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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국방부를 뒤집어놓은 트럼프, 살생부까지 만들고 있다! - 공화당 상원의원들마저 놀라게 한 국방장관 인사 - 국방개혁의 적임자로 헤그세스를 선정한 트럼프 -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세력 전면 축출이 중요한 목표
  • 기사등록 2024-11-15 04: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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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상원의원들마저 놀라게 한 국방장관 인사]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를 온통 헤집어놓고 있다. 그만큼 국방부에 대해 불신이 컸다는 의미로 아예 살생부까지 만들면서 국방부를 송두리째 개혁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는 그러한 국방개혁의 의지표현으로 장관직에 상상을 초월하는 인사를 내정해 충격은 더욱 컸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국방부내에서 해고시켜야 할 군 인사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합동참모본부의 간부들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단독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로이터는 “현재 군 인사 숙청의 첫 번째 대상으로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세력이 꼽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밀리는 지난달 출간된 밥 우드워드의 저서 ‘전쟁’에서 트럼프를 ‘본질적으로 파시스트’라 부른 적이 있었는데, 트럼프 측근들은 이러한 밀리의 발언은 그야말로 불충성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어 “밀리가 승진시키고 임명한 모든 인사들은 군대내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합동참모본부는 미국 군대의 최고 계급의 장교들로 구성되며, 육군, 해군, 해병대, 공군, 국방군 및 우주군의 수장으로 구성된다. 현재 합참의장은 찰스 브라운으로 그 역시 마크 밀리의 세력으로 분류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당선인은 행정명령으로 장군들을 숙청하기 위한 이사회를 만들 계획”이라며 “이를 설립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이 입수한 행정명령 초안에는 ‘전사위원회(Warrior Board)’가 작성한 장성 리더십 평가에 따라 해고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고, 대통령이 승인하면 30일 이내에 현재 계급에서 물러나게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사위원회는 은퇴한 군 장성으로 구성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러한 국방개혁의 상징적 인물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44)를 장관으로 내정해 미국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이 세계 최강 미군을 지휘하는 실무 총책임자인 국방장관에 장성 출신이 아닌 40대 예비역 소령을 발탁하자, 군과 국방 전문가들이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그도 그럴것이 1947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국방장관직을 만든 이래 이 자리는 군인 출신의 경우 예비역 장성이나 낮은 계급이었어도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맡아왔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이 장관으로 내정한 헤그세스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이기는 하지만 국방부에 근무해본 적도 전혀 없고, 전역 후 주요 경력이 오직 방송진행밖에 없다.


이렇게 트럼프 당선인이 헤그세스를 장관으로 내정하자 당장 미 방위산업 관계자들의 입에서는 “이 자식은 대체 누구야?(Who the fuck is this guy?)”라는 반응이 튀어 나왔으며, 한 재향군인은 “역사상 가장 자격없는 후보자”라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국방개혁의 적임자로 헤그세스를 선정한 트럼프]


그렇다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렇게 그동안 군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헤그세스를 국방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언론들은 한마디로 군부에 퍼져 있는 이른바 ‘좌파 장군 때려잡기’를 위한 최적의 인사라고 설명한다.


트럼프는 그동안 군부 내에 다양성을 추구하는 진보적 ‘워크(Woke·자신이 깨어 있다고 생각하는 좌파 인사를 비판적으로 부르는 말) 장군’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들을 모두 해임해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다시말해 미군이 전투력보다 '정치적 올바름'에 신경 써 약해졌다고 보고 이와 관련된 군 지도부를 물갈이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생각은 선거공약에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 트럼프는 군의 다양성 및 포용 정책 철폐, 성소수자의 군 복무 금지 등을 공약했다. 이러한 공약들에 대해 헤그세스는 철저하게 동조하면서 군 내부의 워크 문화를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 특히 그는 지난 6월에 출간한 『전사들에 대한 전쟁(The War on Warriors)』이라는 책에서 “공수부대에 지원할 동성애자가 너무 적다”며 ‘워크 장군들’의 인사 행태를 비꼬기도 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다음 대통령은 우리가 국가를 방어하고 적을 물리칠 준비가 되도록 펜타곤 고위 지도부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고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히기도 했다. 바로 그러한 개혁 임무를 트럼프 당선인이 헤그세스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군에는 싸우는 장군과 워크(woke) 장군들이 있다면서 후자를 해고하겠다고 공약했는데 헤그세스도 이런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헤그세스는 지난 7일 팟캐스트 '숀 라이언 쇼'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먼저 합참의장을 해고해야 한다’며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이나 워크에 관여한 장군은 모두 해고해야 하며, '우리의 다양성이 우리의 힘'이라는 표현이 군에서는 지구상 가장 멍청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해고 대상으로 언급된 합참의장은 찰스 브라운을 의미한다. 흑인인 브라운 합참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때 공군 참모총장에 지명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헤그세스란 비전통적 선택을 통해 정치적 중립을 자랑하는 국방부에 급진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군 개혁 이면에는 1기 행정부 시절에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마음껏 추진하지 못한 배경에 소위 장성 출신 ‘어른들의 축’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첫 임기 때 해외 미군 철수 등의 정책을 민간 및 군 지도자들에 의해 막혔다고 여기며 국방장관 인선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인사청문회를 벼르는 상원]


트럼프 당선인이 국방장관으로 헤그세스를 지명하자 이에 대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게 일어날 조짐이다. 세계 곳곳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군이라는 거대 조직을 이끌며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에 군사 정책 경험이 일천한 40대 예비역 소령을 앉히는 것이 적절한지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14일, “헤그세스의 지명에 전·현직 미군 관계자와 군사·안보 전문가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직 미 국방부 관료는 폴리티코에 “사회적 정의에 대해 떠드는 것으로 알려졌을 뿐, 군 복무 이후 국가 안보에 대해 의미 있는 일을 한 적이 없는 인물이 만만치 않은 자리에 올랐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며 “국방장관은 지루하고 어려운 일이고, 폭스뉴스에 나와서 거들먹거리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국방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에릭 에덜먼은 이번 인사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심에 최고 가치를 부여했다”며 “최고의 기준은 'TV에서 얼마나 트럼프를 옹호했느냐'임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CNN도 한 전직 4성 장군의 발언을 인용해 “공통분모는 분명히 충성심”이라며 “노예적인 충성심은 위험하다. 지금까지의 인선을 보면 하나의 생각이 모두를 조종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CNN은 이밖에도 “여러 전직 군 고위 지휘관들이 ‘말도 안 된다’, ‘빌어먹을 악몽’ 등의 분노 섞인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또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신으로 싱크탱크 '전략 및 국제 연구 센터'에 재직 중인 맥스 버그먼은 “충격적이란 말로는 부족하다”며 “상원에서 헤그세스가 자격이 있는지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헤그세스가 실제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려면 미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이를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 헤그세스의 인사청문회를 하게 될 상원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깐깐한 검증을 예고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의 선택은 우리를 덜 안전하게 할 것이고 거부해야 한다”고 했고,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은 “이 매우 놀라운 지명자는 극도로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애덤 스미스 하원의원도 “헤그세스는 국방부 정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해외의 동맹국들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화당으로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마이크 라운즈 상원의원은 “난 그의 배경과 국방부 장관직에 대한 그의 접근에 대해 더 알고 싶기 때문에 지금 당장 부정적으로 반응하지는 않겠다”며 “그들이 그가 적임자라고 했을 때 나는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원 관계자는 “헤그세스가 상원 인준을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대척점에 서 왔던 애덤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헤그세스를 선택한 것은 가장 우습고 예측 가능하게 멍청한 짓”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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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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