는 기존 ATACMS의 사정권 내에 있지만, 국경으로부터 최소 12km 이상 떨어져 발사해야 한다는 안전지침 때문에 장거리 버전이 사용되었다”고 전했다. 실제적으로 이미 장거리 에이태큼스가 사용된 적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영국도 스톰섀도우 미사일 제공키로 결정]
미국 정부가 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본토 타격을 허용하자 영국도 즉각 러시아 내부를 공격할 수 있는 스톰섀도우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가디언은 19일, “키어 스타머 총리가 G20 정상회담에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미국의 결정을 따라 영국도 장거리미사일을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어 “스톰 섀도우 미사일은 미국의 에이태큼스와 비슷한 사거리인 약 250km를 가지고 있으며, 과거에는 영국과 프랑스가 키이우에 제공하여 우크라이나의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의 목표물을 공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또한 “프랑스의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도 에마뉘엘 마크롱이 이미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기 위해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을 허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스톰 섀도우 미사일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주주가 있는 회사인 MBDA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인공지능(AI) 유도 무인기(드론) 4천 대를 공급하는 대신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는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AFP통신은 19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보내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타우러스 제공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사거리가 500㎞를 넘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지원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지만 숄츠 총리는 확전 우려가 있다며 줄곧 이를 거부하고 있다.
[진퇴양난에 빠진 푸틴, 과연 핵으로 보복할까?]
눈여겨볼 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반응이다. 푸틴은 19일 미국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 사용을 하용하자 즉각 반발하면서 러시아의 ‘핵 교리(핵무기 사용 규정)’ 개정안까지 꺼내들고 서방진영을 위협했지만,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미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를 러시아 본토를 향해 발사해 버렸다는 점에서 푸틴도 어떤 방법으로든 대응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날 푸틴이 승인한 핵교리 개정안은 “비(非)핵보유국이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한다면 이를 양국의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두 나라 모두 핵무기로 보복 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영토 내에서 이런 공격이 발생한다면 미국과 그 위성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적대 행위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면 적절하고 구체적인 대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일련의 압박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에이태큼스 미사일 사용을 허락한지 이틀만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사실상 장거리 미사일의 실제 사용을 막기 위해 공갈 협박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함으로 인해 푸틴은 오히려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동안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진보된 무기를 지원하려 할 때마다 ‘핵전쟁’ 운운하면서 공갈 협박을 했지만 한 번도 실행으로 옮긴 적은 없었다. 그런데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대해 드미트리 패스코프 대변인이나 러시아 의회 고위 관계자들이 또다시 핵전쟁 또는 보복 운운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장거리미사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박했지만 또다시 그 레드라인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푸틴이 과연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