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중국' 키워드로 집권 2기 외교안보팀 꾸린 트럼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2기 외교안보 진용을 철저하게 反中을 키워드로 대(對)중국 및 북한 정책에서 강경 기조가 두드러진 인사들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교안보 진용의 면면을 보면 앞으로 트럼프 2기의 대 중국 및 대 북한 정책의 흐름도 예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국무장관으로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971년생인 루비오는 트럼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를 지역구로 하는 3선의 히스패닉 의원으로 한때 공화당의 차세대 리더로 기대를 모았으며,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러닝 메이트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루비오는 2016년 대선 경선에 출마한 적이 있고, 의회의 대표적인 대중(對中)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며, 북한 핵·미사일, 중국·이란 문제 등에 있어서도 매파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육군 특수전 부대(그린베레) 출신인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을 낙점했다”고 소개했다.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모든 국가·안보 기관을 통솔하는 사령탑이다. 연방 상원 인준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WSJ은 “왈츠는 중국에 특히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임명된 외교·안보 라인의 '투톱'인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낙점된 것으로 보도된 두 인사는 강력한 반(反)중국·북한 코드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두 인사는 모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뜨거운 이슈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해야 한다는 인식도 가지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과는 다르게 동맹을 중시한다는 공통점 역시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두 사람에 대한 선택이 1기 집권 때 시리아로부터의 미군 철수와 북한과의 핵 협상을 트럼프 당선인이 추구했을 당시 참모들과 충돌한 것과 같은 전조가 될 수 있다”면서도 “오랫동안 매파로서 평판을 형성해온 두 사람 모두 수년에 걸쳐 일정 방식으로 ”자신들의 외교정책 관점을 트럼프 당선인에 맞추려고 시도해왔다"고 평가했다.
[루비오의 철저한 反中, 중국이 떨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특히 눈여겨볼 인물이 바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내정자다. 루비오는 2010년 상원 입성 후 상당 기간을 외교위·군사위에서 보낸 외교·안보통으로, 중국과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특히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철저한 반중적 입장을 보였으며, 민주당 정부를 설득하면서 반중정책들을 꾸준히 실행해 왔다.
루비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에 반대하며 “레드 카펫을 깔아줘서는 안 된다”고 했고,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를 여러 차례 공개 제기한 바 있다. 또한 중국계 회사가 모기업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홍콩에 대한 중국의 민주주의 및 자치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홍콩 당국자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주도적으로 발의했고, 중국 우한에서 처음 대규모 확산한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를 벌여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루비오가 실제로 국무장관에 임명될 경우 트럼프 2기의 대중 강경 드라이브를 최선봉에서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왈츠 의원은 하원 중국특위에 몸담으며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을 줄이고, 미국 대학과 학계를 중국의 간첩 활동에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또 2021년 한 행사에서 “우리는 중국공산당과 냉전 중이다”라고 말한 바 있고, 베이징에서 열린 2022년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철저하게 반중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두 인사가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수장을 맡게 된다면 트럼프 2기는 당연히 중국 견제를 대외정책의 핵심으로 삼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는 러시아와 적대 구도를 형성하면서 중국과는 갈등·경쟁·협력을 병행해 온 현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러시아·중동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고 중국의 군사·경제·외교적 부상을 억제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 입장에서는 역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루비오와 왈츠를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수장으로 삼는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을 것임을 예고한다”면서 “특히 루비오 내정자가 국무장관으로 임명되면 베이징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최초의 현직 국무장관이 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루비오가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당장 중국은 아주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며 중국은 당장 루비오에 대한 제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 짚었다.
또한 아시아 사회 정책 연구소 중국 분석 센터의 중국 정치 펠로우인 닐 토마스는 “트럼프는 중국에 강경한 정치인들로 구성된 외교 정책 팀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는 베이징의 지도자들을 걱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도 강경한 자세 보이는 루비오와 왈츠]
루비오 의원과 왈츠 의원은 중국과 더불어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하고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루비오는 쿠바 이민자 집안의 아들로 철저한 반공주의자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미국이 제공한 자유와 기회 덕분에 고등교육을 받고 상원의원까지 될 수 있었지만 내가 자란 플로리다에서 멀지 않은 쿠바는 시민들이 독재·가난에서 허덕이고 있고 엘리트 계층만 호의호식하고 있다”며 “한국과 북한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무장지대(DMZ) 남쪽의 한국은 자유와 풍요를 누리고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사는 반면, 북한은 쿠바와 마찬가지로 엘리트만 호의호식하며 주민들은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루비오는 또한 “북한은 정부가 아닌 일정한 영역을 통제하고 있는 범죄 집단”이라 했고, 김정은에 대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자기자신을 과신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렇게 북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루비오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경계심을 드러냈고, 북한 인권·통일 문제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였다. 그는 2015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TV 토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수십 개의 핵무기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이곳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을 가진 미치광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북한과 대화를 하는 데 있어 남한과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고, 2018년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회의론을 드러내는 등 대북 접근법에서도 한미동맹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루비오는 이와 함께 동맹인 한국에도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통령이 되면 전용기로 방문할 곳이 어딘가’라는 질문에 “동맹을 찾아갈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한국, 일본을 차례로 언급한 바 있다.
왈츠 내정자 역시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북한에 미국 정부가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시아·태평양 동맹에 대해서는 “(미국이) 굳건하게 함께 할 것이란 명확성을 제공해야 한다”며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을 두고 “위험하고 사악한 동맹”이라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머스크에 일말의 희망을 거는 중국]
이렇게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진용이 철저한 반중적 인사들로 꾸려지면서 중국이 낙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친중적 경제인인 일론 머스크에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매파에만 둘러 쌓여 있지 않다”면서 “일론 머스크의 위치는 트럼프의 중국 접근 방식에 희귀한 균형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중국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머스크는 아시아 국가에서 광범위한 사업적 이익을 가지고 있으며, 오랜 시진핑의 충성파 총리 리창을 포함한 고위 지도자들이 정기적으로 그곳에서 만난다”면서 “중국에서는 그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을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중국 비판자들로 알려진 이들의 임명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관련 인사 임명은 미국의 내부 사무로 중국은 논평하지 않겠다”면서 “중국의 대미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답했다.
또한 린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루비오 의원이 차기 국무장관이 된다면 (중국) 여행 제한 등 제재를 해제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이렇게 중국은 반중국 인사들의 트럼프 2기 외교안보 진용 인사에 대해 매우 곤혹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루비오의 국무장관 임명은 중국 입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루비오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