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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7-11 11: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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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위원장이 7월 9일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KCNA]


손자병법에서 전쟁을 했을 경우 어느 국가가 이길 것인지를 판단하는 다섯가지 기준 중에 장숙유능(將孰有能)이 포함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국가지도자에 대해서는 주숙유도(主孰有道)를 적용해야하겠지만, 남북한은 제로섬 차원의 체제경쟁으로서 북한은 전쟁을 수행하는 것과 같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지도자라고 할지라도 현장의 지도자 즉 장수의 시각에서 봐야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에서 체제경쟁에서 누가 더욱 유능하고, 결국 누가 승리할까? 


모든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비교표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공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것 같아서 김정은에 관해서는 언급하고자 한다.  


최근 들어서 개인적으로 김정은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증대되고 있다. 

35살밖에 먹지 않았는데도 북한을 효과적으로 통치하면서 외교와 안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체제경쟁에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지만, 김정은은 평생 사업을 통하여 협상에서는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여 북한을 적극 지원하도록하고, 대신에 남한에 대해서는 경시하도록 만들었다.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에 노력하겠다는 말만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합연습 중단은 물론이고, 주한미군 철수까지도 언급하였다. 

미 의회나 비판가들이 아무리 북한과 김정은을 비판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방어해주고 있다. 


웨스트포인트를 1등으로 졸업하고, 하버드 법대를 나온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두 번 김정은을 만난 후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트럼프에게 보고하였고, 그래서 현재의 미북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자신의 비핵화로 미국과의 협상을 시작했으나 이제는 오히려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무대로 바꾸어가고 있다. 

유능의 결과이지 않을까?  


김정은은 남한의 국민과 정치가들을 무장해제시키는 데도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선언문”에 북한이 요구하는 내용을 거의 다 포함시켰고, 자신은 남북한 국민과 해외동포들에게 지도자로서 연설을 하는 모양을 취했다. 


김정은을 신뢰할 수 있다는 남한 국민들이 77.5%에 이르고, 정부와 모든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대북지원에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 군대까지 연합연습 중단, 3축체계 구축 재검토, 비무장 주변 신축공사 재검토, 4단계의 군축계획 수립 등 김정은이 바라는 바 이상으로 자발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대다수의 남한 국민들은 평화 또는 평화적 남북통일이 임박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유능의 결과이지 않을까?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외교에 대해서도 김정은은 성공하고 있다. 

연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로 껄끄러웠던 중국과의 관계를 3월 방중과 시진핑과의 회담을 통하여 당당하게 행동하면서도 과거의 혈명관계로 바로 복원시켰고, 2번의 추가회담을 통하여 대미정책을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오히려 주도하고 있다. 


러시아와도 곧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고 준비 중에 있다. 

시각에 따라서는 김정은이 중국과 미국 간에서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제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유능의 결과이지 않을까?


그 동안 김정은이 북한 내부를 단속하고, 김일성과 김정일의 숙원이던 핵무기는 물론이고, 대륙간탄도탄까지 개발한 것도 그들의 시각에서 보면 유능성으로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다. 


그 과정의 경우에도 김정은은 필요시 단호하게 사형과 숙청을 집행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전문가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남협상과 대미협상에서 북한은 백전노장의 책임자와 실무자들이 동원하고 있고, 그들에게 목숨을 걸고 성과를 달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경우와 비교가 되지 않을까?  


우리는 김정은의 나이가 35살로 어리다고만 생각하지 그가 어릴 때부터 지도자로서의 수업을 체계적으로 받아온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스위스에서도 공부했고,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했고, 추가적인 특별교육도 받았을 것이다. 


우리는 그의 나이가 어린 것만 생각하지, 그가 이미 7년 째 북한지도자임을 생각하지 못한다. 


영국의 전략가인 리델 하트는 40세 이상은 장군(의미로는 총사령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용기와 지략이 나이가 많을수록 떨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별한 예외이겠지만, 알렉산더 대왕과 같이 20세에 왕이 되어 혁혁한 전공을 세웠고, 30세에 인도까지 침공한 사례도 없는 것은 아니다. 

김정은은 앞으로 30년을 통치할지 40년을 통치할지 모른다. 

김정은이 두려워하면서 대책을 강구해야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경제력이 부유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북한을 얕보고 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김정은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 


경적필패(輕敵必敗)라고 하지 않는가? 

미국도 그러하지만 우리의 정치가들도 북한과의 체제에 승리하거나 최소한 비핵화 협상에서 성공을 하고자 한다면, 김정은을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평가하고, 장점은 인정하여 그것을 약화시키고, 단점을 찾아내어 활용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국가의 지도자라면 자신과 김정은을 냉정하게 비교해보고,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 


김정은의 참모들과 우리의 참모들을 비교하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하거나, 다른 보완방법을 해내야 한다. 


김정은은 30-4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그의 목표와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반면에 우리는 5년마다 행정부를 교체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가 지금과 같이 대응할 경우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너무나 명확하고, 그래서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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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휘락 논설위원 박휘락 논설위원의 다른 기사 보기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원장)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국제정치 박사
    미국국방대학교 대학원 국방안보 석사
    2014~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
    2012~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1978~2009 대한민국 육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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