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의 진술, “북한군이 아군 향해 총격”]
북한군 1만여 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그야말로 충격적인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 병사는 북한군이 아군인 러시아군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진술이 나온 가운데 포격당한 러시아 진지에서 인공기를 부착한 북한군 시신이 나왔다는 뉴스도 타전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는 5일, “우크라이나와 싸우기 위해 러시아 쿠르스크에 투입된 북한군이 돌연 총부리를 러시아 군인들에게 들이대고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러한 주장은 우크라이나 정보국이 쿠르스크에 투입된 북한군이 처음으로 포격을 당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 직후 나왔다”고 보도했다.
친 우크라이나 X계정의 Victoria가 올린 영상에는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를 위해 새로 투입된 북한군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는데, 이 군인은 자신의 부대원과 북한군 10여명이 참호를 파기 위해 숲으로 이동했는데, 돌연 북한군이 자신들에게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총구를 향할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이라고 말을 했지만 그 북한군은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들을 향해 조준사격을 했으며 이로인해 두 명이 큰 부상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도 이 뉴스를 올리면서 “이러한 사실은 총격을 받고 도망치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군에게 포로로 잡히면서 드러나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북한군, 우크라군과 교전중 사망? “인공기 단 시신 발견”]
이런 가운데 쿠르스크 교전 현장에서 인공기가 부착된 군모를 착용한 시신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이러한 주장의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군도 이러한 내용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해 주지 않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현지시각)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온 리투아니아 비정부기구 블루/옐로우가 제공한 사진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25일 발생한 교전 현장에서 인공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시신 한 구가 바닥에 쌓인 시멘트, 콘크리트 파편 위에 놓여 있었다”고 보도했다.
RFA가 이날 보도한 내용의 소스는 친(親) 우크라이나 NGO인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가 제공한 것이다. 오만 대표는 지난 10월 25일,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북한군 사이에 벌어진 교전에서 북한군 1명만 살아남고 나머지 전원이 몰살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지만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이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그런데 오만 대표는 이날에도 이후 당시 현장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라며 시신 한 구가 찍힌 사진을 RFA 측에 제공한 것이다. 오만 대표는 RFA에 “우크라이나군이 제공한 드론(무인기) 촬영 영상에서 북한 국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병사들이 다수 포착됐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에 진입해 공격했고, 러시아군이 오인사격으로 자국 진지를 포격했는데, 사상자 중 북한 병사들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군모에 북한 국기가 부착된 모습이 영상에 찍혔다”고 주장했다.
오만 대표는 이어 “이 병사는 오래된 러시아제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갖추고 있었다”라며 “(당시) 사망한 북한 병사가 약 10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혼란스러운 교전 상황으로 인해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오만 대표는 “그들이 진짜 북한 군인인지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진지가 포격을 당했고, 처음에는 사망자가 러시아군인 줄 알았으나 드론이 지나가며 북한군임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오만 대표는 “그들이 진짜 북한 군인인지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정황상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드론 영상에 포착된 북한군 추정 병사들이 러시아군과 비슷한 무늬의 군복을 입었으나 색상이 약간 달랐다”며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색상만 다른 군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전 정보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당시 북한군이 벨라루스에서 제103 벨라루스 비텝스크 공수여단 등 현지 군과 함께 훈련받았고, 북한군이 ‘학생’ 신분으로 벨라루스 민스크의 군사시설에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RFA는 해당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RFA는 “오만 대표는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국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사망자의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얼굴은 식별할 수 없었다”고 했다.
오만 대표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정보를 인용해 “북한군이 현재 러시아 해병대 155여단과 810여단, 공수부대 11여단, 56여단, 그리고 106사단에 배치됐다”면서 “러시아 지도부가 2~3개월 내로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북한 병사들이 곧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북한 병사들은 ‘미트 웨이브’(meat wave) 즉 인해전술처럼 대규모 병력을 소모적으로 투입하는 고기 분쇄기 전술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크라이나군과의 충돌로 막대한 사상자를 내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을 약화하고, 대신 러시아의 고급 병력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오만 대표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사당국은 사실 여부를 전혀 확인해 주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내 현지매체들도 이러한 사실 자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만약 오만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누구보다 더 반겼어야 할 우크라이나 현지매체들조차 이러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오만 대표의 주장에 대해 온전히 신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텔리전스 프런트’라는 X 계정에 각 1분과 2분3초 길이의 영상 2편이 올라온 것에 대해서는 키이우포스트가 확실하게 팩트체크를 통해 ‘가짜뉴스’라고 단정지었다.
이 영상에서는 러시아를 위해 싸우러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북한군 병사가 제공된 음식의 다양함과 푸짐함에 놀라고 있다. 그는 ‘난 전장에서 먹고 있다. 이 고기를 봐라. 큰 소고기와 즉석라면이다’라고 말한다”는 설명글도 붙었다. 이 영상을 올린 이용자는 엑스에 게재한 프로필에서 공개출처정보(OSINT)에서 정보를 얻는 ‘독립적 관찰자(Independent observer)’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나 영상 속 남성이 구사하는 언어는 북한 말이 아닌 중국어였다. 이에 대해 키이우포스트는 “이 남성은 중국인이고 자신이 먹는 음식을 중국어로 설명한 것”이라며 “동영상의 원본 출처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러시아를 위해 싸우는 일부 중국 용병들이 자신의 직접 경험을 담은 영상을 자주 업로드하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키이우포스트는 또한 “북한에서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남성이 중국어에 능통한 북한군일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짚었다.
키이우포스트는 “앞서 친(親) 우크라이나 성향 텔레그램 채널 ‘엑사일노바 플러스(Exilenova+)’에는 ‘동료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은 북한군 병사의 인터뷰’라는 영상이 올라온 바 있는데, 이 역시 진위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이 채널엔 ‘체포된 북한군 영상’이라며 한 동양인 포로의 모습이 올라온 적도 있는데, 그 영상 속 남성이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고 있어 가짜 정보로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북한군,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
현재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처해 있는 상황들이 하나 둘씩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들이 살아서 온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온다.
영국의 가디언은 5일,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북한군인들이 경험 부족과 훈련 부족, 그리고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김정은은 그의 군대를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칭찬했지만 북한군들은 실제로 영양실조상태이며, 아무도 전투를 해본 경험이 없으며 특히 전쟁이 벌어지는 러시아의 지형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어 “북한군들은 파병되기 전에 전선에서 돌아오면 상당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며 이로인해 영웅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고 들었겠지만 그들은 아직 어려서 앞으로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지 못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땅에 도착한 그들이 북한 땅으로 온전히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가장 위험한 현장으로 보내졌기 때문에 아마도 그들은 대포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앞으로 몇주 안에 김정은이 자신의 정권 강화를 위해 러시아에 제공했던 무모한 용병들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우리 국방부는 “5일 현재 북한군 1만여명이 러시아에 가 있고, 이중 상당수가 격전지인 쿠르스크를 포함한 전선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4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우리는 1만명에 달하는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