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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정치적 반대파 대대적 사냥 나선 시진핑, 그럼에도 더욱 활발해진 반체제운동 - 反체제 인사 전면적 소탕작전 펼치는 중국 - 정치적 반대론자들끼리의 연대 막기 위해 무차별적 체포 - 날로 확산되는 시진핑에 대한 정치적 반대
  • 기사등록 2024-09-08 05: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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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체제 인사 전면적 소탕작전 펼치는 중국]


중국의 시진핑 정권이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공산당 영웅들에 대한 모독 등을 이유로 사상적 판단까지 더해 무차별적으로 反시진핑파들을 체포해 격리하고 또 감옥에 가두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중국 당국의 처사는 지금 중국내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3일, “시진핑 정권이 정치적 반대파를 '사냥'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덩위웬 기고 글을 통해 “중국당국이 그동안 공산당 영웅과 순교자를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반체제 인사들을 체포해 감옥에 가두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사례는 미국에 거주하는 예술가 가오진(Gao Jin)이 가족을 만나러 집으로 돌아가던 중 허베이성 경찰에 체포된 사건인데, 체포된 이유는 그가 만들었던 마오쩌둥 동상이 정치적으로 마오쩌둥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오진이 만든 마오 흉상을 보면 마오를 상징적으로 희화화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가오진의 동생 가오칭(Gao Qiang)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허베이성 싼허시의 가오진 작업실로 30여명의 경찰이 들이닥쳐 가오진을 수갑을 채워 연행을 했고 그가 만들었던 작품들을 수거해 갔다. 그는 현재 싼허시 공안국에 구금되어 있다.


사실 가오진은 그동안 중국의 정치와 사회에 대해 풍자하는 작품들을 만들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당국이 문제를 삼은 조각품들을 보면 ‘마오 여사 시리즈’, ‘무릎꿇고 회개하는 마오’ 등 문화혁명 시기와 관련된 작품들이었다.


가오진을 체포하면서 중국 당국이 적용한 법률은 2018년 5월부터 시행된 ‘영웅순교자보호법’으로 제26조는 영웅과 순교자의 이름, 초상, 명성 또는 명예를 모욕, 비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침해하여 사회의 공익을 해치는 사람은 법에 따라 민사 책임을 져야 하고, 공안 행정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 공안 당국은 법에 따라 공안 행정 처벌을 부과하며,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 법에 따라 형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에 근거해 중국 및 해외에서 중국 공산당의 원로들이나 공산당의 역사 및 명예 등을 훼손했다고 판단되면 수시로 체포하고 있는데, 실제로 중국 당국은 이 범죄로 수십 명의 반체제 인사들을 체포하고 형을 선고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가오진을 체포한 것은 사실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0여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을 그 후에 만든 법으로 처벌을 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인데다가 말도 안되는 죄목을 붙여 긴급 체포를 했다는 것 역시 무리한 법 적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법의 일반 원칙인 소급 금지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노골적인 보복적 법집행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시진핑은 왜 정치적 반대파들을 두려워할까?]


그렇다면 시진핑 정권은 정치적 반대파들을 왜 이렇게 법적 근거도 없이 무자비하게 체포하고 구금하는 것일까? 특히 이들의 목소리가 일반 대중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추적하고 또 체포하는 것일까?


VOA는 “이를 위해서는 현재 중국의 정치적 반대 의견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반대는 일반적으로 정부 및 정부의 정책이나 기타 사회적 규범에 대한 동의 또는 반대를 의미하며, 반체제 인사들의 목적은 정부의 반응을 얻고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현재 사회 상태를 비판하는 것”이라 봤다.


그러면서 VOA는 “오늘날 중국에서 정치적 반대는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로 모두 이해될 수 있다”면서 “전자는 현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정치적 이해관계의 표현으로서의 반대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VOA는 또한 “당국 입장에서는 온건이든 급진이든 어떤 형태로든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모두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된다”면서 “정치적 이해관계의 표현으로 볼 때, 정부 관료 내부의 다양한 정치적 견해 표현조차도 정치적 반대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고 봤다. 곧 시진핑 정부에 대한 반대를 곧 체제 전복론자로 규정해 처벌하는 분위기가 지금 중국을 사로 잡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보니 정부 관료들내에서 이견이 생길 경우 자칫 정치적 반대자로 몰릴 가능성도 있으며, 특히 의견 충돌이 심해질 경우 정치적 투쟁으로 오인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VOA는 설명했다.


사실 과거에는 관료 조직 내 의견 차이가 정치 체제의 제도적 구조나 실제 운영상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당 헌법에서도 허용되었다. 그러나 시진핑 체제 들어서면서 당내 반대 의견 표현, 특히 중앙정부의 명령이나 지시사항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엄격히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의 정치가 워낙 문제가 많다보니 이에 대한 반발들이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시진핑 정부는 그들을 가혹하게 대했다. 대표적인 예가 중형을 선고받은 런즈창과 교수직에서 해임된 쉬장룬을 비롯해 그의 통치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당 내부자들이 있었다.


런즈창은 왕치산 부주석의 친구로 화위안그룹 회장이었는데, 시진핑을 ‘벌거벗은 광대’라고 표현했다가 곧바로 실종되었고 결국 1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런즈창 사건은 태자당이라도 시진핑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쉬장룬 칭화대 교수도 시진핑 독재를 비판하다 파면되었다. 유명한 법학자였던 그는 2018년 7월, “우리 앞의 우려와 기대”라는 시론을 통해 시진핑의 개혁개방 후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로인해 미운 털이 박힌 그는 결국 교수 자리에서 축출됐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체제 내 정치적 반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시민 반대의 영향보다 더 크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런즈창과 쉬장룬의 발언들은 당내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과 파장을 일으켰고, 그 결과 당국으로부터 엄중한 처벌을 받고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이로 인해 정치적 반대론자들에 대해 중국 당국은 크게 경계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


[정치적 반대론자들끼리의 연대 막기 위해 무차별적 체포]


이와 다른 차원에서 중국 당국이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반체제 인사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다. 반체제 인사들은 당국의 검열이나 협박, 투옥, 심지어 다양한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그러면서 수시로 당국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공산당 징계 규정 제6장에는 중앙 당국에 대한 비판을 포함하여 당 내부 정치 생활의 모든 측면을 포괄하는 수십 가지의 정치 규율 위반 행위가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다.


또한 당의 정치 규율을 위반하면 당원과 간부들이 중앙 정부와 시진핑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협박하기 위해 당과 공직에서 제명하는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중국공산당의 감찰 업무 규정은 정치 감독 강화와 정치 기율 및 규칙의 엄격한 집행을 감찰 업무의 주요 초점으로 삼고 있다. 한마디로 시진핑 정부에 대한 반대를 아예 입밖으로 꺼내지도 말라는 것이 중국 당국의 의지다.


[날로 확산되는 시진핑에 대한 정치적 반대]


지금 외부적으로 보면 중국 사회, 특히 관료제 내에서 정치적 반대는 당국이 당내 징계와 사법 재판을 포함한 다양한 정치적 도구를 사용하여 이를 억압함에 따라 표면적으로는 급격히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VOA의 판단이다. 사람들은 정치적 처벌을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으로 시진핑 체제에 저항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민감한 정치적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고 다른 경제적 문제를 말하면서 은근하게 정치의 문제를 다루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글 전체를 읽어보면 분명히 시진핑 체제에 대해 반대하는 직접적 표현은 없지만 그 내부를 자세히 보면 그 안에 많은 숨겨진 비판들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행간을 통해 정치적 반대를 표현하는 방식을 내부자들이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VOA의 판단이다.


특히 최근들어 시진핑 주석과 핵심 측근들, 그리고 중앙정부 내부의 일들이 외부로 많이 전달되고 있다. 사실 지난 8월의 베이다이허 회의를 전후에 시진핑 주석과 관련된 행적이라든지 고위급 간부들의 권력투쟁, 또한 민감한 인사 배치 내용 등의 기밀사항들은 시진핑 지도부 핵심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다.


그런데 그러한 것들이 외부로 흘러나온다는 것은 시진핑 정부를 흔들려는 세력들이 분명히 내부에 존재하며 그들이 고급 정보들을 은근히 외부로 퍼뜨리면서 반 시진핑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반체제론자들이라 할 수 있지만 워낙 은밀하게 행해지는 것이라 시진핑 정부가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VOA는 “당국이 정치적 반대를 아무리 억압해도 사람들은 항상 당국의 바리케이드를 뚫고 온갖 반대 목소리를 낼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이 그들을 막을 수 없다”면서 “당국은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정치적 대우와 가혹한 처벌이라는 양손 전술을 사용하는 것 외에는 이에 대처할 다른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정당성의 위기를 해결하려는 중앙집권적 또는 권위주의적 시도를 하고 있지만 성공적이라 평가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회적 불만, 특히 당내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종류의 비판과 반대를 강력하게 억압하는 것뿐이라 판단해 눈에 보이는 대로 정치적 반대자들, 특히 반시진핑파들을 강력하게 처벌하고 또한 당 핵심과 연계된 반시진핑파들을 척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중국에서의 반시진핑파들의 뿌리가 의외로 깊고 또 폭도 넓다는 것이다. 그 뿌리는 지금 권력 핵심부에까지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시진핑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반시진핑 운동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중국 당국도 이들을 찾아내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지금 중국은 깊고 깊은 밤 가운데 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말은 새벽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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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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