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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김정은은 지금 통제불능? “북러협력에 동요하는 중국” - “美CIA, ‘中, 북러협력 강화에 동요’ 바이든에 보고” - 북-중-러 연대 경계하는 미국, “새로운 위협에 대처 필요” - 英전문가, '러와 밀착' 北에 “가장 가까운 동지는 中” 충고
  • 기사등록 2024-10-16 11: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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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CIA, ‘中, 북러협력 강화에 동요’ 바이든에 보고”]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6월 비밀리에 중국을 다녀온 뒤 군사협력 강화 등 북러 밀착에 중국이 동요하고 있다는 자신의 판단을 상관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를 미국 정부는 중대 위험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밥 우드워드가 15일(현지시간) 펴낸 신간 `전쟁`(War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15일(현지시간) 펴낸 신간 '전쟁'(War)에는 번스 국장이 지난 6월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중국 측과 소통한 뒤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한 기밀 보고서 내용이 소개됐다.


밥 우드워드의 책에 따르면 번스 국장은 보고서에서 “강도를 더하는 북러간 방위협력은 김정은을 대담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중국을 다소 동요하게 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우드워드는 “중국은 북러협력 강화가 북한 지도자를 더 무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며 “특히 김정은은 자신이 충분한 주목을 못받고 있다고 느끼면 더욱 무모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마디로 북한의 주요 우방인 중국도 김정은이 북러 밀착 때문에 군사적으로 대담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품고 있다고 본 것이다.


우드워드는 특히 북러 밀착 속에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북핵 고도화에 대한 CIA의 평가와 우려도 저서에 소개했다. 우드워드는 “김정은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실질적으로 발전했으나 그는 여전히 북한 밖에서의 물자 조달에 의지했는데, 그것이 CIA에는 그 교역(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물자 조달)을 은밀히 교란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적었지만, CIA가 북한의 물자조달을 어떻게 교란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우드워드는 이와 함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지금 대체로 자급 체제를 갖췄고 더 이상 외부의 지원이나 기술에 의지하지 않는다”면서 “김정은은 핵무기를 미국에 도달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어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사용할 역량은 아직 보유하지 않았지만 점점 그 수준에 다가가고 있는데, 그것이 김정은이 최근 수년간 집중해 온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번스 국장도 “북러 방위 협력 관계가 갖는 리스크가 바로 이 대목”이라고 판단하면서 “무기 공급과 기술력은 북러 간에 양방향으로 오갈 수 있다는 평가를 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무기를 주는 댓가로 러시아는 북한에 핵무기용 기술을 이전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미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미 핵공격 가능성에 대해 번스 국장은 보고서에서 “논리적으로나 이성적으로 그(김정은)는 그것을 할 수 없을 것이며 하지 못하도록 억지될 것이나 그렇게 할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 정말로 우려스럽다”고 썼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북-중-러 연대 경계하는 미국, “새로운 위협에 대처 필요”]


우드워드는 이어 북한과 러시아를 넘어 권위주의 국가들의 연대를 경계하는 미국 정부 내 목소리도 소개했다. 우드워드는 “차기 미국 대통령은 적대적인 국가들의 단합과 상호의존도 강화를 비롯한 새로운 위험을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우드워드의 저서에서 “대격변의 축(the Axis of upheaval)인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이 두 가지에 힘을 입어 점점 더 서로 연결되고 있다”면서 “러시아, 이란, 북한이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점점 더 중국에 의존하게 된 상황이 그 하나이고, 제재와 미국 달러망에 덜 취약하도록 자신들끼리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이 두 번쨰 요소”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의 155mm 포탄 공급에 한국도 관여]


우드워드의 신간에는 작년 1월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155mm 포탄이 부족하게 되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도로 포탄을 공급해줄 나라를 물색한 과정도 소개됐다.


우드워드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공급하지 않되 미국에 수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에 포탄이 공급되도록 할 수 있는 나라를 물색하면서 결국 미국이 한국측과 관련 합의를 하게 됐다”면서 “미 국방부는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위한 155mm 화포 50만발 이상에 대한 합의를 할 수 있었으나 그것은 전장에서 쓸 부족분을 메우는데는 결코 충분치 않았다”고 적었다.


[英전문가, '러와 밀착' 北에 “가장 가까운 동지는 中” 충고]


우드워드가 그의 저서에서 북러간 밀착으로 인한 중국의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한반도 전문가인 아이단 포스터-카터 영국 리즈대학 명예 선임연구원의 오피니언 글을 통해 “가장 가까운 동지는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라는 점을 북한은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모스크바(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평양(북한)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베이징(중국)은 수십 년 동안 김씨 정권을 조용히 돕고 자금을 지원해 왔다“고 지적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이어 ”최근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 정상에게 보낸 축전을 보면 친밀도 면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면서 ”김정은은 이달 초 72세 생일을 맞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가장 친근한 동지'라고 2번이나 불렀지만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는 시 주석을 '총서기 동지'라고만 표현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실제로 김정은이 5년 전 수교 70주년 당시 시 주석에 보낸 축전에 있었던 '존경하는'이란 수식어도 사라졌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두 번이나 반복된 가장 가깝다는 '최상급' 표현은 베이징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심기를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핵심적인 사실관계에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소련의 창조물인 북한의 김일성은 스탈린의 사람이었으나 귀국 후 무력으로 한국을 재통일하려는 무모한 시도에 소련과 중국을 휘말리게 했다”면서 “재통일 시도가 실패한 뒤 김일성은 40년간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경쟁시켜 그 가운데서 덕을 보려고 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두 나라 모두에서 돈을 받았지만, 어느 쪽 조언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서 북한은 신뢰할 수도 없는 국가였다”면서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는 이에 지쳐 1990년대 들어 갑자기 모든 지원을 중단했는데, 당시 평양에는 모스크바가 원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시 북한 국내총생산은 절반으로 줄었고 기근으로 백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런데 최근 1년간을 보면 북한은 포탄과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하는 대가로 김정은은 정찰 위성 발사에 도움을 받고 필요한 석유를 얻었다.


그런데 분명히 기억할 것이 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장교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신뢰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기 때문에 양국 간 더 이상의 협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실제로 지난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이후 1년 이상 지났음에도 무역 투자 등 경제협력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정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또한 북·중 관계에 관해서도 “모스크바가 물러났을 때 북한 정권을 조용히 지탱해준 것은 바로 베이징이었다”면서 “북한의 대중 의존도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은 20여년 전 북한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된 이후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96.7%에서 지난해 98.3%로 상승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이어 “북한과 중국을 잇는 신압록강 대교를 보면 북·중 관계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수교 75주년을 앞두고 개통 소문이 돌았지만, 평소처럼 아무런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과 중국은 2009년 중국이 건설비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합의했고, 이듬해 12월 착공해 2014년 10월 단둥 랑터우와 신의주 남부를 잇는 3㎞ 길이의 왕복 4차로 규모의 다리 본체를 완공했지만 지금껏 북한쪽에 마지막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고 있어 개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북한과 중국은 (서로 협조가 필요한)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를 자랑하곤 했지만 김정은의 입술은 다른 곳(러시아)을 향하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은 북한에 대한 지갑끈(돈줄)과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김정은을 향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뒤에도 시진핑 주석은 여전히 이곳에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입증된 가장 가까운 동지가 누구인지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중 간을 연결하는 석유 파이프라인을 중국이 적어도 한번은 차단한 적이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북한의 생명줄과 같은 원유 공급선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인데, 이러한 조언을 과연 김정은이 ‘들을 귀’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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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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