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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결국 싼샤댐 방류 시작, 재앙적 수해 닥친 중국 - 中 싼샤댐 올해 방류 시작, 중하류 홍수 피해 커질 듯 - 규모부터 남다른 중국의 홍수 상황, 결국 인재였다 - 기부금도 줄어든 중국, 경직된 사회분위기 탓?
  • 기사등록 2024-07-13 05:01:50
  • 수정 2024-07-13 05: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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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싼샤댐 올해 방류 시작, 중하류 홍수 피해 커질 듯]


중국의 젖줄인 양쯔강(장강) 하류를 비롯해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양쯔강 상류마저 수위가 높아지면서 결국 세계 최대 수력발전용 댐인 싼샤댐이 올해 처음으로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중하류 지역의 수위도 높아질 뿐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폭우가 더해지면서 피해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력부 창장수력위원회(水利部长江水利委员会)는 10일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각)와 6시 싼샤댐의 23개 홍수 방류 수문 가운데 한 개를 열어 물을 방출하기 시작했고, 이는 올해 첫 방류”라고 밝혔다. 일단 이날 수문 개방으로 유출량은 초당 2만2700㎥에서 3만1000㎥로 늘었다.


싼샤댐이 하류에 이미 홍수가 생겨났고 피해가 막심함에도 이날 수문을 개방하게 된 것은 양쯔강 상류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초당 4만5000㎥의 홍수 물마루(洪峰)가 12일 전후해 싼샤댐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창장수력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10일 오전 8시 기준 싼샤댐 수위는 159.9m를 기록했는데 이는 예년 평균보다 15m 높은 수치다. 싼샤댐의 수위가 이렇게 높음에도 그동안 방류를 하지 않은 것은 지난달 18일 양쯔강 중하류 지역에 폭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하류 지역에 추가 범람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싼샤댐이 수량조절을 하면서 막아 두었기 떄문이다.


이로 인해 장마철 진입 이후 싼샤댐은 83억4000만㎥ 물을 저장해 중하류 지역의 홍수 부담을 덜어줬다고 밝혔다. 이런 저수 조치는 둥팅호 제방 복구 작업을 진행하는데도 도움을 줬다고 창장수력위원회는 부연했다.


[규모부터 남다른 중국의 홍수 상황, 결국 인재였다!]


싼샤댐이 이렇게 방류를 시작했다는 것은 양쯔강의 상류에 그만큼 비가 많이 내렸다는 것이고 덩달아 하류까지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지역이 양쯔강의 지류인 후난성 웨양시 화룽현의 둥팅호이다. 둥팅호는 중국에서 두 번쨰로 큰 호수다.


전체 약 20km의 둑을 가지고 있는 둥팅호가 지난 5일 불과 10여m 정도 붕괴되면서 문제가 생겼는데 이후 대처를 잘못해 붕괴 폭이 무려 226m로 늘어나면서 피해는 엄청나게 확대됐다. 이로인해 5m 깊이로 47.64㎢의 농지와 마을이 잠겨 버렸다. 인근 주민 약 6천여 명도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런데 둥팅호의 수해가 이렇게 중국인들의 입에 회자되는 것은 이번 수해 자체가 완전 인재에 해당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둥팅호 제방이 무너지기 일주일전부터 이미 위험 수위에 올라 왔음에도 당국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비상 모래주머니조차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제방이 터지면서 허겁지겁 응급조치를 했지만 그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되면서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실제로 둥팅호의 제방이 붕괴되자 당국은 제방사이로 아예 트럭을 통째로 빠뜨려 막아보려 했다. 그러나 화물칸에 실렸던 모래는 급류에 휩쓸려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이렇게 수장된 트럭만 18대, 그리고 준설선 2척도 가세해 흙을 뿌려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이러한 대응조치들이 오히려 제방의 기반을 흔들면서 붕괴를 더 확대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사실 둥팅호의 제방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은 지난 5일 오후 4시쯤으로 그때 모래주머니만 있었더라도 얼마든지 제방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던 것이 이렇게 엄청난 재앙으로 번져간 것이다. 그래서 이번 둥팅호 제방붕괴를 인재라고 말하는 것이다.


충칭에서도 심각한 수해가 발생했다. 충칭시 뎬장현 홍수통제 및 재해구호본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폭우로 인한 홍수로 이날 오후 1시 50분 현재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저우 시의 수해 피해도 심각하다. 특히 정저우의 진수이(金水)강은 불과 5개월 전에 25억 위안(4731억원)을 들여 둑 보강 공사를 마무리했는데 이번 홍수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로인해 당연히 부실공사 의혹이 일었다. 허투루 돈을 썼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지 주민들에 의하면 “그 엄청난 돈을 들여 제방 보강 공사를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예쁘게 만들기 위한 타일 공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빗물을 배수하는 파이프도 없었고 홍수 조절 및 배수 역할을 수행하지 않아 비가 많이 올 때마다 정저우 동부 저지대의 도로가 강처럼 변했는데 그러한 공사는 전혀 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그러면서 어느 누구의 감독도 없이 막대한 돈이 투입된다면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저우 수해 사건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시사 평론가 왕젠은 “이번 사건은 정부가 사회 감독을 받아들이지 않는 독재 정권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인프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규제를 받지 않게 되면 부패가 생겨나게 되고 이는 당연히 프로젝트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왕젠의 주장 그대로 중국에서는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는 공공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이를 감시할 언론이나 시민단체가 전무하기 때문에 당연히 부패가 틈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공연하게 프로젝트 자금의 20~30%는 부패자금으로 흘러간다고 말들 한다.


이런 식으로 중국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하면서 상당한 피해의 대부분이 인재와 부패로 인한 것이었다는 점이 드러나자 사람들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부의 재난 예방 및 대응 능력과 대응 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미국의소리(VOA)는 11일(현지시간), “일부 네티즌들은 과거 중국 지도자들이 재난 현장에 직접 가서 조사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현재 지도자들은 너무 높고 막강해서 현장에 가지도 않고 '과시'만 한다”면서 “‘시진핑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개사된 노래가 SNS를 달구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중국 인민들의 곤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프리카에 가서 돈이나 퍼주는 시진핑을 조롱한 내용이 담긴 이 노래가 SNS에서 예상치 못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중국 곳곳에서 상상도 못할 폭우로 인한 피해는 여러 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관영 CCTV도 이를 속보로 보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시진핑을 비롯한 고위 지도부가 방문해 피해를 살피고 피해 주민을 격려했다는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과거 리커창 총리는 충칭의 홍수 피해 장소로 날아가 장화를 신고 현장을 누볐던 것과는 완전 대조적이다.


[기부금도 줄어든 중국, 경직된 사회분위기 탓?]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이렇게 중국 곳곳에서 수해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재산 피해도 극심하지만 중국내 사회기부금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관영 CCTV는 9일, 재무부와 수자원부가 후난성등 12개성과 자치구를 지원하기 위해 중앙재정재해기금 8억 4800만 위안(1605억원)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 지원은 예년에 비해 상당히 규모가 작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지방에서는 시민들의 재난기부금을 받고 있지만 동의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이와 관련해 RFA는 ”시민들이 기부할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지방정부를 통해 하기보다는 일대일로 직접 하기를 원한다“면서 ”정부에 기부하면 어떻게 쓰여질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의 일부 자선단체들은 최근들어 사회적 기부금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심지어 구조대 지원도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기부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소위 IT기업들의 기부가 급격히 줄어든 탓도 큰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러한 사회적 기류는 중국 내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것과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회적 기부와 관련된 조직인 딥 파이낸스 라인(Deep Finance Line)은 ”지난 1998년 장강 홍수와 2008년 웬추안 지진때는 수십억, 또는 수백억 위안의 기부가 이루어졌지만 올해 수해에는 그러한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만큼 지금의 중국 사회가 팍팍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RFA는 한 민간기업가의 말을 빌어 ”이유는 명백하다“면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해고되고 실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RFA는 또 ”외국의 기업들과 자본이 중국을 떠난 것도 이러한 기부금 급감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그 전에는 외국계 기업들이 앞장서서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RFA는 또 ”중국 정부가 사회단체 등 비정부기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것도 기부금 급감과 직결되어 있다“면서 ”지금 중국의 사회 분위기는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어 기부 문화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총체적 난국이다. 엄청난 재해가 발생한 그 배경에는 공무원의 무능과 부패가 숨겨져 있고 또한 자선단체까지 공안부가 직접 관리하면서 사회 분위기를 경직시키고 있으니 원활하게 돌아갈 리가 없다. 이렇게 빡빡한 중국에 수해는 어김없이 찾아 왔고 또 싼샤댐 방류라는 엄청난 뉴스까지 타전되고 있다. 그저 더 큰 피해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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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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