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300·S-400, 공습 차단 못하고 파괴돼… 허망한 러시아 방산업계]
막강한 국방력을 자신해 왔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 세계 최강이라 자랑해 왔던 러시아의 방공망이 이스라엘의 미사일을 거의 막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파괴당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러시아 국방력 현실은 푸틴에게도 치명타를 안겼으며 러시아 방산업계의 이미지를 완전히 추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지난 26일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이란의 3개 주에 있는 이란의 군사자산을 공격했는데, 해당 지역들에는 러시아의 최첨단 방공망이라는 S-300 등의 4개의 방공시스템이 있었지만 모든 방공시스템이 파괴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이란은 고스란히 미사일로 인한 피해를 감당해야만 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이란에 배치된 러시아의 방공시스템 S-300이 이스라엘의 공습 당시 무기력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란의 방공망은 완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는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간에 상당한 군사력 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이스라엘은 이로써 이란의 상공을 마음대로 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WSJ은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안 그래도 상처받은 러시아 방산업계의 이미지를 더욱 추락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WSJ에 따르면 S-300 시스템은 구(舊)소련이 설계하고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계열로, 지상의 레이더들이 공중의 목표물을 감지하면 중앙통제실에서 정보분석을 거쳐 지대공 미사일이 자동 발사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WSJ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핵 협상과 국제 제재로 인해 9년간 지연된 후 2016년에 이란에 S-300 시스템을 공급했다”면서 “이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이 전체 주문의 일환으로 40~60개의 발사대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각 발사대는 최대 4개의 미사일을 운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이어 “S-300 시스템은 핵 시설과 공식 항공편에 사용되는 국내 메흐라바드 공항과 같은 고가치 대상을 보호하는 데 사용된다”면서 “심지어 한 패키지는 하메네이가 특정 지역을 방문할 때 경호용으로 이동식 포대를 활용할 정도로 이란당국은 이 시스템을 신뢰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또한 “이란은 Bavar-373이라는 국내 생산 장거리 도로 이동형 방공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더 진보된 S-400 시스템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이란은 오랫동안 러시아로부터 진보된 S-400 시스템을 요구해 왔지만 서방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이란에 S-400 시스템이 전달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지난 4월 나탄즈 핵 시설 근처에 위치한 S-300 방어 포대 중 하나를 공격해 파괴했고, 이번에 나머지 S-300의 전부를 공격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아직 평가 중이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란의 가장 진보된 방공망과 가장 민감한 군사 시설 중 일부를 공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결국 이란은 이스라엘 전투기 100여대가 발사하는 미사일을 S-300시스템이 엄연히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막아내지 못했으며 오히려 완전히 파괴되는 수모를 겪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군사적 능력의 상당 부분을 미국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주로 국내 기술 개발과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에 의지해 왔다. 결국 최근의 취약성 노출은 모스크바와 베이징과의 동맹의 한계와 이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러시아 기술의 한계점 드러낸 S-300, S-400]
문제는 이 같은 무기력한 모습을 S-300을 운용하는 이란군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S-300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파괴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8월 23일, 우크라이나 군정보기관(GUR)이 R-360 넵튠을 이용한 타격으로 크름반도에 배치된 S-400 2대를 파괴했다.
또한 2024년 5월초 우크라이나군의 ATACMS 공격으로 크름반도에서 발사대 4개가 파괴되었으며 5월 20일에는 도네츠크주에서 4대의 발사대와 1대의 레이더가 파괴되었다. 현재까지 14대의 발사대와 2대의 레이더 1대의 지휘차량을 손실되었다. 이렇게 우크라전 개전 이후 S-400 손실로는 발사대는 총 17대, 레이더는 4대, 지휘차량 1대, 보조 차량 2대가 파괴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그동안 러시아가 자부해 왔던 방공망의 우수성에 전혀 걸맞지 않는다. 러시아는 지난 2007년도에 S-400을 처음 실전에 배치하면서 미국의 패트리엇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했지만, 기대에 걸맞은 모습은 보이지 못한 셈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러시아의 군사력은 물론이고 특히 미국의 방공망을 뛰어 넘는다고 자부해 왔던 S-300과 S-400의 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고 러시아의 방산업계 전체의 이미지 실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300이나 S-400 도입 계약을 했거나, 향후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 입장에선 최근 이란 등 실전에서 발생한 피해 상황을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이나 미국, 중국,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의 방산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인도의 경우 러시아와 5대의 S-400 시스템 구매계약을 한 뒤 3대를 도입했다. 남은 2대는 내년 말까지 전달될 예정이지만, 최근 드러난 러시아 방공시스템의 허점은 인도 당국을 우려하게 할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연히 러시아 방공망의 실체를 눈치챈 인도는 방공시스템을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미 세웠다.
중국도 상당한 속앓이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러시아로부터 S-400시스템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지난 2016년, 한국이 북한을 겨냥해 사드체계를 배치했음에도 중국은 그 레이더 탐지 범위 안에 중국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사드 보복’, 곧 한국을 향한 거친 무역보복을 했었다.
그랬던 중국이 정작 ‘러시아판 사드’라 불리는 S-400 요격체계 ‘트리움프’를 2018년 7월 배치했다. 중국이 이 S-400을 산둥반도에 배치한 이유는 간단하다. 서해상에서 한·미보다 군사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 S-400은 미군이 한국에 배치한 사드보다 성능이 훨씬 우수하다. 중국에 배치한 S-400 시스템의 미사일(48N6E) 사거리는 400㎞나 되지만 한국에 배치한 사드는 200km에 불과하다. 중국이 이 미사일을 산둥반도에서 발사하면 서해안 상공, 특히 서산 공군기지를 이착륙하는 공군 F-16 전투기 요격이 가능할 정도다. 당연히 미 항모가 서해안 진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탐지거리도 700㎞나 되어 평택 미군기지를 포함해 한반도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결국 중국이 이렇게 초대형 레이더들과 함께 S-400을 전진 배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기적으로 중국 주변의 해상을 통제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렇게 중요한 목적으로 러시아제 S-400을 배치했는데, 과연 그 S-400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보면서 중국도 상당히 불안해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더글러스 배리 선임 연구원은 "계약자 입장에서는 무기의 성능과 개선 방향 등에 대해 여러 가지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텔스기도 요격할 수 있다는 S-400, 허망한 헛된 꿈]
눈여겨볼 것은 S-400에 대한 러시아의 자랑 포인트다. 러시아는 S-400이 뛰어난 레이더와 전자장비를 탑재함으로써, 스텔스기를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S-300이나 S-400의 타겟 목표에는 B-2와 F-35 등이 올라가 있다.
그런데 러시아의 이러한 자랑은 완전히 허풍이었음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의해 제대로 대응도 해 보지 못하고 완전히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과거 소련 시절부터 미국이나 서방 항공전력에 맞서기 위해 방공체계에 엄청난 투자를 했고, 독자적 노력에 해외기술 협력까지 받아서 방공체계의 전자적 능력도 발전시켜 왔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핵전력과 함께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붓는 전력이기도 하다.
이런 점 때문에 러시아는 그동안 S-400포대끼리 서로 방공망을 겹치고 있어서 상호간 방어하면 되고, 또 현실적으로 광역방공체계를 방어하는 낮은 단계의 고성능 단거리 대공체계가 주변에서 방어할 수 있기 때문에 스텔스기가 S-400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 역시 완전 허상이었음이 확인됐다. 러시아로서는 개망신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러시아의 국방력 실체가 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완전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국방력을 가진 나라라고 자부해 오던 러시아는 그야말로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음이 다시한번 확인된 것이다. 그러니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북한의 무기와 병력에까지 손을 벌리고 있는 것 아닐까?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