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투자흐름 핵심 지표 돌연 비공개 전환]
중국의 증시에서 글로벌 자금의 유출이 심해지면서 중국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자 중국 당국이 증시 자금의 흐름과 관련된 데이터 공개를 돌연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 증시의 중요한 정보를 아예 차단해 버려 깜깜이 증시로 만들어 버렸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블룸버그는 19일, “2024년 들어 중국 증시에서 글로벌 자금의 순유출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황한 중국 당국이 19일부터 아예 자금의 흐름 공개를 전면 중단했다”면서 “실제로 금년들어 글로벌 펀드는 중국 주식을 순매도해 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연간 증시에서 자금이 순유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글로벌 자금의 해외 유출 상황 공개가 두려운 중국 당국이 이와 관련된 데이터 공개를 중단하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8조 3천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추적할 수 있는 주요 심리 지표를 잃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 주식 투자자들은 투자 심리를 측정할 수 있는 핵심 지표를 알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투자 불안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당연히 자본 유출도 급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글로벌 자금의 흐름에 대해 당국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지난 16일부터 글로벌 자금 순유출 집계가 마이너스로 전환됨에 따라 이와 관련된 통계의 공개도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 당국자들은 증시에서의 변동성을 줄이고 또한 중국 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아닌 장기 지표에 두도록 하기 위해 그러한 극단적 결정을 취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조치 자체가 중국 경제의 불안정성과 중국 투자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확대시키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추후 중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abrdn Asia Ltd의 투자 이사인 신야오 응은 “중국 당국은 증시 데이터가 좋지 않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부 통계의 공개를 중단했다”면서 “중국 당국은 글로벌 자금의 흐름 데이터를 비공개 처리하면서 자본 유출이 증폭되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현재 상황에서 중국 증시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글로벌 자금의 순유입보다 순유출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지난 2016년부터 중국 주식 시장에서 홍콩과의 거래 링크를 통해 구매를 추적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올해 처음으로 연간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증시에서 이렇게 글로벌 자금의 흐름 데이터를 차단하게 되면서 앞으로는 투자자들이 해외 법인이 보유한 금융 자산에 대한 중앙은행의 분기별 보고서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다른 기업들의 동향 파악도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완전히 가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의 CSI 300 지수는 기대했던 실적 회복이 실현되지 않고 정책 지원이 부족해지면서 5월 정점을 찍은 이후 9% 이상 하락했다. CSI 300 지수는 2024년 2.5% 하락하여 4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지 통화 기준으로 일본 토픽스(Topix) 지수와 인도 니프티(Nifty) 50 지수의 약 13% 상승률에 뒤처지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중국의 지방정부기금이 660억 달러를 투입해 성장지수 펀드에 막대한 매수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락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경제 회복의 조짐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고정자산 투자가 예상외로 둔화되고 산업 생산이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반중 분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고, 동시에 중국에게 불리한 무역 조치들이 취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자금은 중국을 피할 이유를 더 많이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로라 왕(Laura Wang)을 비롯한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6일 투자 메모에서 “더 실망스러운 거시경제 지표가 발표되고 정책 완화가 여전히 기대난망이어서 시장 심리가 침체되고 있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며 단기적으로는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블랙홀이 된 중국, 탈중국을 재촉하고 있다!]
중국은 날이 갈수록 데이터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주요 경제 통계에 대한 비공개를 전면 시행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멘붕에 빠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홍콩 상장 기업에 베팅한 것으로 유명한 투자자 소렌 안달은 “컨설팅 및 실사 기업에 대한 급습과 해외 기업이 기업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는 데 직면한 어려움의 증가로 인해 중국이 완전한 투자 정보의 블랙홀로 변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렇게 투자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경제 데이터를 볼 수 없다면 당연히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을 떠날 수밖에 없고 글로벌 자금들 역시 자금을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그래서 소렌 안달도 “중국 당국의 경제 통계에 대한 폐쇄성은 외국 자금의 지속적인 이탈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면서 “결국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 경고한 것이다.
이러한 경고 그대로 중요 경제 통계에 대한 미공개가 글로벌 자금의 유출을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글로벌 자금의 유출을 불러온 문제점을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되려 데이터 비공개의 폭을 넓혔다. 지난 5월에는 거래 링크를 통한 장중 흐름에 대한 데이터 공개도 중단했다.
물론 중국에서의 데이터 투명성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경제나 시장에 유리하지 않은 정보일 경우 설명 없이 일부 통계의 공개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반간첩법이나 국가기밀보호법 등이 강화되면서 경제 등의 주요 통계 비공개는 이제 일상화가 되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의 국가안보 강화 조치는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이 더 이상 중국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세계적 수준? 물정 모르는 지도부]
그런데 우리의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것은 중국 당국이 투자 환경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중국 경제의 비즈니스 환경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리창 총리는 지난 6월 다롄에서 열린 중국판 다보스포럼에서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아닌 기회이며 글로벌 기업들이 마음껏 사업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창 총리는 이어 “중국 시장은 개방되어 있다”면서 “외국기업이 국내 기업과 동등한 경쟁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약속도 꺼내놓았다.
그런데 리창 총리가 공식석상, 그것도 중국판 다보스포럼에서 했던 말들을 되짚어 보면, 중국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이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아주 이상적인 발언들을 쏟아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는 아마도 리창 총리가 중국 경제 현실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아마도 비서진이 써준 원고를 별 생각도 없이 그대로 읽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보인다. 한마디로 전임 리커창 총리가 항상 고민했던 중국 경제의 혁신과 개혁이라는 포인트에 대해 리창 총리는 전혀 고민도 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中 기업심리, 사상 최저로 급락”, 악재 넘쳐나는 중국]
우리 신문은 그동안 중국 경제의 현실에 대해 여러차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국제사회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 중국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해 왔다.
지난 5월 12일에도 “中 기업심리, 사상 최저로 급락, 악재 넘쳐나는 중국”이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2699회)을 통해서도 “유럽연합(EU)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 의향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으며, 이로 인해 중국을 떠나는 기업의 물결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 유입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 보도한 바 있다.
우리 신문은 이 정세분석에서 주중유럽연합상공회의소가 EU 기업 500곳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설문조사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지난해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그러면서 지금의 중국에 대한 투자 환경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보다 더 악화됐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그런데 우리 신문이 이렇게 지적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당국이 중국내 주요 통계들에 대해 철저하게 숨기고 또한 유통 자체를 금지하다시피 하면서 더 이상 중국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으며, 한마디로 반간첩법 등의 압박요인들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신변의 안전을 우려해 중국을 떠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분명한 것은 정보와 투자는 함께 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중국 당국은 우선적으로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정보를 스스로 차단시켜 버린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 당국은 스스로 서방세계와의 디커플링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진핑 3기에 접어들면서 지나치게 국가안보를 강조하는 정책 때문에 중국이라는 사회 전체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중요한 것은 외국인 직접 투자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고, 중국내 기업들의 탈출도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 경제 또한 심각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경제 우선이 아닌 안보 우선의 정책을 중국 당국이 최우선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마디로 경제야 어떻게 되든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의 안위가 최우선 정책임을 말해 준다는 점에서 암담한 중국 경제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 당국은 앞으로도 자본주의의 상식에 전혀 맞지 않는 놀라운 발상들을 꺼내놓게 될 것이고 그럴수록 중국경제는 더 암울해 질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