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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내부 대혼선, 시진핑 개혁노선 두고 낯 뜨거운 이견 노출 - 中 3중전회 계기 '개혁가 시진핑' 띄운 신화통신 논평 삭제 - 시진핑식 개혁이란 ‘독재 강화’를 의미 - 중국내 사회 불안은 높지만 시진핑이 개혁할 가능성 없다!
  • 기사등록 2024-07-19 11:46:43
  • 수정 2024-07-19 12: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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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중전회 계기 '개혁가 시진핑' 띄운 신화통신 논평 삭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개막을 맞아 시진핑 국가주석을 '덩샤오핑에 이은 탁월한 개혁가'라고 지칭한 1만자 분량의 글을 게재했지만 돌연 삭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신화사 통신이 중국에서 갖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이는 유례가 없는 일로 중국의 권력 내부에서 시진핑 주석의 노선을 두고 심각한 갈등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3중전회를 맞아 지난 15일 장편 논평 '개혁가 시진핑(改革家习近平)'을 게재했지만 돌연 삭제하고 비공개 처리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중국 매체들은 신화통신 논평이 발표된 뒤 앞다퉈 전문을 그대로 실었으나 현재는 홍콩 문회보 정도를 제외하면 이 글을 찾아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 기사에서 “시진핑은 덩샤오핑에 이어 또 다른 뛰어난 개혁가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시진핑 통치의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개혁의 시기이며 다양한 기회와 도전에 직면한 지금이 새로운 개혁의 속도를 높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을 1978년 개혁·개방으로 노선 전환을 이끈 덩샤오핑에 비견한 것이다.


신화통신의 특집 기사는 이어 “시 주석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사업을 계승·발전시켜 개혁의 신시대를 열었고, 그건 바로 '시진핑식 개혁'이라는 점에서 개혁가로 호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그러면서 “덩샤오핑이 1978년 공산당 중앙위원회 11기 3중전회를 통해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의 새 시대를 열었다면, 시 주석이 주도한 2013년 18기 3중전회 역시 기념비적 의미를 갖는다”고 추켜세웠다.


중국 관영매체가 시 주석을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 주석은 2012년 당 총서기로 집권에 성공한 뒤로 꾸준히 권력을 강화해왔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14년 그를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신(新)설계사'라 지칭하며 정치적 권위를 세운 바 있다.


이에 대해 홍콩 명보는 “관영매체가 시 주석을 '개혁가'로 칭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짚었다.


[전례없는 신화통신 기사의 돌연 삭제, 정치적 배경 있나?]


이러한 신화통신의 특집 기사가 돌연 삭제된 것과 관련해 밍쥐정(明居正) 대만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오전 대만 국책연구원 좌담회에서 “신화사(신화통신)가 발표한 '개혁가 시진핑'이 삭제됐는데, 이는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라며 “신화사가 무엇을 내놓은 뒤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이 그것을 삭제하도록 명령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RFA도 미국에 거주하는 경제학자 청샤오농의 견해를 인용해 “시진핑 주석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된 내용들이 담겨 있어 역효과가 날 것을 우려해 삭제하도록 명령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중국 경제 현실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시진핑 주석을 마치 경제개혁에 성공한 사람처럼 띄운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급기야 기사 철회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 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렇다면 신화통신의 특집 기사가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일까? 사실 중국 공산당이 3중전회를 실시하면서 관영 언론들은 “전면적인 방식으로 개혁을 더욱 심화시키고 중국식 현대화 문제를 진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당은 개혁개방의 기치를 흔들림없이 들고 있다”고 거듭 홍보를 해 왔다.


이런 가운데 신화통신은 17일 “3중전회에서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할 데 관한 몇 가지 주요 문제에 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시진핑 총서기는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면서 “오늘날 관련 개혁 목표와 과제는 대체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의 개혁호는 계속해서 파도를 헤치고 전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도 17일자 1면에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하기 위한 강력한 이념적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전면적 개혁 심화의 폭과 깊이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당의 개혁 지도력을 강화해야 하고, 특히 서구의 이론과 견해를 모방하거나 응용하지 않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확고히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흐름을 본다면 신화통신의 특집 기사 ‘개혁가 시진핑’은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원래 관영 언론이란 것이 공산당의 흐름을 앞에 서서 나팔을 불고 선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3중전회에서 소위 ‘개혁’이라는 단어를 수시로 사용하면서 지금 중국이 중국식 개혁의 길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길이 분명히 옳은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신화통신은 당연히 그러한 개혁의 선장이 바로 시진핑 주석이고, 그래서 ‘개혁가 시진핑’이라는 타이틀로 시진핑을 본격적으로 우상화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신화통신의 바람잡이용 특집 기사는 누가 보더라도 지나쳤다. 우선 시진핑을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과 비교했다는 것 자체가 어떤 중국인이 보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다.


우리 신문도 여러차례 논평한 바 있지만 시진핑은 국가안보를 내세우면서 덩샤오핑이 열어왔던 개혁개방을 후퇴시켰다. 시진핑 스스로도 그랬고 이번 3중전회에서도 소위 ‘자력갱생’이란 단어를 함부로 쓸 정도로 개혁개방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이와 관련해 프린스턴 중국 연구소의 천쿠이데 회장은 RFA에 “시진핑의 소위 ‘개혁’은 실제로 ‘반 개혁’”이라면서 “시진핑은 철저하게 국진민퇴(國進民退)를 내세우면서 공산당이 중국의 경제를 이끌도록 한 것 자체가 개혁개방과는 정반대의 길로 간 것”이라고 통박했다.


천쿠이데 회장은 이어 “시진핑은 중국 인민을 지키는 정책이 아니라 오직 공산당을 지키기 위한 정책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이렇게 간다면 중국의 모든 정책들은 마오쩌둥 시대로 퇴보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천쿠이데 회장은 또한 “시진핑은 중국의 문제는 중국인 스스로가 답을 찾아야 한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통치와 경제발전이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는 시진핑의 철저한 착각”이라 혹평했다.


천쿠이데 회장은 그러면서 “중국은 소위 개혁개방을 통해 얻은 경제적 이득은 근본적으로 중국이 자본주의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며 서구 국가의 시장경제 사상을 받아들인 결과지만 시진핑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진핑이 공산주의 이념을 고집하는 한 중국 경제는 살아날 수 없다”고 단정했다.


[시진핑식 개혁이란 ‘독재 강화’를 의미]


그렇다면 시진핑이 말하는 개혁이란 무슨 의미일까? 이에 대해 청샤오농은 RFA에 “시진핑의 생각에 ‘시진핑식 개혁’이란 독재를 강화하는 것을 뜻한다”면서 “신화통신이 지난 7월 9일, '올바른 길을 따라 개혁의 전면적 심화를 추진 - 새로운 사상이 개혁 개방의 새 시대를 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개혁은 방향의 변화가 아니며 변화는 색깔의 변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는 것 자체가 이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샤오농은 “이러한 시진핑의 개혁 개념은 중국 인민들이 생각하는 개혁의 개념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청샤오농은 “중국 경제나 사회 전체가 낡고 위험한 집과 같다”며, “시진핑은 후야오방과 자오쯔양이 닦은 중국 개혁개방의 기초를 공산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보고 이제 이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짚었다.


이런 관점에서 사실 이번 3중전회는 '개혁이 없는' 이른바 '개혁 회의'이며, 이와 관련된 조치들은 모두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공산당 강화 방안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내 사회 불안은 높지만 시진핑이 개혁할 가능성 없다!]


상하이 푸단대학과 웹사이트 베이리베이리(北里北里)가 매년 발표하는 '중국 젊은 인터넷 사용자의 사회 심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젊은 네티즌의 49.4%가 자신의 일자리와 미래 문제에 대해 불안해했으며, 1년 후 그 비율은 77.1%로 높아졌다. 이 속도라면 지금쯤이면 그 비율이 95% 이상으로 높아졌을 것이다.


또한 2021년에 젊은 네티즌의 27%는 사회경제적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2022년에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동조하는 사람의 수가 44%까지 증가했다. 지금쯤이면 '이들의 비율은 이미 3분의 2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청샤오농은 “이러한 수치는 중국 사회 전체의 실망감과 불안감이 극도로 심각해졌으며, 경제 시스템과 사회 구조를 '재건'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청샤오농은 그러면서 “시진핑이 중국을 재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중국을 살리려면 시진핑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포함되기 때문에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런데 시진핑이 덩샤오핑에 이은 또 하나의 탁월한 개혁가라는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이런 관점에서 신화통신의 ‘개혁가 시진핑’이라는 특집 기사를 철회했다는 것은 자신들이 봐도 사실 낯이 뜨겁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고, 중국 인민들을 너무나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는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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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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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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