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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돈 펑펑 쓴 중국, 숨겨져 있던 국가부채에 발목 잡혔다! - 빚으로 성장했던 중국, 국가부채 위기 맞았다! - 중국에 다가오는 금융 위기, 중앙정부가 자초했다! - 무계획적 경제 발전 욕망이 빚은 비극
  • 기사등록 2024-07-16 04: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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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성장했던 중국, 국가부채 위기 맞았다!]


중국이 그동안 고도성장을 해 온 배경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빚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니까 빚내서 일단 성장을 하기는 했는데, 이젠 그때 쏟아부었던 부채 때문에 완전히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11조 달러(1경 5210조원)에 달하는 장부 외 부채, 그러니까 숨겨진 부채를 활용해 산업 지구, 리조트, 대중교통 시스템, 주택 프로젝트 등을 건설했는데, 문제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상당수 실패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중국 광시성 남부지역 류저우 시의 예를 들면서 2019년 초만 해도 경제 번영이라는 화두로 인해 도시 전체가 자신감이 넘쳐 있었는데 그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수조 달러의 비공식 부채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류저우 시는 국영 금융 그룹이 토지를 매입해 호텔과 놀이공원을 개장했고, 또한 새로운 산업 지구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렇게 화려하게 도시를 치장했지만 문제는 이러한 초호화 시설들이 돈을 벌어다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투자 실패를 한 것이다. 지금 이 시가지는 황량하고 아파트나 건물들은 텅텅 비어 있다. 이로 인해 지방정부는 사실상 파산상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황당한 도시개발이 이루어진 배경에는 지방 정부를 대신해 돈을 빌려 경제적 수익이 거의 없는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 복잡한 국유 자금 조달 수단이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땅 장사는 돈이 되었기 때문에 지방정부로부터 땅을 불하받아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수익으로 또다른 사업을 확장해 갔었는데, 정작 3년여 전부터 부동산 산업이 곤두박질 치면서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학자들은 현재 중국의 장부 외 부채 규모가 중국 중앙정부 부채의 약 2배인 7조 달러(9678조원)에서 11조 달러(1경 5210조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것은 이러한 장부외 부채 규모를 중앙정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이들 부채 중 8000억 달러(1조 1062조원) 정도가 당장 채무 불이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 숨겨진 부채의 일부가 채무 불이행 단계에 들어선다면 당장 중앙정부가 구제금융을 통해 일시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숨겨진 부채, 곧 중앙정부의 승인도 없었던 비정상적 차입을 묵인하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부실하게 자금을 조달했던 기관이 파산하게 된다면 중국의 금융기관이 고스란히 손실을 입게 되면서 잠재적으로 경제성장에 방해가 될 수도 있고 신용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것이 딜레마다.


시진핑 정부도 뒤늦게서야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뾰쪽한 수가 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들이 중국 경제의 앞날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예를 든 류저우 시는 숨겨진 부채의 심각성이 노출되면서 시장은 즉각 해임되었고 권력 남용 및 기타 범죄 혐의로 기소가 되었다. 그리고 당시 경제발전 계획으로 세웠던 경전철 사업도 중단되었고 여러 사업들도 공사를 진행하다가 모두 스톱됐다. 지금 류저우시는 공사를 하다가 중단한 흔적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엄청난 예산 낭비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류저우시에만 해당된 게 아니다. 다른 수많은 도시들도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들의 도시가 번영하고 있다는 선전을 했지만 이젠 그러한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스스로 폐기하고 있다. 도저히 살릴 가망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피치는 지방 정부가 부채를 제대로 갚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이유로 중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정치와 금융 시스템을 연구하는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빅터 시 교수는 “심판의 순간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중국에 다가오는 금융 위기, 중앙정부가 자초했다!]


WSJ에 따르면 지방 부채 딜레마는 중국 도시의 재정 조달 방식에 근본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의 자금줄을 통제하고 지방정부 채권에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들이 자율적으로 경제성장을 촉진하기를 바란다. 한마디로 돈을 별로 주지 않으면서 알아서 고도 성장을 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정부들은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 뭔가 대단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에게 보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의 예산이 없어도 뭔가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하수도나 도로 등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국유법인을 통해 LGFV로 알려진 부채를 떠안을 수 있었다.


이 LGFV는 공식적으로 지방정부의 회계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정한 차입 한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얼마든지 자금을 끌어 당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중앙정부에 보고할 의무도 없었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지도자들이 마치 쌈짓돈 쓰듯 마음껏 자금을 끌어 당겨 이를 도로나 고속철도, 그리고 여타 기반시설에 투자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조금 눈이 먼듯한 자금에는 반드시 부패가 따라오도록 되어 있다. 또한 지방도시 책임자의 만용도 곁들여지면서 세밀한 계획도 없이 마구잡이로 개발사업들에 자금을 쏟아 부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한 프로젝트들이 다 성공했다면 지금의 지방정부 부채 문제도 언급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구이저우 지역의 도시인 리우판수이(瑞疆水)는 일 년에 두 달도 채 눈이 내리지 않는 산에 스키장을 건설하는 등 23개의 관광 프로젝트를 위해 6개의 LGFV를 설립했는데, 관광 활성화를 위해 비수기에도 휴양지로 개방했다. 그런데 국영 언론에 의하면 23개의 도시 사업 중 16개가 수익성이 거의 없는 '저효율' 프로젝트라고 보도했다.


인근 윈난성에 있는 또 다른 LGFV는 ‘예술적 주거 공간’을 포함한 프로젝트를 건설하기 위해 84억 달러(11조 6200억원)의 빚을 지기도 했다. 그런데 주택이 완공되었음에도 그곳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는 2021년에 말 그대로 1달러도 안되는 금액에 같은 성의 다른 LGFV에 매각되었다. 엄청난 적자를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 기업인 로디움 그룹은 “작년에 검토한 약 2,900개의 LGFV 중 5분의 1만이 단기 부채와 이자 지급을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약 80%의 LGFV는 돈 먹는 하마가 되어 중국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문제는 현금 보유액이 거의 없는 도산 직전의 LGFV는 지방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거나 계속 차입을 통해 사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에 따르면 LGFV의 연간 지출 중 80~90%가 신규 자금 조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LGFV는 때때로 서로의 부채를 보증하기도 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부채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마치 안전한 듯 눈속임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심각한 비정상적 투자들도 횡행한다.


류저우에서는 2022년에 한 LGFV가 13개의 다른 국유기업으로부터 보증을 받아 채무 불이행 시 모든 기업이 책임을 져야 했다. 일부는 주소를 공유하거나 유사한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다. 류저우 도시투자건설개발이라는 금융 기관은 류저우 도시건설투자개발에 9,900만 달러의 채무 보증을 제공했다. 다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 당장 파산을 막는데 급급했던 것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LGFV의 차입은 부채가 커짐에 따라 더욱 공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몸집만 키운 셈인데 이는 결국 부채의 확장이라는 그야말로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정작 이런 일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조차도 LGFV의 생리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숨겨진 부채들은 더욱 확장되었고, 이들 부채들은 결국 고스란히 지방정부에 부담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무계획적 경제 발전 욕망이 빚은 비극]


앞서 설명했던 류저우는 중국의 제조 허브인 진주강 삼각주에서 무려 250마일(400km)이나 떨어진 외딴 지역이었다. 인구가 420만명이기는 했지만 거리상 당연히 기업 유치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저우 시장은 베이징 당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및 전기자동차 강국으로 만들려는 계획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류저우시는 허름한 마을을 대대적으로 개조하기 위해 광시 류저우 동청 투자 개발 그룹이라는 LGFV를 지정하여 국영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채권을 매각하여 프로젝트 비용을 지불하도록 했다.


그렇게 대단하게 시작한 류저우의 지금 상황은 어떨까? 재무 정보를 공개한 류저우의 9개 금융 기관은 모두 현금 부족 상태이며, 보유 현금이 총 자산의 5% 미만을 차지한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Wind에 따르면 2023년 말, 이들 금융기관의 총 부채는 약 290억 달러에 달한다. 이 도시의 공식 부채는 약 120억 달러였다. 한마디로 망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는 이미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섰다. 그렇다고 중앙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줄 능력도 안 되고 또 그렇게 하기도 곤란한 점들이 한 둘 아니다. 그렇게 중앙과 지방 정부가 서로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이 와중에도 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이 빚들로 말미암아 중국 경제가 제대로 가는 길도 막아버리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의 고도성장이라는 ‘빛 좋은 개 살구’ 뒤에 엄청난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아마도 시진핑도, 중국 공산당도 아무런 대책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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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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