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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산층의 해외 탈출이 두려운 중국, 여권마저 압수했다! - 공무원, 교사, 학생, 은행원의 해외 여행 전면 금지한 중국 - 중산층 및 사회지도층에 대해 해외여행 금지 내린 중국 - 중산층의 탈중국 여파, 아예 해외여행 중단시킬 수도
  • 기사등록 2024-07-23 11:31:24
  • 수정 2024-07-24 12: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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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교사, 학생, 은행원의 해외 여행 전면 금지한 중국]


중국의 중산층을 비롯한 슈퍼리치들의 해외 탈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름방학을 앞두고 교사 및 학생, 그리고 은행원들의 해외 여행을 전면 금지시켰다. 공무원들은 이미 2년여 전부터 해외 출장 자체가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이들의 해외여행이 중국 탈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지난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관련 당국이 여름 방학을 앞두고 교사, 학생, 은행 직원들에게 여권을 제출하거나 여행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면서 “중국 당국이 이들 특정 계층의 해외여행 제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중국 서부 란저우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받은 통지서는 학급 모니터 요원에게 여권을 소지한 학생의 명단을 작성하여 학교에 제출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WeChat에 게시된 스크린샷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중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한 현에서 6월 25일자로 하달된 통지문은 교육 당국이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학교 공산당 사무소에 여권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안내했다.


여기서 제시된 학교 공산당 위원회에 대해 RFA는 “중국공산당이 대학들을 직접 통제하려는 최신 노력의 일환으로 설치한 새로운 행정 사무소”라고 설명했다.


이번 여행 금지 조치는 2012년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후 시작된 중국인에 대한 일련의 여행 제한 조치 중 가장 최근의 조치로, 코로나19로 인한 3년 동안 강화된 바 있는데 이번에 또다시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명한 중국 시민 기자인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리 선생님은 당신의 선생님이 아니다'(李老師不是伱老師)가 퍼다 나른 해당 통지문은 “당 사무소가 (여권 소지자의) 명단을 만들 것이며 해당 현의 교육 당국 인사부가 정보를 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엑스 계정에는 이와 함께 여권 신청 전 작성하고 고용주가 승인해야 하는 문서 양식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RFA는 “이와 같은 공지들이 잇따르는 것은 해외 유학이나 이민을 떠나려는 교사와 학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19일 자체적으로 웹서핑한 결과 해외여행 제한 규정들이 중국 전역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의 웹사이트에 공개적으로 게시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한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진들에게 내려진 공지에 따르면 현재 보관중인 여권을 7일 이내에 대학 당국에 넘겨야 한다. 또한 저장성 타이저우 대학교의 공지에 따르면, 개인 사정으로 해외 여행을 하고자 하는 교직원은 먼저 인사 부서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상하이체육대학 웹사이트에도 비슷한 공지가 게시되어 있다.


[중산층 및 사회지도층에 대해 해외여행 금지 내린 중국]


RFA는 이러한 사회지도층의 해외 여행 금지와 관련해 “시진핑 정부는 오랫동안 인권 활동가와 변호사, 반체제 인사 등에게 여행 금지 명령을 내려왔으나 '제로 코로나' 기간 3년간 중국 검색 포털에서 이민 방법을 묻는 검색이 급증하면서 여권을 회수하는 관행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RFA는 이어 “소식통들은 팬데믹 제한이 끝났음에도 사실상 여행 금지는 계속되고 있고 이는 교육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광둥성 은행권의 한 직원은 RFA에 “은행 시스템에서 일하는 이는 현재 근무일 기준 최소 출국 열흘 전에 출국 신청을 해야 한다”며 “일정 기간 출국할 수 있는 횟수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RFA는 이어 “어떤 시들은 1년에 한 번만 해외로 출국하게 하고 일부는 두 번 허용한다”며 “기본적으로 그들(당국)은 사람들이 중국을 떠나려는 의지를 꺾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족이 교육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우한시 한 주민은 RFA에 “홍콩 여행을 가려면 여러 단계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현지 교육 당국에 보고돼야 한다”면서 “일부 교사는 이제 여름 방학 동안 자녀를 해외로 데려가는 게 금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RFA에 따르면 우한에 사는 교육계 종사자는 여러 단계를 거쳐 해외 여행 승인을 받아야 하며 심지어 홍콩을 가는 것까지도 허가가 있어야만 가능했다. 실제로 한 교사는 해외 여행을 위해 학교당국, 시 교육청, 마지막으로 시 교육국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겪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전직 교사 출신 인권 활동가 허페이룽은 “(현재 중국에서의) 여행 제한이 가족 전체가 이민하기 전 첫 번째 단계로 자녀들을 해외로 유학 보내는 것을 모색하는 부모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녀를 먼저 해외로 유학 보내는 것이 자산을 옮기고 결국에는 이민하는 매우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산층의 탈중국 여파, 아예 해외여행 중단시킬 수도]


사실 중국의 이민국은 지난 2022년 기자 회견을 통해 여행 서류와 비자에 대한 ‘엄격한 검토’를 발표한 바 있고, 중국 국민에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출국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한편, 국경 경찰은 귀국하는 중국인의 여권을 스크랩하여 무효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금지 조치는 중국 전역에서 일관되게 적용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2022년 말 팬데믹 제한이 종료된 이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중국을 떠났다. 사실상 중국으로부터의 대탈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당황한 중국 당국이 또다시 해외여행 금지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중국에서 사회 엘리트들이나 중산층에 대해 사실상의 해외 여행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주목을 받는 대상중 하나가 은행에 다니는 직장인들이다. 이들은 중국내에서 최고의 엘리트층에 속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권 종사자들은 최소 출국 10일 전에 꼼꼼한 해외여행 심사를 받아야 하며 해외 출국 기간과 횟수도 제한을 받고 있다. 분명한 것은 기본적으로 아예 출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자본의 대거 탈출, 수많은 백만장자들이 미국으로 이주]


그런데 중국 당국이 이렇게 중산층을 포함해 사회 지도층들의 탈중국에 대해 두려워하면서 사실상 해외 여행까지 가로막고 나선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탈출하고 있어서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지난 6월 18일, “중국의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상태로 올해에만 15,200명 정도 중국을 이탈할 것으로 보여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충격을 준 바 있다.


닛케이는 이어 투자 이민 회사인 Henley & Partners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경제 궤도에 대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중국을 떠나기로 결정한 많은 중국 백만장자들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요인”이라면서 “이들 대부분이 중국의 국제적 라이벌인 미국이 가장 큰 목적지로 꼽혔다”고 밝혔다.


닛케이에 따르면 작년에 중국은 13,800명의 고액 자산가가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로 출국했는데 여기서 고액자산가란 자산이 100만 달러(13억 8560만원) 이상인 개인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헨리앤파트너스는 “이민자들이 얼마나 많은 자산을 가져갔는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경험상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동하는 고액자산가는 3천만 달러(416억원)에서 10억 달러(1조 3882억원) 사이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고액 자산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 끝나면서 해외 여행이 자유화되자마자 곧바로 자산을 해외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민도 동시에 진행한 것이다.


닛케이에 의하면 일본으로 이주하는 중국인들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이 아름다운 공공 정원과 골프장 등 매우 매력적이며, 세계 평화 지수에 따르면 일본은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과 상당히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민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한때는 중국인들이 싱가포르로 많이 이주를 했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다. 최근들어 싱가포르 당국이 새롭게 이주해 오는 중국인들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또 중국인들에 의한 자금 세탁 스캔들이 터지면서 중국인들이 시민권을 취득하는 방편이었던 패밀리오피스 허가도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의 자본유출도 심각하다. 홍콩이 사실상 중국화되면서 지난해에만 약 500명 정도의 고액 자산가들이 홍콩을 떠났다. 헨리 앤 파트너스는 올해도 이러한 추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다른 나라로 떠나는 중국 부자들이 많아지면서 취약한 중국 경제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한 중국 당국이 중국내 자본 유출도 막고 동시에 사회 엘리트들의 탈중국도 막기 위해 해외 여행 금지 등의 특단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중국은 해외여행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나라로 추락하고 있다. 이것이 시진핑이 추구하는 ‘중국식 현대화’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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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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