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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대학생들 20여만명 대규모 시위, 비상걸린 중국 공산당 - 정저우 대학생 20만명, 당국 금지에도 불구 라이딩 시위 - 긴급 대응에 나선 중국 공산당, 학생들 외출금지 명령 - 중국공산당, ‘야습 라이딩’이 전국적으로 번질 가능성 대비
  • 기사등록 2024-11-11 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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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저우 대학생 20만명, 당국 금지에도 불구 라이딩 시위]


중국 정저우의 대학생 20만명이 2022년의 백지시위를 능가하는 자전거 라이딩 시위를 벌여 중국 당국이 긴급대응에 나섰다. 그리안해도 경제적 위축으로 인해 중국내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대학생들의 대규모 저항운동까지 펼쳐지면서 이번 시위가 앞으로 어떻게 번져갈지 주목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0일, “중국 대학생 사이에 야간 자전거 여행이 유행하는 가운데, 8일 밤 20만 명이 넘는 대학생이 자전거 라이딩을 이유로 대로를 메운데다 그 대열이 무려 수십km에 걸쳐 늘어지면서 현지 교통 당국이 도로를 폐쇄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명보도 10일, “지난 8일 밤 중국 허난(河南)성의 대학생들이 정저우(鄭州)시와 카이펑(開封)시를 잇는 50여㎞의 대로를 가득 메웠다”고 보도했고, 대만 중앙통신(CNA)은 “8일 밤 집회 신고도 없이 야간 라이딩에 엄청난 규모의 대학생들이 모인 이 자전거 행렬을 두고 지난 2022년 중국 대학생들이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했던 백지 운동보다 규모가 컸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긴급히 전면 금지령을 내렸고, 허난성 내 대학들이 캠퍼스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RFA는 “정저우의 대학생들은 8일 저녁 공유 자전거를 모두 챙겨 50킬로미터 떨어진 카이펑(開封)으로 출발했다”면서 “영상에 따르면 자전거를 탄 군중은 수십 킬로미터를 달렸고, 경찰과 경찰차는 감히 그들을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만중앙통신(CNA)은 “정저우 대학생들이 지난 주말에 이어 또다시 1만 명 규모의 라이딩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인근 지방과 도시에서 많은 학생들이 동참했다”면서 “한 정저우 대학생은 ‘혼자서는 감히 할 수 없지만 여럿이 함께라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RFA는 중화권 언론을 인용해 “백지 시위보다 야간 라이딩이 훨씬 더 큰 규모로 진행되어 특이하게도 공산당에 항의하는 구호나 행동은 보이지 않았으며,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들고 ‘조국은 통일되어야 하며 통일될 것이다’는 친정부적 메시지를 담은 팻말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RFA는 대신 “이와함께 이들이 내건 슬로건은 ‘청춘은 가격을 매길 수 없다. 야습 라이딩으로 카이펑을 점령하라’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만중앙통신은 “이 시위가 불만을 표출하지 않은 애국 운동으로 보였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공산당의 엄격한 통제 아래 많은 인권 시위가 국기를 들고 국가를 부르는 것으로 표시되어 경찰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 꼼꼼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인터넷 영상에는 정저우의 대학생들이 공유 자전거를 타고 카이펑으로 이동한 후 다시 정저우로 돌아오지 않고 카이펑에 자전거를 두고 떠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새벽이 지나자 공유 자전거로 가득 찬 카이펑 주변은 도로의 많은 구간이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긴급 대응에 나선 중국 공산당, 학생들 외출금지 명령]


인파가 몰리자 현지 당국은 도로를 폐쇄하고 대학들은 재학생의 외출을 금지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RFA는 “20여만명의 라이딩 시위 이후 허난성의 여러 대학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학생들에게 정해진 기한까지 등교하라고 통보했지만 휴교를 발표하고 학생들의 외출을 금지한 조치는 학생들의 불만과 시위를 촉발했다”면서 “그중 허난성의 한 대학은 허난성 교육부와 학교가 야간 통학에 대한 회의를 막 마쳤으며 지금까지 카이펑으로 이동한 사람이 20만 명을 넘어섰다는 공지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RFA는 그러면서 “물론 반사회적인 사람들이나 외부에서 적대적인 사람들이 개입하려는 은밀한 움직임도 있으며, 과거 홍콩 폭동을 생각하면 학생들은 성(省)) 교육부와 공안이 왜 그렇게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후 “학교내의 위챗(SNS)에는 대학생들의 야간 라이딩은 이미 정치 운동으로 진화했으며, 더 이상 참여할 경우 이에 합당한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가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당국에서는 야간 라이딩을 떠난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연락하여 빨리 돌아오라고 경고했다.


이후 정저우와 카이펑의 교통 당국은 8일 오후 4시부터 10일 정오까지 교통을 통제하고 공유 자전거 진입을 전면 금지했다. 메이퇀(美團), 하뤄(哈囉), 칭제(靑桔) 등 3대 공유 자전거 플랫폼도 전날 사고 가능성을 경고하는 공지를 내는 한편, 자전거가 시내를 벗어날 경우 경고음을 발신하고 3분 뒤 자동 잠금장치를 가동하기도 했다.


또한 정저우시 카이펑 교통경찰은 9일 오후 통지를 통해 정카이대로 정저우 구간의 여러 노면이 공유 자전거 등에 의해 점유되어 있어 관련 항목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도로 교통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9일 오후 4시부터 10일 오후 12시까지 관련 규정에 따라 정카이대로 정저우 구간 무동력 도로 통행 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저우의 메인 도로인 정 카이로는 통행이 완전 금지되었고, 도로에는 교통경찰차만 정차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언제든 터질 수 있다! 中대학생들에게 인기인 야간 라이딩]


문제는 이러한 대학생들의 집단 라이딩은 앞으로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이번 한 번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야간 라이딩이 요즘 중국 대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 레저이기 때문이다.


RFA에 따르면, 최근 중국 SNS에선 ‘야간 카이펑 라이딩’이 인기다. 지난 6월 정저우 여대생 4명의 숏폼 영상에서 시작됐는데, 당시 여대생들은 카이펑의 국물이 든 만두인 관탕바오(灌湯包)를 먹기 위해 공유 자전거로 50여㎞를 여행하는 영상을 찍어 SNS에 올렸다. 이후 정저우 대학가에서 이들을 따라 하는 게 유행이 됐다.


이에 따라 카이펑 당국은 야간 라이딩을 수익성 있는 체험으로 간주하여 여러 명승지를 대학생들에게 야간에 무료로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우하이옌 카이펑 시장은 4일 무작위로 몰려드는 관광객에 대비해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야간 관광 경로를 최적화하며 관광객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카이펑의 유명 관광지들이 대학생 무료 입장을 제공하고, 인민일보·신화사 등에 관련 뉴스도 게재됐다.


이후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면서 8일 베이징을 비롯해 전국 대학생들이 ‘야간 카이펑 라이딩’을 위해 정저우로 몰려들었다. SNS에는 ‘볜징(汴京, 카이펑의 옛 이름) 함락’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당일 카이펑의 공원, 지하철 역사, 공공장소는 숙소를 찾지 못해 노숙하는 대학생으로 가득 찼다.


눈여겨볼 점은 현지 대학생들이 ‘야습 라이딩’이라고 부르는 야간 자전거 여행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 추세라는 점이다. 후베이 우한, 쓰촨성 청두, 베이징 천안문에서도 야습 라이딩이 확산하는 사진을 X(옛 트위터) 등에 공유되고 있다.


[중국공산당, ‘야습 라이딩’이 전국적으로 번질 가능성 대비]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공산당이 지금 상황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정저우에서의 대규모 ‘야습 라이딩’이 전국적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당장 중국 당국은 최근 사회 안정을 강조하며 집단행동 확산 방지에 나섰다. 최근 분양 부동산의 공사중단, 임금 체불 등에 항의하는 각종 집단 시위 확산에 대비한 사전 조치 차원이다. 지난 5~6일 베이징에서는 이례적으로 중앙사회공작회의를 소집해 당국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요 지시'를 통해 중국 사회구조의 변화 등 3대 변화를 지적하면서, 공산당의 호소력·응집력·영향력 강화를 지시했다고 인민일보가 7일 보도했다.



한편, 프랑스의 중국어 매체인 rfi는 11일, “오늘날 정저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려면 지난 2022년 10월 13일, 베이징 사통교에서 ‘독재 반역자 시진핑 파면’을 외쳤던 사위를 기억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 시위는 베이징에서 20차 전인대 회의 기간에 열려 주목을 끌었다”고 밝혔다.


rfi는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2022년 11월 말, 중국의 여러 대학에서 '백지 운동'으로 알려진 시위가 일어나 온 중국을 뒤덮었으며, 이로인해 중국당국이 결국 코로나 팬데믹 봉쇄를 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면서 “중국당국은 백지 운동 참가자들을 집중적으로 체포하면서 중국내 정치적 박해가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rfi는 “지난해 11월, 백서 캠페인 1주년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은 국경 내 모든 기념행사를 금지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학생들이 중국 밖에서 기념행사를 조직하거나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강력한 관할권을 행사했다”면서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여전히 젊은이들의 자발적인 단체 활동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고 짚었다.


rfi는 마지막으로 “중국에 ‘뱀에 한 번 물린 사람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10년을 두려워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지금 중국 공산당이 그런 형국”이라면서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어디에 있든, 정치적 열망이 있든, 중요하지 않은 이유가 있든 상관없이 함께 모여 한 가지 일을 함께 하기만 하면 당국의 심장을 뛰게 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것이 지금 중국 상황이다. 그러니 20만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한꺼번에 모였으니 중국 공산당의 표정이 어떠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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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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