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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10년만의 최대참사’에 무너진 中 안전신화, “시진핑정권의 불안정성 노출” - 중국 최악의 참사, 78명 사상 차량돌진 사건에 ‘발칵’ - 커지는 中 공산당 통치능력에 대한 불안감 - 또다시 강력한 사회 통제 발동한 시진핑 정권
  • 기사등록 2024-11-14 04: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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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악의 참사, 78명 사상 차량돌진 사건에 ‘발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광범위한 감시시스템을 구축한 이래 최대의 치명적인 인명피해 사건이 일어나 중국이 들썩이고 있다. 최대의 관전 포인트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안전신화가 처절하게 무너졌다는 것이고, 이 문제가 앞으로의 시진핑 정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의 여부다.



블룸버그는 13일(현지시간) “총 78명의 사상자를 낸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 체육센터 차량 돌진 사건이 중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지난 11일 오후 7시 48분께(현지시간) 운전자 판모(62·남)씨가 몰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주하이 체육센터로 난입, 육상 트랙에서 운동 중이던 시민들을 쳐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그동안 자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국가 중 하나라고 자랑해 왔음에도 이런 비극적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사회 자체가 거대하고도 촘촘한 감시망으로 범죄의 사각지대가 없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한데다 엄격한 총기관리법으로 폭력범죄 발생 빈도가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그런 중국에서 이렇게 엄청난 인명피해를 낸 초대형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중국사회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하다.


이와 관련해 불룸버그는 “중국 국민은 그동안 중국의 번영과 안전을 당국이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자유를 속박당하는 무언의 계약이 있어왔다”면서 “문제는 그동안 부동산 위기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가계 자산이 사라져 버리면서 경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그러한 사회 불안이 최근의 칼부림 사건 등 안전신화까지 무너지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의 자동차 사고 피해는 중국에서 기록된 자동차 사고 중 가장 피해가 큰 규모이며, 2014년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일어난 일련의 테러공격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당시 신장 자치구의 야르칸트 현에서는 37명이 사망했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렇게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친 상하이 대형마트 칼부림 사건과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친 지난달 베이징의 한 명문 초등학교 앞 흉기 난동 사건 등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폭력범죄가 잇따르자 중국인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커지는 中 공산당 통치능력에 대한 불안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도 이번 사건이 경기 침체와 부동산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점에 주목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사고를 일으킨 판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며 범행 동기를 개인적 이유에서 찾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동안 쌓여온 사회적 불만이 폭발해 불특정 다수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WSJ은 이에 대해 “이런 사건은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즉 공산당 통치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사회적 불안정성을 건드린다”고 짚었다.


NYT도 “중국 당국이 시민 안전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여겨지면 당의 정통성은 침식될 수 있으며,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시기에 사회적 긴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또한 “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지도자들은 국민이 하는 일과 말하는 것에 대한 전례 없는 통제를 달성하고자 하이테크 감시 국가를 건설해 왔는데, 이번 사건은 중국 사회가 재산 붕괴의 고통을 겪고 있는 위태로운 시기에 그러한 광범위한 통제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호주국립대학교 정치학자 웬티 숭(Wen-ti Sung)은 “중국의 경제 침체는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 약속에 기반을 둔 정치 시스템의 정통성을 불가피하게 깎아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시 강력한 사회 통제 발동한 시진핑 정권]


이렇게 이번 사태로 사회 불안이 확대되고 중국 공산당 정권에 대한 신뢰 문제까지 불거지자 중국 당국은 당장 이번 사태가 더 이상 중국내에서 거론되거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지 않도록 단속에 들어갔다.


당장 시진핑 주석은 “가해자에 대해 엄중하게 처벌하라”면서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 갈등과 분쟁을 적시에 해결하고 국민의 생명과 사회적 안정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극단적 사건 발생을 엄격하게 방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러한 시 주석의 강력한 지시는 그만큼 이번 사태가 불러올 파장이 의외로 커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직감했기 떄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의 네티즌들도 이번 주하이 사건이 사회에 대한 복수를 목표로 한 공격의 또 다른 사례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주하이시 주민들은 사건 현장을 찾아 꽃다발을 놓고 촛불을 켜며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안당국은 “공격자가 이혼 합의에서 자산분할에 불만을 품고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의 네티즌들은 이러한 발표에 대해 “운전자가 차 안에서 스스로 칼로 자해를 시도한 후 의식을 잃었다고 했는데 공안당국은 그의 범행동기를 어떻게 알아냈느냐?”면서 의문 제기와 함께 즉각 반박하는 글들을 내놓았다. 그러나 공안당국은 이러한 문제 제기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신 중국 당국은 이번 주하이 자동차 사건에 대해 주하이 시민들이 추모하는 것조차 막으면서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 이번 자동차 사고를 ‘테러’ 사건이라 명명하면서 “중국에서 지난 10년동안 가장 치명적인 주하이 자동차 테러사건 현장에 시민들이 조화와 촛불, 중국산 술병 등을 통해 조의를 표해 왔으나 당국은 이를 전격 철거하면서 사고 현장에로의 진입을 막고 있다”면서 “정부당국은 온라인에서 표출되는 다양한 분노마저도 검열하면서 이번 사건이 공공연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이번 테러 사건에서 희생된 숫자를 밝히는데도 중국 당국은 하루가 넘게 걸렸다”면서 “이러한 당국의 느린 대응에 대해 SNS에서는 엄청난 분노가 터져 나왔으며, 최근 잇따른 유사사건들까지 거론되면서 국가적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는 식의 내용들에 대해 전면 삭제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어 “이번 사건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주관하는 최대 규모의 에어쇼가 열리는 주하이에서 발생했는데, 물론 이번 테러 사건과 주하이 에어쇼와는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중국인들은 가끔 엄격한 검열을 우회하고자 자신들의 불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24시간 미디어 보도가 이어지는 대규모 국가적 행사와 연결시키곤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어 “실제로 지난 2008년에도 에어쇼가 벌이지는 기간 동안에 한 남자가 학생들이 많이 있는 학교 운동장으로 트럭을 몰고 들어가 최소 4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당한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단 중국 관영언론들은 이번 테러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하다. 관영 CCTV는 30분간 이어지는 정오뉴스에서 아예 다루지 않았고, 다른 관영매체들도 시진핑 주석의 페루방문만 요란하게 보도할 뿐 이번 테러 사건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웨이보 메시지 사이트에서는 이번 테러사건과 관련된 해시태그도 달지 못하도록 검열작업을 시행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테러사건과 관련된 기사가 노출된 것은 중국의 한 지방매체였는데 그마저도 1000단어 분량의 기사 중에서 사건 개요나 사망자 수 등은 전혀 거론하지 않은 채 사회 불안을 줄이기 위한 정치적 책임 등만 나열했을 뿐이었다.


다만 CCTV는 밤 늦게 시진핑 주석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고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는 간단한 메시지만 보도했다. 당연히 이번 테러사건의 자세한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의 사회 불안이 경제적 위기를 더욱 촉발할 것]


이번 사태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또다른 기사에서 “중국에서 잇따르는 폭력적 사건이 중국내 불안을 부추기면서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에 있었던 상하이 지하철내 칼부림 사건때도 웨이보에서 약 1억 64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었는데, 당시 칼부림을 일으킨 당사자가 주식 시장에서의 실패 때문에 타격을 입은 것에 대한 불만으로 공격적 행동을 일으킨 것”이라면서 “경제가 나쁠 때 사회 문제도 커지고 사람들은 더욱 공격적이 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상하이 사건때도 당국은 자세한 범행동기를 밝히지 않았는데 최근들어 중국내에서 이러한 사건들이 줄을 잇는 것은 그만큼 중국내 상황이 불안하다는 것이고, 특히 가계 자산의 대부분이 묶여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되면서 이러한 불안이 여러 사태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늘어나면 당연히 중국의 경제 침체도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결국 이번 주하이 테러사건도 사고 동기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범인의 심리상태를 뒤흔든 것은 경제적 불안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인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의 중산층은 무너져 버렸고 중국 경제는 살아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중국에서 반사회적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의 연속은 곧 사진핑 정권의 불안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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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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