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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제발등 찍은 시진핑, 경기부양 총력전에 되려 발목 잡혔다! - 中 경기 띄우려 공장 풀가동, 과잉생산이 비극 자초 - 중국의 위험한 발상, “글로벌 산업 붕괴에 개의치 않는다” - 시진핑의 오판, “중국내 수요 증대 없인 회복도 없다!”
  • 기사등록 2024-08-25 04: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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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 띄우려 공장 풀가동, 과잉생산이 비극 자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경기 회복을 위해 제조업에 올인하면서 생산량 상당 부분을 수출하는 전략을 채택했지만 지나친 생산과잉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경기 진작 총력전이 오히려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심지어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화를 자초하게 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자 지면에서 “중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제조업에 지원을 쏟아부으며 과잉생산이 심해짐에 따라 무역전쟁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WSJ은 이어 “시진핑 주석이 국가 주도로 수십억 달러 규모 보조금과 신용을 투입해서 제조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중국 경제가 제조업과 건설업 의존 구조에서 탈피하고 국내 소비를 키워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권고와는 다른 방향이었다”고 짚었다. 문제는 시진핑 주석의 잘못된 경제정책 방향이 지금 중국 경제의 수많은 문제들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등 산업계 대출은 2021년 말 이후 63% 증가했지만,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은 급감했다. 또한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에 따르면 선전·상하이 거래소 상장 기업들이 지난해 신고한 정부 보조금은 330억달러로 2019년 대비 23% 증가했다.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받은 보조금은 7억9천만달러로 전년의 두 배였다.


이와 관련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중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4.9%를 산업 육성에 지출하는데, 이는 미국, 독일, 일본의 몇 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정부가 앞장서서 제조업에 보조금을 지원해주다보니 제조업 공장이 계속 돌아가면서 자동차, 철강, 화학제품 등은 더 많이 생산되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한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1분기 산업생산은 2021년 말 부동산 위기가 심각했던 당시보다 8% 많았다.


문제는 그러한 생산이 국내 수요를 훨씬 넘어설 정도로 과잉 생산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자동차의 경우만 봐도 중국의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2천200만대인데 생산 능력은 약 4천만대로 확대됐다.


태양광 역시 지난해 국내 태양광 전지 생산 필요량이 220기가와트였는데 올해 생산 계획은 750기가와트다. 그렇다면 올해 중국내 소비 수요보다 무려 3.4배가 넘는 과잉생산을 하게 된다.


비닐봉지, 장난감 등에 쓰이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의 기초 화학제품도 중국산이 올해 세계 신규 공급의 8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수요보다 훨씬 더많은 생산이 이루어지다 보니 중국내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제품 가격은 19개월간 하락 중이다.


철강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생산량이 늘었다. 지난해 중국의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36% 뛰었다.


[무역전쟁 부른 중국의 과잉생산]


WSJ은 “중국이 이렇게 과잉생산된 제품들을 전 세계에 값싼 가격으로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게 되면서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압박을 받게 되었고, 급기야 자국 산업 붕괴를 우려한 여러 나라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매사추세츠의 스타트업인 CubicPV는 태양광 패널의 첨단 부품인 실리콘 웨이퍼에 배팅하기로 하면서 2022년 말 14억달러 규모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올해 초 중국이 저가의 제품들을 대거 수출하면서 시장이 왜곡되자 이 회사는 결국 공장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


그 사이 중국이 실리콘 웨이퍼 생산량을 거의 두 배로 늘리고 이 중 일부 물량이 해외로 나가면서 세계적으로 가격이 70% 떨어졌다.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웨이퍼 가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면서 중국의 기업도 손해보고 또한 미국의 공장도 문을 닫게 만드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칠레의 철강 제조업체인 CAP는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쏟아져 들어오자 버티지 못하고 이달 제철소 무기한 폐쇄를 결정했다. CAP는 관세율이 올라가도 가격으로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CAP의 공장 폐쇄로 약 2,2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었다.


이와 관련해 WSJ은 “중국 경제의 약세에 대한 해결책으로 시진핑 주석은 생산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심지어 과잉생산이 될 지경에 이르렀고, 이러한 시진핑식 처방은 결국 전 세계 기업들을 압박하게 되었고, 이는 결국 글로벌 무역전쟁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과잉생산에 따른 피해를 가장 적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산 제품의 과잉생산과 밀어내기식 수출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한화큐셀은 월 수백만달러 손실을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유럽에서도 중국산 전기차 수입 여파로 자동차 업계 일자리가 1만개 이상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럽연합(EU)도 최근 수입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유럽만 아니라 여러 글로벌 국가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국 산업들이 붕괴될 수도 있어서다.


미국은 연초에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 전기차, 태양전지 등에 관세율을 높였다. 튀르키예도 전기차, 파키스탄은 문구류와 고무에 관세를 더 부과했다. 인도는 중국 안료와 화학물질 등에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고 일본은 전극을 조사하고 있다. 영국은 굴삭기와 바이오디젤, 아르헨티나와 베트남은 전자레인지와 풍력 타워를 조사하고 있다.


WSJ은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해 “과거엔 자국 기업들이 저렴한 중국산 부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국가는 중국의 과잉 생산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위험한 발상, “글로벌 산업 붕괴에 개의치 않는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이러한 중국의 과잉생산 후유증에 대한 중국의 태도다. WSJ은 “중국이 과잉생산을 통해 밀어내기식 수출을 강행하는 이면에는 제조업에 투자를 하면 할수록 중국의 경제 활력이 회복될 것이고 산업회복력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중국의 전략으로 인해 중국의 미래를 위협할 정도로 국제적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중국 경제 회복이 더 우선이라는 매우 대담하고도 위험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짚었다.


그러다보니 중국은 예전과 다르게 서방의 불만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한마디로 글로벌 무역에 미치는 악영향과 후유증은 나 몰라라 하면서 막무가내로 중국의 생산만 신경쓰고 독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지금 시진핑은 중국의 과잉생산을 통한 수출방식으로 인해 글로벌 제재가 가해지더라도 국내 경제가 계속 돌아갈 수 있도록 포괄적 산업 공급망을 구축해 두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의 오판, “중국내 수요 증대 없인 회복도 없다!”]


그런데 시진핑의 경제 회복전략은 출발부터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많다. 시진핑의 공동부유로부터 비롯된 중국의 부동산 시장 폭락과 붕괴는 중국이 대충 덮고 넘어간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지금 시진핑은 부동산 시장은 아예 덮어두고 태양광을 비롯해 전기차,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등 신중국 경제 회복의 주력산업을 확장해 나가면 부동산 시장으로 인한 경기 위축도 커버하면서 경제성장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는 완전한 오판이다. 중국 경제 회복은 아무리 공장의 생산을 많이 늘린다해도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경제회복의 첫 번째 지름길은 중국내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내수 소비의 확장없이 중국 경제의 활력은 결코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경제의 문제점은 중국내 학자들도 다 인정한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 열린 2024년 경제 어젠다 설정을 위한 중국 지도부의 컨퍼런스에서도 등장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지금 중국 경제의 문제점도 다 알고, 당연히 내수 소비 진작이 기본되어야만 중국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이 모든 것보다 우선되는 것이 ‘산업 생산에 중점을 두라’는 시진핑의 지침이라는 것이다.


시진핑의 이러한 지침은 심지어 미국의 재닛 앨런 재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의 제조업 과잉생산이 글로벌 무역에 가져올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중국의 정책이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그 자리에서도 시진핑은 고집스럽게 산업생산에 중점을 둔 경제정책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의 정책 고문들은 지금 중국 경제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원칙, 곧 시진핑의 기본 생각을 현재로서는 전혀 바꿀 의사가 없다고 보고 있다. 첫째는 중국이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의 심각한 제재에도 국내 경제를 계속 운영할 수 있는 포괄적인 산업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선진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산업 안보는 중국 안정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소위 ‘미국식 소비’를 ‘낭비’로 보는 시진핑의 뿌리깊은 철학적 반대다. 시진핑은 내수 진작을 통해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미국식 경제 개념을 아예 인정하지도 않고 이에 대해 철저하게 부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중국은 약화된 경제를 안정시키고 국내 건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의 관리들은 과잉생산 자체를 아예 부정하고 오히려 중국의 과잉생산이 글로벌 경제에 도움을 준다고 우겨댄다. 값싼 중국산 제품을 세계에 공급하는 것이 글로벌 경제에도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발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우겨대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각국은 2000년대 초에 이미 소위 ‘차이나쇼크’를 경험했기 때문에 더 이상 중국에 농락당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내비치고 있다. 중국이 자국 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결코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국가들의 반중국 움직임이 중국에게는 어떤 결과를 안기게 될까? 중국은 엄청난 과잉 생산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도배하려 할 것이지만 글로벌 국가들이 이를 거부하게 될 것이고 결국 중국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의 산더미에 압사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기 전에 중국은 엄청난 과잉생산을 해서 산업 생산율은 높였지만 그로 인해 아무도 이익을 보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제 현실을 시진핑만 모른다는 것이 지금 중국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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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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