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이지스 어쇼어' 갖춘 미군기지 가동]
러시아 영토에서 불과 160km 떨어진 폴란드 북부에 러시아가 오랫동안 반대해 왔던 미군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가동된다. 이는 나토의 최전선으로 불리는 폴란드에 러시아의 공격을 요격한다든지, 아니면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에 사전 타격을 할 수 있는 근거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크렘린궁은 즉각 반발하면서 상응하는 조치를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14일, “폴란드 국방부는 북부 도시 레지코보에서 미 육상배치형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기지 개소식을 가졌다”면서 “이지스 어쇼어는 이지스 구축함의 방공체계를 지상으로 옮긴 것인데, 해당 기지는 미 유럽사령부(EUCOM) 산하 해군 시설로,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국경과 약 160km 떨어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은 AN/SPY-1 레이더와 SM-3 요격미사일, Mk41 수직발사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탄도미사일이 비행 초기 단계부터 탐지, 추적, 파괴할 수 있다.
미군은 유럽 미사일방어 통합 계획인 ‘유럽 단계별 탄력적 접근전략(EPAA)’에 따라 2016년부터 루마니아에도 이지스 어쇼어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폴란드의 이 기지는 2016년 루마니아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가동되는 것이다.
특히 폴란드의 이 기지는 원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위협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계획했던 것이다. 기지 건설은 2000년부터 진행돼 왔다. 그러나 폴란드와 이웃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러시아 침략에 대비한 미국의 보호 수단으로도 여겨진다.
폴란드 외무부의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장관도 전날 오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북부) 레지코보에 미군 미사일 방어 기지를 열었다”며 “안보와 외교 정책 문제에서 폴란드 정치인들은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폴란드와 미국은 누가 통치하든 동맹이 강력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확실한 시기에 유럽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강화하는 역사적인 조치라고 환영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전 세계가 이 곳이 더 이상 러시아의 관심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며 “폴란드의 입장에서 이것은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이에 대해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폴란드,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이 방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레지코보 기지는 미국과 동맹군이 폴란드 영토에 영원히 주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1989년 이래 폴란드 역사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나토 탈퇴를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에 백악관으로 돌아오게 되면 유럽의 자체 국방력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반발하는 러시아, “상응하는 조치 취할 것”]
나토 최전선으로 불리는 폴란드의 레지코보에 미군 첨단 미사일 방어 기지가 가동되자 러시아는 “우리 국경을 향한 무력 시위”라며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일시적으로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이 모든 계획이 처음부터 우리의 잠재력을 군사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수립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유럽에 있는 미군 인프라가 우리 국경을 향해 전진하는 것”이라며 “동등성 보장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채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이 기지를 계획 단계부터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왔다.
이에 대해 서방은 애초 이란 등 중동 쪽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할 목적으로 설계됐으며 순전히 방어용이라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에서 날아오는 발사체를 격추하려면 레이더 방향을 바꿔야 하며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폴란드는 이 방공망을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도 사용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방어 범위를 넓히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은 연말까지 최신 단거리 미사일 시스템 IRIS-T를 여섯 번째로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3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9월에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IRIS-T를 17개 주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이 밖에도 내년에 독일의 방공시스템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 등 방위 협력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방 유럽 국가들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뒤 달라질 안보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우크라, 드론공격으로 러 그래드 로켓 발사대 16개 격추]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정예 알파부대가 운영하는 정밀 타격드론에 의해 러시아 MLRS 시스템이 파괴되고 운영요원들이 제거됐다.
키이우포스트는 15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텔레그램을 통해 특수부대가 지난 2주 동안 러시아 BM-21 Grad 다중 로켓 발사 시스템(MLRS) 16개를 성공적으로 공격하여 손상시켰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키이우포스트는 이어 “BM-21 Grad 다중 로켓 발사 시스템은 약 60년 전에 도입되어 지속적으로 현대화된 것으로, 러시아 군 내에 널리 배치되어 우크라이나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높은 기동성으로 유명한 그라드는 122mm 로켓을 빠르게 일제히 발사할 수 있으며, 50가지 종류의 탄두와 호환되는데, 고폭 파편탄이 가장 흔히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실제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최초 침공 이후, 특히 2022년 본격적인 확대 이후 러시아군은 그라드를 이용해 마리우폴, 하르키우, 체르니히우, 수미 등 우크라이나의 방어 진지와 도시를 포격했다.
이와 관련해 휴먼라이츠워치는 “Grad 다중 로켓 발사 시스템이 지난 2017년 돈바스 전장에 등장했을 때 무차별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낳은 바 있다”면서 “이 시스템을 통해 발사되는 無유도 로켓은 발사되면 약 54,000제곱미터 또는 약 7.5개의 축구장 크기의 직사각형 안에 어디든 떨어질 수 있다”면서 “각 로켓은 약 6.4kg의 고폭탄을 실어 28m 반경 내에서 절단하거나 죽일 수 있는 약 3,150개의 파편을 생성한다”고 지적했다.
키이우포스트는 “Grad는 러시아어로 ‘만세’로 번역되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배치된 MLRS 시스템 중 하나로 남아 있다”면서 “상당한 파괴력을 지녔지만, 부정확성으로 인해 ‘치명적이고 무차별적’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이우포스트는 또한 “로켓이 발사될 때마다 최대 4,000개의 파편이 날아오는데, 이는 장비보다는 주로 사람을 표적으로 삼는다”면서 “18명의 Grad 1개 대대는 단 한 번의 일제 사격으로 720개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으며, 일부 유형은 최대 20km 떨어진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의 오픈소스그룹인 오릭스(Oryx)는 지난해 7월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251개의 Grad 시스템을 잃었으며, 182개가 파괴되고, 14개가 손상되었으며, 2개가 버려지고, 53개가 포획되었다”고 보고했다. 이 수치는 독립 정보 기관에 따르면 러시아의 총 Grad 무기고의 약 50%에 해당한다.
[北 170㎜ 자주포 우크라전 투입?…러시아서 운송 사진 포착]
한편,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파견되어 전투 개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장사정포와 유사한 외형의 무기가 러시아에서 기차로 운송되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5일, 소셜미디어 엑스(X)의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계정 ‘Status-6′을 인용해 “북한의 M-1978/1989 곡산 170㎜ 자주포가 기차로 운송되는 사진이 러시아 채널에 올라왔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면서, “이 계정에 나타난 배경 속 건물을 식별한 결과 사진은 러시아 중부의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도시는 최근 파병 북한군이 교전을 벌인 쿠르스크 지역에서 약 4400km 떨어진 곳이다.
또한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ZOV_Voeoda’도 이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맹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매우 고맙게 여긴다”고 적었다.
이날 포착된 M-1978 곡산은 구경 170㎜의 자주포로 사거리 40㎞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RFA에 따르면 한미연합군이 황해북도 곡산군에서 1978년 발견된 무기라고 해서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M-1989는 북한이 기존에 사용하던 M-1978 곡산에 새로운 차체를 결합한 대구경 장거리 자주포로 2018년 평양의 열병식에 등장한 바 있다.
RFA는 이어 “러시아가 북한 주체포를 구매했을 가능성은 이전에도 여러번 제기됐다”며 “작년 7월 북한 ‘전승절’(정전협정 기념일) 70주년을 맞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방북했을 때 북한과 탄약 및 M-1989 구매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작년 8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컨테이너 1만 3000여개 이상에 해당하는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살상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 자주포의 러시아 지원이 확인된 적은 없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