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트럼프 백악관 재입성에 두려움 가득한 중국 - 트럼프 2기 출범, “중국의 체제변화 추구 가능성” - 시진핑 정부 전복을 위한 ‘총성없는 전쟁’이 가능할까? - 트럼프 2기, 과연 중국의 체제전복을 시도할까?
  • 기사등록 2024-11-08 04:42:58
기사수정



[트럼프 2기 출범, “중국의 체제변화 추구 가능성”]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의 주인으로 확정되면서 중국은 깊은 두려움에 빠졌다. 중국내 관영매체들은 그저 시진핑의 축하 인사만 전하고 있을 뿐 그 내부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홍콩의 언론들은 트럼프 2기가 가져올 중국의 위기 요인과 우려 사항에 대해 광범위한 분석들을 쏟아내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의 관영언론들은 그동안 당국이 제시하는 보도지침에 따라 양국의 정치체제 비교 등은 숨긴 채 후보자 간의 인신 공격과 총기 폭력 및 마약 남용과 같은 이슈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이는 중국이 미국 정책의 핵심 측면인 서방 정치 사상의 확산을 억제하여 미국이 공산당의 통치를 전복할 수 없도록 관리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보도했다.


SCMP는 “그럼에도 중국 내부적으로는 백악관의 새 주인에 의해 중국에 어떠한 적대적 정책이 시행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우려해 왔다”면서 “특히 트럼프 2기가 출범한다면 광범위한 시위에 의해 추진되는 소위 ‘색깔혁명’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SCMP는 이에 대해 “실제로 1989년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40년간의 공산주의 통치를 종식시킨 벨벳 혁명,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와 봉기, 2004년 우크라이나에서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오렌지 혁명 등과 같은 사태를 미국이 선동할 수 있다는 깊은 두려움이 있다”면서 “反중국 성향이 강한 공화당 및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에 도전하는 일들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인민대학교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스인홍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정권의 안전이 중국 국가 안보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거듭 선언해 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2기 정부가 주요 정책의 이면에 중국의 체제변화를 관통하는 뭔가를 숨기고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정부 전복을 위한 ‘총성없는 전쟁’이 가능할까?]


미국의 새정부가 추진하게 될 수많은 대 중국 정책에 대한 우려는 결국 미국이 추진하는 서구 이데올로기의 확산을 통한 정권 교체라고 중국 정부는 판단한다.


중국은 그동안 1989년 천안문 시위나 1991년 소련연방의 붕괴, 그리고 개발도상국에서의 시위를 선동하고 심지어 정권교체를 주도한 배경에 미국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 등 여러 세대의 중국 지도자들은 이러한 일이 중국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반복해서 경고해 왔으며, 이는 중국 정부내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의혹이라 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 2014년 초, 고위급 법 집행 기관 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서구화 및 분열 전략’의 실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고, 2년 후에는 당 중앙위원회에서 “적대적인 서방 세력은 ... 우리나라에 이념적으로 침투하는 과정을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또한 2018년 전국교육자대회에서 “외세가 중국의 젊은이들을 서구화하고 색깔 혁명을 획책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대학생 세대인 중국의 3세대와 4세대가 미 제국주의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념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동구권의 몰락과 소련의 붕괴를 연구한 당 학자 가운데 중국 사회과학원 부원장을 지낸 리셴밍은 지난해 소련 건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글에서 “소련 붕괴의 교훈 중 하나는 당이 서방의 평화적 진화 전략에 대해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이러한 ‘연기없는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서방의 전략에 대해 깊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는 중국만 아니라 러시아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3월, 시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양국의 공동성명 문안에 ‘색깔 혁명 퇴치’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던 것이고, 중국 최고의 안보 책임자인 천원칭(陈文清)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특정국가가 민주주의 시위를 구실로 기존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던 것이다.


또한 시진핑 주석도 최근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들에게 색깔 혁명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만큼 중국 당국이 중국내의 집단적 시위와 이를 통한 색깔 혁명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2기, 과연 중국의 체제전복을 시도할까?]


중국은 사실 ‘트럼프포비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포비아’는 코로나 19 팬데믹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촉구하고 당시 트럼프 정부내 고위 인사들이 중국의 정치 체제와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극에 달했다. 그러다가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 공산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특히 2020년 7월, 트럼프 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 인민들에게 “중국 정부의 행동변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면서 중국 정부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물론 폼페이오의 발언은 중국내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철저하게 언론통제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폼페이오의 발언에 얼마나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는 당시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으로 드러난다.


몇 달 후 왕이 부장은 미국에 본부를 둔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의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 정치인의 잘못된 판단 중 하나는 이념적 편견에 근거하여 중국 공산당을 공격하고 비방하는 것”이라면서 “중국 공산당을 공격하는 것은 14억 중국 국민을 공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SCMP는 “지난 트럼프 1기때의 핵심 관료들은 그야말로 반 중국적인 바, 이러한 반중국 사상은 트럼프 2기에도 당연히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1기 당시 국가안보회의의 중국 고문이었던 매튜 포팅거와 위스콘신 하원의원 마이크 갤러거(전 하원 중국위원회 위원장)는 지난 4월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기고한 글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경쟁하려는 '관리' 노력을 중단하고 대신 명확한 냉전적 입장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 류펑유는 “이 발언이 특정 정치인들의 중국에 대한 확고한 오독과 편견, 냉전적 권력 정치 사고방식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스팀슨 센터의 동아시아 프로그램 공동 책임자이자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선은 “체제 안전은 중국의 최우선 관심사”라면서 “미국이 중국 공산당의 정권 정당성에 도전하면 양국 관계는 막다른 골목에 처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윤 선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반복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이를 정권 문제로 만드는 경향이 덜하고 대신 양자 문제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바이든의 민주당 정부는 중국의 근본적인 체제 변화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베이징에 각인시키면서 그저 원만한 외교에 집중했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니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는 사실에 중국 공산당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지난 1기때 완성하지 못한 대 중국 과제들을 이번 임기 4년에는 수준과 강도를 높여 진행시킬 수도 있다는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체제 전복, 현실화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트럼프 2기의 미국은 과연 중국의 체제전복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을까? 사실 중국은 인권 변호사, 노동 운동가, 페미니스트 작가 등 국가 전복 혐의로 활동가들을 기소해 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종종 외국과 연계되어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경 통제로 인해 국제 교류가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2022년 말의 드문 반코로나 봉쇄 시위 이후에도 중국 관리들은 이 시위를 '외국 세력'의 탓으로 빠르게 돌렸다. 이에 따라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진 지 몇 주 후, 첸 보안국장은 전국의 보안 관리들에게 “적대 세력의 침투와 방해 활동을 단호하게 단속할 것”을 촉구했었다.


분명한 것은 지금 중국의 현실에서 강도 높은 시위가 일어날 여지는 그리 많지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이 사회의 거의 모든 측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6년에 도입된 NGO 관리법을 통해 많은 외국 비정부기구의 활동을 제한한 것도 이러한 통제의 일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 색깔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지아 공대 국제문제대학원의 페이링 왕 교수는 “미국(민주당 정부)은 요즘 중국에서 색깔 혁명을 일으키려는 의지도, 욕구도, 능력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니 중국에서 색깔 혁명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판단이다.


홍콩대학교의 정치 및 행정학 명예교수인 존 번스도 “우리는 미국의 (색깔 혁명에 대한) 역량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트럼프 행정부내에서는 이를 이용하려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 “중국도 이에 대비해 국가안보 체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정리했다.


SCMP는 다른 기사에서 “트럼프의 중요한 국가안보 직책이 충성파와 중국 강경파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그들의 대 중국 강경책은 중국을 위험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짚었다. 다시말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중국의 체제변화에 도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 것이다.


SCMP는 또한 “EU도 결국 트럼프의 강경한 대 중국 정책을 따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2기의 출범은 유럽내의 세력균형도 완전히 뒤집어 놓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은 7일, 트럼프 당선자와 통화를 갖고 “중국과 미국이 화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지금 상황을 봤을 때 그러한 시진핑의 희망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2067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