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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이스라엘에 지상군 파견 전격 결정, 이란 보복 공격 확전 불가피 - 美, 사드 이스라엘 배치 검토 중...배치되면 美 지상군도 투입 - 미국·이스라엘, 대이란 재보복 관련 의견 대체로 조율된 듯 - 헤즈볼라 약화 속 이스라엘 보복 임박에 초조한 이란
  • 기사등록 2024-10-14 04: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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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드 이스라엘 배치 검토 중...배치되면 美 지상군도 투입]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준비중인 이스라엘에 미국이 사드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동시에 이를 운용할 지상 전투병력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 전쟁에 미군도 직접 전투병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동전쟁은 확전의 길로 갈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미국의 조치는 이스라엘의 대 이란 보복이 적당한 규모의 응징성 보복이 아니라 이란의 또다른 보복을 불러올 수 있을 정도의 공격이 가해질 것을 예상한다는 점에서 어차피 미국이나 이스라엘 모두 승부수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이스라엘 현지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13일,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상황에 대비해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최장거리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사드(THAAD)를 이스라엘에 배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면서 “사드가 이스라엘에 배치된다면 사드를 운용할 미군까지 이스라엘에 투입된다는 의미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TOI은 이어 “앞서 일부 이스라엘 언론들이 미국 정부가 사드 시스템을 이스라엘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을 보도했으나 미국 관리가 이를 확인해준 것”이라면서 “사드 배치 문제는 이스라엘이 예고한 이란에 대한 재반격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이란을 향한 보복 공격의 규모가 상당히 클 것이며, 이로 인해 이란의 재보복이 가해질 것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미국의 사드가 배치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사드가 배치되면 이를 운용할 미군병력이 투입되어야 하고, 동시에 이들 병력을 보호하기 위한 또다른 지상군도 동시에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국 중동전쟁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는 셈이 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물론 미군이 그동안 이스라엘 전쟁에 개입 안한 것은 아니다. 이미 가자 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전달하기 위한 '부두'를 건설하고, 지중해에 있는 미 해군 함정을 이용하며, 이웃 이라크와 시리아의 방공망을 지키기 위해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미군은 이스라엘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전투에 미군을 투입할 계획이나 의도가 없다”고 말했고, 이스라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는 자신의 나라가 자체 자원으로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최근 몇 주 동안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한 양국 지도자 간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범위에 대해 축소가 아닌 확대 방향으로 설정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TOI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강대강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면서 “자칫하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클 정도로 중동지역의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서 미국도 어쩔 수 없이 사실상의 개입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에 대한 보복의 방식도 양국간에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10월 1일 이란이 180발의 탄도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여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주요 방어 수단인 아이언 돔을 뚫은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지상에서 운용되는 사드 포대는 레이더 탐지기를 통해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을 식별한 후 발사체를 발사하여 무력화한다.


한편, 현재 사드 부대는 미국 본토에 5개 포대, 미국령 괌과 한국에 각각 1개 포대씩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면 이 가운데 한 곳이 이스라엘에 보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스라엘, 대이란 재보복 관련 의견 대체로 조율된 듯]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의 범위와 규모도 미국-이스라엘 양국이 어느 정도 의견의 합치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간 전화통화를 한 후 양국 고위군사당국간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했으며, 이번 주에 일단 연기되었던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의 전략회담도 미국 워싱턴에서 성사될 전망이다. 미국과 가장 뜻이 잘 통하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갈란트 장관은 애초 지난 9일 워싱턴을 방문해 이란에 대한 보복 문제를 조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무조건 확전을 막아야 한다는 미국의 생각이 일부 바뀐 것으로 보인다. 우선 헤즈볼라의 레바논 공격과 관련해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을 그대로 지켜 보기로 했다. 헤즈볼라를 약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해서다.


로이터통신은 13일, “미국이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격퇴하기 위해 레바논 공습을 허용하기로 했다”면서 “앞서 미국은 프랑스와 함께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막기 위해 약 21일간의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번 기회를 헤즈볼라를 레바논에서 축출하기 위한 기회로 보고 결국 이스라엘의 공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헤즈볼라의 인프라를 약화시키기 위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며, 궁극적으로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 중동 협상가인 에런 데이비드 밀러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제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습에서 잠재적 이익을 얻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필요에 따라 좋은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관점에서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방식도 양국간에 어느 정도 협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NBC는 13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목표 후보를 군사·에너지 시설로 좁혔다”면서 “다만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언제 어떻게 행동할지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NBC는 이어 “미국은 이스라엘의 대응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지만, 이스라엘군(IDF)은 명령이 내려지면 언제든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면서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보복에 대해 미국과 더 많은 정보를 공유했으나 작전 보안 우려로 많은 세부 사항에 대한 공유는 자제했다”고 전했다.


특히 NBC는 “미국은 이란의 즉각적인 반격으로부터 이 지역(이스라엘) 자산을 방어할 준비는 돼 있지만, (보복) 작전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11일 밤(현지시간) 이스라엘 각료회의 후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갈란트 장관이 구체적인 보복 대응 세부 사항을 제공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헤즈볼라 약화 속 이스라엘 보복 임박에 초조한 이란]


이러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움직임과 관련해 이란의 긴장감은 초조함 속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란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중동 대리세력 '저항의 축' 가운데 하나이자 이란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온 헤즈볼라가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전 공세에 급속도로 약화한 탓에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더욱 매서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란은 인접국을 상대로 긴박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적으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이란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을 했다. 이란의 유엔 상주 대표단은 13일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지난 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이란 정부가 관련되어 있다는 이스라엘 쪽 주장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유엔 주재 이란 대표단은 성명을 발표, 12일자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 기사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비밀 회의의 세부 기록을 입수해 조사한 결과 이란 정부가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 보도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란의 발표문에는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주재하는 하마스 간부들도 이스라엘 기습작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을 보면 하마스의 가자지구 군사조직이 이 기습작전을 단독으로 주도한 것이 확실하다”면서 “이란이나 헤즈볼라가 그 작전에 전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모든 주장은 허위 사실이거나, 또는 조작된 회의 기록을 이용한 (이스라엘의) 가짜 주장이 틀림없다”고 쓰여져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12일자 보도에서 “하마스의 사전 회의의 세부 기록을 이스라엘군이 압수한 것을 NYT가 손에 넣었으며, 거기에는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의 자세한 계획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 한 달 사이에 이스라엘과 가까운 사이인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자들을 최소 3번씩이나 만나 이스라엘과의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을 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WSJ은 “이란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카타르 등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영토나 영공을 내어줄 경우 보복하겠다'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역시 이란의 초조함과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날 미국 CNN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 강도를 줄이고 테헤란 보호에 도움을 받고자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의 부탁을 받은 이들 걸프 국가들은 난처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CNN은 “이들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석유시설이 공격을 받을 경우 중동 전체에 경제적, 환경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CNN은 특히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고자 미국에 영향력이 있는 사우디의 도움을 받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점은 갈란트 장관의 워싱턴 방문 직후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움직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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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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