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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 만난 시진핑의 음흉한 흉계, “달러 체제 붕괴 공조” - 브릭스 정상화의 계기, 푸틴 만난 시진핑 - 달러를 무너뜨리려는 시진핑과 푸틴의 계획 - 달러 아성 무너뜨리면 미국 패권주의도 무너진다?
  • 기사등록 2024-10-24 11:36:08
  • 수정 2024-10-24 11: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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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정상화의 계기, 푸틴 만난 시진핑]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중심의 국제 질서에 반대해 온 주요국 정상들이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분쟁 등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언급만 했을 뿐, 실제적으로는 회원국간 달러가 아닌 중국의 위안화 등 대체 결제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한 페트로 달러 체제 붕괴에 주목적을 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리고 있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국제 금융 아키텍처의 개혁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면서 “브릭스(BRICS) 회원국 간 금융·경제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 직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확인되면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들이 나돌았지만, 우리 신문은 시 주석이 그런 외교적 문제를 꺼낼 가능성은 없다고 예상한 바 있다. 이 예측 그대로 시진핑은 푸틴과의 만남에서도 우크라이나 위기 완화와 함께 전장이 추가 확대돼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인 거론만 했을 뿐 상세한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중국과 러시아의 공통의 관심사이기도 한 서방 주도의 금융결제시스템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브릭스 국가들이 서방이 주도하는 금융 결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하면서 국제 무역과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인 중국의 은행들도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러시아와 거래를 꺼린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의장국을 맡은 올해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새로운 국제 결제 시스템 구축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해 왔다.


그런데 이 문제는 중국의 시진핑 역시 핵심 관심사이기도 하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게 될 경우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를 통해 학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역시 서방 주도의 금융결제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중국 주도의 경제시스템을 만들기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달러를 무너뜨리려는 시진핑과 푸틴의 계획]


영국의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달러 체제를 깨는 빅뱅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미국이 세계 금융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공격하고 러시아와 그 동맹국을 제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 금융 지불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함으로써 블록에 힘을 실어주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달 ‘누구나 미국이나 다른 서방의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면서 “BRICS Bridge 금융 시스템은 ‘달러와 유로를 무기화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러시아가 말하는 브릭스 브릿지 금융시스템은 1년 안에 구축될 예정이며, 각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여 국경 간 결제를 수행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러한 금융결제 시스템은 중국이 오랫동안 소원하던 것으로 세계의 금융시스템을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에서 앞으로 중국도 또다른 세계를 주도하는 양극 체제로 주도해 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페트로 달러 체제의 붕괴다.


[달러 아성 무너뜨리면 미국 패권주의도 무너진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한 나라 미국. 이 나라가 세계 최강 대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달러 패권’ 때문이다. 미국 달러가 대부분의 무역과 금융 거래에 사용되는 기축통화로 자리 잡으면서 세계 경제를 장악하게 됐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중국은 오래 전부터 러시아와 손을 잡고 달러 패권을 무너뜨리려고 시도해 왔다. 중국은 지난 6월에도 미국과 사우디간 맺어진 페트로 달러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한 음흉한 계략을 세웠지만 손도 대 보지 못하고 실패한 적이 있다.


페트로 달러 협정 혹은 체제는 사우디가 원유 수출 대금을 달러로만 결제하는 대신, 미국은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해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1971년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꿔줄 수 없다”고 금태환 정지 선언을 하며 달러 위상이 추락하자, 헨리 키신저 당시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의 파이살 국왕을 접견해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이 사우디 안보를 보장하는 대신, 원유를 달러로만 거래해 달러의 위상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취지였다.


이렇게 석유 개발로 가까워진 두 나라는 페트로 달러 협정을 통해 더욱 공고한 동맹으로 거듭났다. 이 협정은 달러가 사실상의 ‘세계 통화’로 자리잡는 데에 큰 역할을 했고,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중국은 사우디를 계속 꼬드기면서 페트로 달러 체제의 폐지 또는 석유 거래시 위안화 결제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구했지만 극히 일부 쿼터에 대해서만 가능하지 시진핑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푸틴 역시 지난 6월 19~20일 북한과 베트남을 연이어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 루블화를 활용한 무역 확대를 언급한 바 있지만 일부 교역에 불과할 뿐 다른 나라로의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브릭스의 자체 금융시스템이 달러 체제 무너뜨릴 수 있을까?]


그렇다면 브릭스만의 금융시스템이 달러 패권을 약화시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쉽지 않다. 물론 앞으로 점차 확대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중국의 위안화 중심의 금융시스템으로 일부 바뀔 수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브릭스의 한 국가가 러시아의 루블로 무역을 했다 할지라도 해당 국가에서 루블화를 러시아가 아닌 다른 국가에 결제용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효용성이 떨어지면서 무역 주체들이 루블화로 결제받기를 거부할 것이다.


다만 중국의 위안화로는 상호 결제가 가능할 것이다.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폭이 넓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브릭스 어느 나라든지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위안화를 통한 국제결제 시장이 얼마나 확대될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다. 다시말해 국가 간 석유 거래 등 무역이나 금융 거래에서 점점 달러 외 통화를 쓰는 일, 곧 위안화 등을 쓰는 비중이 늘어난다면,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당분간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또 하나, 기존의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시스템을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이 무너뜨리게 되면 당장 브릭스 금융체제가 테러 자금 등의 어두운 돈들의 회피처가 될 수도 있다. 이는 사실 중국이나 러시아에게는 굉장히 유용할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세계 질서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러한 달러 중심 세계 경제에 대해 Henry Farrell과 Abraham Newman은 ‘전방감시망’과 ‘초크 포인트’의 두 가지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로 거래하는 거의 모든 은행은 미국에 있는 통신 은행을 통해 거래해야 하기 때문에 테러 자금 조달과 제재 회피의 징후를 찾기 위해 흐름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러시아 은행을 SWIFT체제에서 분리시킨 것 같이 세컨더리보이콧도 시행할 수 있어서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좋은 방안이 된다”고 정리했다.


시진핑이나 푸틴이 브릭스만의 결제시스템을 확고하게 자리잡으려 하는 것도 사실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자신들만의 금융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도 결국은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기 때문에 이를 돌파하려는 수작으로 중국과 함께 밀어붙인 것이다. 중국 또한 미래의 일들을 염두에 두고 적극 추진했던 것이다.


현재 러시아의 외환 시장은 거의 전적으로 위안화로 거래되지만 모든 수입을 지불할 만큼 이 통화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물물교환으로 전락했다. 실제로 러시아와 파키스탄의 경우 아예 물물교환을 통해 무역을 하기도 한다.


이런 차원에서 브릭스 관리들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수차례 회동을 했고, 브릭스만의 금융결제스시템, 또를 받쳐줄 자신들만의 신용평가기관들을 만드는 것에 대해 논의를 했다. 또한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일부 유조선에 대한 재보험을 위한 회사도 만들고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대체할 지불시스템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푸틴은 브릭스 국가들끼리 통용될 수 있는 화폐를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인도의 강력한 반대로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브릭스만의 금융결제시스템이 생기게 되면 가장 혜택을 보는 나라는 오직 중국 뿐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중국이 브릭스 체제 안에서 대외 무역의 주류를 차지한다면 몰라도 그들 국가들이 중국 무역에서 갖는 비중은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결국 페트로 달러 체제는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다.


특히 인도 같은 경우 브릭스 결제시스템이 위안화 위주로 흘러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인도는 브릭스 결제시스템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페트로 달러 체제 역시 굳건하게 유지할 것이다. 그런데 브릭스 국가들 중에서도 중국이나 러시아와 무역을 하는 규모보다 현재의 서방 주도의 국가들과 무역하는 비중이 훨씬 클 것이기 때문에 브릭스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뿐만 아니라 정착하기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한가지 더. 지난 2022년 12월 초순, 시진핑 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중국·아랍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랄만한 ‘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동산 원유·천연가스 수입을 대폭 늘릴 계획을 밝히면서 “위안화 원유 결제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미국 달러 패권의 중요한 한 축인 ‘페트로 달러’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이 이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그런데 그후 결과는 어떠했을까? 아니 결과가 어떠했느냐에 대한 답변보다 시진핑의 연설을 중국의 신화사통신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보면 답이 간단하게 나온다. 사실 이 문제를 가장 크게 보도해야할 신화사통신은 아예 보도조차도 안했다. 심지어 중국 외교부에서 시진핑 연설 다음 날 올린 공동성명에도 원유 결제에 대한 내용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진핑은 왜 그렇게 연설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이 이 회의에 위안화 원유 결제를 호기롭게 제안했는데 보기 좋게 거절당한 것이다. 시진핑은 그러한 사실도 모르고 당연히 합의될 것이라 추측하고 미리 발설하고 말았던 것이다. 시진핑은 이렇게 외교를 잘 모른다. 그 실체가 이미 중국-아랍정상회의에서 드러난 바 있다. 그런데 또 이번에 브릭스 금융결제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그게 잘 될 턱이 없다. 오직 중국과 러시아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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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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