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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유령도시’가 된 시진핑 신도시, 400조원 공중에 날렸다! - 시진핑의 야심작 슝안 신도시, ‘몽상’이 ‘망상’됐다! - 미래가 없는 도시, 대기업들이 과연 이주해 올까? - 현대판 만리장성 슝안신도시, 시진핑 치적 결코 못된다!
  • 기사등록 2024-08-15 11:54:24
  • 수정 2024-08-15 11: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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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야심작 슝안 신도시, ‘몽상’이 ‘망상’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챙기면서 중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초대형 신도시로 만든 슝안신구(雄安新區)가 4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아직도 ‘유령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승부수이자 야심작인 슝안 신도시가 시진핑 최대의 실패작이 되면서 최고 지도자의 체면도 완전히 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7년 전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베이징을 대체할 야심작으로 슝안신구 프로젝트를 가동했지만 아직도 거리는 텅 비어 있고 시진핑의 꿈은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시진핑은 슝안 신도시를 미래형 사회주의 도시가 될 것이라 말했지만 현실은 값비싼 유령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SCMP에 따르면 슝안신구는 원래 베이징에 대한 인구 압력을 줄이고 주변 허베이성 인근의 거대 항구인 톈진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되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최종 마무리는 2049년이지만 이미 기본 시설들은 사실상 마무리되었으며, 지난 달에 열렸던 주요 경제대책 회의인 제3차 전인대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모건스탠리는 “완공 시점인 2035년까지 2조~2조4000억위안(약 371조~446조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10년 전만 해도 강과 습지가 점점이 흩어져 있는 평원이자 작은 시골 마을이 있던 이곳은 이제 중국의 다른 지역과 물리적, 디지털로 완전히 연결되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약 200개의 국영 기업이 이 도시에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베이징의 여러 대학이 이곳에 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SCMP에 의하면 베이징에서 고속열차로 1시간 거리인 이 슝안 신도시는 현재 사무실 건물, 주거 단지, 대중교통, 학교와 유치원, 상점과 레스토랑 등 도시의 하드웨어는 이미 대부분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이한 것은 중국의 대부분의 주요 도시와 달리 고층 빌딩이나 지하도, 고가도로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모든 건물은 중간 높이이며, 중국 대도시로는 이례적으로 도시의 70% 이상이 공원과 호수와 같은 녹지 공간으로 제공되고 모든 도로에는 자전거 도로가 나란히 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 그동안의 중국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최상의 신도시가 슝안시라는 이름으로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슝안 신도시의 현실은 어떠할까? 일단 등록된 공식 인구는 120만명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그 엄청난 도시에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사실 지난해 여름까지 주거지역은 이미 완공되었기 때문에 중국 최고의 신도시, 그것도 시진핑 주석의 야심작이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미래형 신도시에 사람이 차고 넘쳐나야 할터인데 왜 이렇게 인적이 드문 도시가 되었을까?


SCMP는 “금융 지구와 테크 파크가 예정된 룽둥 지역에서는 거리의 상업 공간 대부분이 비어 있는 채로 기업들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신도시로서 모든 기능이 가동되도록 했고 여건도 다 준비되었는데 실제 거주하거나 회사를 운영하는 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SCMP는 “슝안 신도시가 이렇게 공동화된 가장 큰 이유는 슝안이 아무리 자족기능을 갖춘 새로운 도시이기는 하지만 베이징이라는 수도가 갖는 매력을 슝안 신도시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슝안 신도시에 직장을 갖고 있는 이들조차 주말이면 베이징으로 가서 도시 생활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국영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30대 초반의 건축가 뤄티엔은 “슝안 신도시로 이주하게 된다면 사회적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하고 교육과 보건과 같은 공공 서비스가 오랫동안 베이징에서 제공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수도에서 신도시로 이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 계획가이자 캔버라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인 리처드 후는 “슝안 신도시의 개념이 너무 이상주의적”이라면서 “슝안 신도시가 아무리 시설을 잘 갖춰도 베이징이라는 도시가 갖는 매력을 결코 이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그는 “슝안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것은 상향 이동이지만 베이징에서 슝안으로 이동하는 것은 하향 이동”이라는 말까지 했다. 그러니 사람들이 슝안 신도시로 이주를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슝안 신도시가 갖는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슝안신구에 가려면 고속철 슝안(雄安)역에서 내린 후 도심까지 20㎞를 시내버스를 타고 50여분 정도 더 이동해야 한다. 이는 교통 편의성으로 본다면 아주 낙제점이다. 그러니 슝안신구는 그만의 자족도시가 될 가능성이 많을 뿐, 베이징과 연계한 제2의 수도가 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미래가 없는 도시, 대기업들이 과연 이주해 올까?]


중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강제성이 강하기 때문에 국영기업을 비롯해 주민들까지도 강제로 슝안 신도시로 이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슝안 신도시가 베이징을 대체할 수 있는 도시로 우뚝 서려면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적, 그리고 외교적 위상까지 갖춰져야만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지도부가 베이징을 버리고 슝안 신도시로 옮겨갈 수 있을까? 이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베이징이라는 세계적인 도시를 슝안신도시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를 중국내의 대형 민간기업들을 옮겨와야만 한다. 그러나 민간기업은 이익을 내는 것이 최우선인 생존집단이다. 당연히 민간 대기업들이 베이징이 아닌 슝안 신도시로 옮겨간다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힘들다.


심지어 국영기업마저 활동의 주무대를 베이징이 아닌 슝안으로 옮긴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인다. 지금 슝안 신도시에는 많은 국영기업들이 주소를 두고 있다. 실제로 관영매체들은 많은 기업들이 슝안 신도시로 이전해 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주소만 옮겼지 실제 직원들이 근무하지는 않는다.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 관계자도 “슝안신구로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더더욱 난망인 것은 해외의 민간기업 유치다. SCMP는 “베를린에 본사를 둔 독일 연방 경제개발 및 대외무역협회(BWA)의 이사회 의장인 마이클 슈만이 지난 3월 대표단을 이끌고 슝안 신도시를 방문했다”면서 “슝안은 놀라운 신도시임에는 틀림없지만 외국에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 곧 안보가 최우선이다보니 인터넷 접속 자체가 자유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해외 기업들을 유치한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글로벌과의 상호 연계성’이 너무 부족하다 보니 외자기업들이 슝안이라는 도시로 일부러 들어올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SCMP는 이어 “슝안 신도시가 홍콩처럼 전 세계와 연결되는 도시, 저렴한 주택과 같은 생각을 가진 개척자들을 위한 잠재력이 있는 새로운 도시라면 성장의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간다”고 정리했다.


이뿐 아니다. 슝안 신도시는 중국내 도시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슝안이 최근 수십 년 동안 급속도로 발전한 홍콩 접경의 기술 허브인 선전과 경쟁할 수 있을까? 아마도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만약 그러한 방향으로 간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SCMP는 예상했다.


[현대판 만리장성 슝안신도시, 시진핑 치적 결코 못된다!]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슝안 신도시를 친환경이자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류 발전 역사의 모델 도시'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만의 자화자찬일 뿐이다. 실제로는 시진핑 치적을 위한 계획도시로 ‘현대판 만리장성’ 정도로 취급한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슝안 신도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중국 경제가 영원히 고속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추진했겠지만 지금의 현실은 경제가 역주행하고 있으며, 특히 시진핑 주석의 안보중심 국정운영으로 말미암아 경제활동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서 슝안 신도시는 엄청난 자금만 쏟아붓고 제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슝안 신도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중국내 부동산 경기의 악화다. 그러다보니 슝안신도시의 토지 매각률도 완전 스톱됐다. 중국 당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2022년말까지 토지 매각률은 겨우 10%에 불과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그 이후로 계속 침체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슝안의 토지 매각률이 급상승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다가 슝안 신도시는 부동산 투기 자체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이나 개인 모두 실사용자가 아니라면 토지를 구매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점도 슝안 신도시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결정적인 약점도 하나 있다. 바로 대홍수 피해다. 2022년 7월, 신도시를 관통하는 하천인 융허(永河)강이 범람하면서 도시의 저지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수해 피해가 신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의 저지대까지 확장됐다는 점이다. 당연히 그 피해는 어마어마했다. 그렇다면 슝안 신도시도 수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신도시가 과연 기상이변으로 생길 수 있는 대홍수를 견딜 수 있을까?


그리고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슝안 신도시는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의 야심작이다 보니 시 주석의 운명에 따라 도시도 부침을 거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슝안 신도시가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앞으로도 십수년이 더 걸릴터인데 그때까지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장악하고 버틸 수 있을까? 결론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슝안 신도시의 미래도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되지 않을까? 그것이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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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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