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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결국 러시아군 일부 우크라에서 철수, 처절한 굴욕 맛본 푸틴 - 우크라의 기세에 놀란 러시아, 우크라에서 병력 일부 철수 - 우크라의 러시아 본토 기습, 속임수와 도박이 성공비결 - 러시아 본토 침공 목표는 평화협상 위한 것
  • 기사등록 2024-08-15 05: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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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의 기세에 놀란 러시아, 우크라에서 병력 일부 철수]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주 점령에 충격을 받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에 투입되었던 병력 일부를 철수시키면서 본토 방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사실상 러시아군 편제를 새롭게 한다는 의미여서 이러한 움직임이 앞으로의 전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군대를 철수하고 있으며,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의 거점을 강화하기 위해 지원군을 파견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WSJ은 이어 “미국 정보당국은 이러한 러시아군의 움직임이 주는 의미와 중요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얼마나 많은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면서 “지난 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주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일부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를 미국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4일, 드미트리 리코비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의 말을 빌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에서 일부 부대를 철수시켰다”고 보도했다.


14일 현재까지 전황에 대해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가 현재까지 74개 정착촌을 포함해 1천㎢가 넘는 권역을 통제하에 넣었으며, 일부 병력은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내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땅의 면적이 1천175㎢라는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분석에 비춰보면, 불과 1주일 만에 올들어 빼앗긴 땅 전체에 버금가는 면적을 손에 넣은 셈이다.


한편 쿠르스크주 인접 주인 벨고로드주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인해 주 차원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뱌체슬라프 글래드코프 벨고로드주 주지사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벨고로드 지역의 상황은 매우 어렵고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매일 가해지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집이 파괴되고 민간인들은 다치고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글래드코프 주지사는 이어 “따라서 우리는 오늘 벨고로드 지역 전체에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정부 위원회에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고로드주는 이미 지난 12일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주민 대피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의 러시아 본토 기습, 속임수와 도박이 성공비결]


사실상 푸틴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기습 공격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러시아 본토 기습 작전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는 기밀 유지가 꼽히고 있다”면서 “외국 군대가 러시아 영토를 침략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기습 성공의 키워드는 ‘속임수와 도박’이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급습 전말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22기계화 여단의 드론 대대, 82 공중강습여단, 80 공중강습여단 등은 격전지인 동부전선에 있다가 은밀히 북쪽 러시아 접경지대 도시 수미로 이동했다. 누가 보더라도 새로운 국경 방어선을 구축하려는 의도처럼 보였다. 탄약이 부족한 우크라이나군이 감히 러시아 본토를 침공할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심지어 동맹국인 미국에게도 이번 러시아 본토 기습작전에 대해 통보하지 않았다. 미국은 공격이 시작된지 하루가 지나서야 기습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번 작전을 미국이 반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 아니라 작전이 새어날 것을 염려해 비밀로 붙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전에 투입된 장병들도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몰랐다. NYT는 이와 관련해 “비밀리에 계획된 우크라이나의 침공은 전쟁의 역학 관계를 뒤집고 러시아를 수세에 몰아넣기 위한 대담한 움직임이었으며 일종의 도박이었다”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어 “기습 공격이 진행된 후에도 러시아군은 사태 파악을 정확히 하지 못했다”면서 “허위 정보와 선전이 난무하는 이번 전쟁의 특성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역의 방어선을 쉽게 뚫고 전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핀란드에 본부를 둔 전장 영상 분석 조직인 블랙 버드 그룹의 분석가 파시 파로이넨은 “이것은 현대의 성공적인 작전이 극도로 엄격한 작전 보안 조치와 기만이 필요하다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기습작전과 관련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한 부대가 지난 6일 오후 1시쯤 미국산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몰고 러시아 국경을 넘어갔을 때 러시아군은 반격하지 않았다. 그저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탱크는 커피를 마시고 있는 러시아군 진영을 향해 돌진했으며 그들 모두를 포로로 잡았다.


FT는 이어 “러시아 영토를 급습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모든 작전들이 성공하자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두려움에서 벗어나 흥분상태에 돌입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하루에 5~10km씩 빠르게 진군해 여러 마을, 철도 노선의 일부, 주요 가스 수송 지점을 점령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본토 침공 목표는 평화협상 위한 것]


이번 전투와 관련해 헤오르히 티크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14일, “러시아와는 달리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점령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면서 “러시아가 공정한 평화 회복에 빨리 동의할수록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러시아 본토 공격을 곧바로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티크히 대변인은 이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쿠르스크주를 침공한 것은 모스크바가 돈바스 전선에 추가 지원군을 파견하는 것을 방지하고 러시아의 국경간 공격을 중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진전 상황을 보면 티크히 대변인이 말한 그 목표를 우크라이나군이 제대로 이뤄내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러시아군이 돈바스 등 지역에서 일부 군인들을 철수시키면서 본토 방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러시아의 물류와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침공에 대해 핵물질 탈취라든지 핵 및 에너지 시설 파괴 등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인 미하일로 포돌야크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진격 이후 아무도 러시아의 물류와 인프라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평화협상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그토록 남의 나라와 전쟁을 원했고 또 계속 싸우고자 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러시아에 강제라도 평화를 주려는 것’”이라면서 “푸틴이 평화협상에 나선다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공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앞으로의 관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일부 영토를 점령한 이 엄청난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의 문제다. BBC는 14일, “이미 러시아 일부 영토를 점령한 우크라이나가 이미 푸틴에게 엄청난 충격을 줌과 동시에 러시아인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었기 떄문에 이쯤에서 명예롭게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면서 “우선 우크라이나의 돈바스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 일부를 다른 곳으로 철수시키도록 해야 하며 둘째는 미래의 평화협상에서 협상카드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러시아 영토 점령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이어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적국의 군대가 러시아 영토를 점령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푸틴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푸틴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 지적 그대로 푸틴은 잃어버린 영토 회복을 위해 자신의 분신같은 존재를 쿠르스크 지역으로 파견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군이 그러한 러시아의 총반격을 제대로 버틸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끝까지 성공한다면 러시아 군대를 분산시켜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이번 작전에 치중하느라 기존의 주요 전선에서 허점을 노출하게 되면 더 큰 반격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아직까지 러시아내에 우크라이나의 침공과 관련해 철저하게 보도통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의 푸틴에 대한 압박이 조성되지 않고 있지만 이러한 뉴스는 어차피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푸틴 역시 러시아내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크라이나군 격퇴에 전심을 기울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명예롭게 러시아 본토에서 철수하는 방법을 거론한다. 그러나 그렇게 철수하려면 최소한 러시아측에서 우크라이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뭔가의 언질이라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푸틴의 태도를 보면 전혀 그럴 것 같지가 않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영국의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14일, 은퇴한 호주 장군이자 전략가인 믹 라이언이 제시한 3가지 선택지를 설명했다.


첫째, 현재 점령한 러시아 영토를 계속 지속하는 것이지만 이는 대신 많은 위험이 뒤따를 것으로 봤다. 특히 쿠르스크주를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상당부분 손실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번째 옵션은 우크라이나군이 국경 내부까지 철수하여 군대와 장비를 보존하면서 언제든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안이다.


마지막 세 번째 옵션은 국경과 가까우면서 방어하기 쉬운 지역으로 부분적 철수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방어도 손쉽고 언제든지 다시 공격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러시아도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될 것이다. 현재 이 옵션을 우크라이나 지도부에서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러시아 본토를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세기적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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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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