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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또다른 오판, 사면초가에 빠진 中연결 캄보디아 운하 - 시진핑의 일대일로, 사면초가의 시험대에 올랐다! - 캄보디아 운하, 일단 착공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 변명하기에 급급한 캄보디아, 중국은 뒤에 숨었다
  • 기사등록 2024-09-25 11: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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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일대일로, 사면초가의 시험대에 올랐다!]


시진핑 주석의 핵심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일환으로 중국과 직접 연결되는 캄보디아 운하를 착공했는데 당장 베트남의 강력한 반발에 이어 이 운하가 중국군함의 이동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 여기에 결정적으로 사업성 전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캄보디아 운하가 중국에 상당한 주름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캄보디아 운하 공사가 베트남과 미국 그리고 환경론자의 거센 반발을 사는 가운데 자금줄인 중국 일대일로 사업이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공격도 큰 부담이지만, 운하 사업성조차도 그다지 밝지 않아 중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80㎞ 떨어진 타이만까지 연결하는 이른바 푸난 테코(Funan Techo) 운하 건설 공사는 캄보디아의 전 총리이자 캄보디아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집권한 정부 수반인 훈 센의 72번째 생일을 기념해 지난 8월 5일 기공식 후 착공됐다”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이날 기공식은 훈 센 전 총리 아들인 훈 마넷(Hun Manet)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폭 100m, 깊이 5.4m 운하 전 구간에 댐 3개와 교량 11개, 보도 208㎞를 건설하는 4년 일정의 대형사업으로, 이를 통해 건기 때 최대 3천t, 우기 때 최대 5천t 화물선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사업 골자다.


중국은 일단 사업비로 17억달러(약 2조2천700억원)를 대기로 했으나, 공사 과정에서 그 금액이 20억달러(약 2조6천700억원)로 부풀어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이 공사의 지분은 외견상 캄보디아 정부가 51%를 확보했으나, 공사비 17억달러 전액을 중국의 일대일로 자금으로 집행되며 중국 국영기업 중국도로교량공사(CRBC)가 건설해 40∼50년간 운영하다가 캄보디아 정부에 돌려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일단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자국의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순순히 이 사업에 전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완공후 이익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 캄보디아 운하사업은 작년 10월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 포럼을 계기로 건설에 대해 합의를 했으며, 이에 따라 캄보디아와 CRBC는 앞서 설명한대로 운하 건설 사업에 합의하고 속전속결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항만·도로 같은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어서 전체 수출입 물량 33%를 베트남 호찌민 항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 캄보디아로선 운하 건설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이를 통한 운송비 절약은 물론이고 2028년 운하 개통까지 가져오게 될 500만명 일자리 창출을 캄보디아 정부가 마다할 리 없다. 더욱이 중국이 자본을 모두 댄다고 하니 캄보디아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훈 마넷 총리는 기공식에서 “이 운하 건설은 역사적인 사업으로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운하를 건설해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평소 운하 공사를 두고 ”우리의 코로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라고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정부는 운하가 완공되면 운하 운영 첫해에 8천800만달러(약 1천170억원) 수입을 예상하고, 2050년이 되면 그 금액이 5억7천만달러(약 7천610억원)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구상대로 이뤄질지는 두고볼 일이다.


[캄보디아 운하, 일단 착공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문제는 캄보디아 운하를 둘러싸고 우선적으로 국제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서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결 여하에 따라 중국도 입장이 난처해질 수도 있어서다. 그러니 중국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캄보디아 운하 문제가 지역적 또는 국제적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래서 캄보디아는 운하 문제가 국제적 분쟁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절대적으로 막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장 이익 당사자인 베트남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우선 베트남은 중국에서 발원해 미얀마-태국-라오스-캄보디아를 거쳐 자국으로 흘러내리는 메콩강 지류 성격의 푸난 테코 운하 건설로 메콩강 수량이 급감해 건기에는 물 부족, 우기에는 홍수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캄보디아에 운하 건설과 관련한 공동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베트남 쪽의 논리가 사실이라는 점에서 만약 캄보디아 운하가 현실화된다면 당장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마냥 회피할 수도 없어서 고민이다. 일단 캄보디아는 환경영향 평가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서 베트남과 외교문제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또한 환경 보호론자들은 캄보디아 운하 건설에 따른 수량 변화로 생물학적 다양성의 보고인 메콩강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면서 운하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어 국제사회 연대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는 미얀마-태국-라오스까지 연계되어 있어 문제는 의외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또다른 이슈는 캄보디아 운하가 중국 군함 이동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베트남과 미국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는 주변국들과 외교·안보·군사·정치적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캄보디아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SCMP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캄보디아 운하 건설로 동남아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동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인 브라이언 에일러도 ”캄보디아운하(푸난 테코 운하) 건설은 중국의 전형적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라고 진단했다.


미국측의 이러한 주장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 캄보디아 서남부 레암에 해군기지를 짓고 대함 미사일·헬기 착륙장·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1천300t급 초계함 2척을 정박시켜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운하까지 개통되면 중국이 군 기지 추가 건설의 기회로 삼고 군함 이동로로 쓸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기 때문에 캄보디아 운하의 진전을 그냥 두고볼 수만 없다는 것이다.


[변명하기에 급급한 캄보디아, 중국은 뒤에 숨었다]


이렇게 캄보디아 운하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부상하자 캄보디아 당국은 ”대운하 건설은 중국 일대일로 사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캄보디아가 100% 주도하고 있다“고 반박하지만 이미 대외적으로 공사비 전액이 중국의 자금으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캄보디아의 해명은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 할 것이다. 또 그렇게 한다고 해서 중국을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캄보디아가 무리한 변명을 지금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도 캄보디아 운하 건설로 경제·안보·군사적 이득이라는 실리를 챙기면서도 주변국과 갈등과 대립을 최소화하는 '저강도 대응'을 하려는 듯 보인다. 일단 배신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친중적' 국가인 캄보디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대신 뒤에 숨어 실리를 챙기겠다는 심산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도 고민은 있다. 사업성이 과연 있을까?]


그렇다고 중국이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가 캄보디아 운하가 과연 사업성이 있을 것인지의 여부다. 일단 중국은 캄보디아 운하 건설에 전액을 투자하면서 캄보디아가 연평균 8.1% 성장률을 올리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삼았다.


그 말은 캄보디아가 그러한 경제성장을 못한다면 당장 중국은 이익금을 올리지 못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그러한 성장률을 기초로 하여 운하의 청사진을 세웠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판단한다. 한마디로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중국의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참고로 지난 2022년 캄보디아의 경제성장률은 5.2%였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일대일로 사업 기금의 이자율은 5∼10% 수준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캄보디아의 경제성장률이 급성장 궤도를 그리지 못한다면 캄보디아가 운하 건설 비용의 이자를 감당하지도 못할 상황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다른 나라들의 일대일로 사업에서 겪었던 최악의 상황, 곧 스리랑카와 라오스 인프라 건설에 자금을 대거 투자했다가 두 나라 모두 심각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는데 캄보디아도 그런 꼴이 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운하 사업을 착수하고도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SCMP는 ”중국의 무역 경로를 재편하고 지정학적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푸난 테코 운하 공사가 중국의 해외 프로젝트 파트너십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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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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