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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극단주의 세력 공격에 또 당했다!, 무너진 러시아 정보망 - 러 남부 다게스탄 동시다발 테러, “전혀 대응 못해” - 극단주의 세력에 무너진 러시아, 취약성 드러났다! - 러시아 정보망 전혀 가동 못해, 인지 실패 또 드러나
  • 기사등록 2024-06-25 11: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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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남부 다게스탄 동시다발 테러, “전혀 대응 못해”]


러시아가 또다시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공격을 당했다. 지난 3월 100명 넘는 사상자를 낸 수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이후 3개월 만에 러시아 본토 내에서 동시 다발 테러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충격에 빠졌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24일, “전날 저녁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마하치칼라와 데르벤트 지역에서 괴한들이 유대교 회당과 정교회 성당, 경찰서 등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면서 “데르벤트 지역 유대교 회당 한 곳에서는 총격에 이어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전소됐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러시아 당국은 이날 해당 지역의 괴한들을 상대로 대테러 작전을 진행해 테러범들을 사살했다”면서 “작전은 이튿날인 24일 오전 종료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최소 19명으로 집계되었으며, 경찰관 15명과 정교회 신부를 포함한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테러 공격에 가담한 총격범 5명이 제거됐으며 이들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조사위원회는 덧붙였다.


같은 날 다게스탄 수도 마하치칼라에서도 저녁 무렵 괴한들이 정교회 성당과 인근 경찰서를 습격했다. 다게스탄 당국은 당초 두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의 전체 사망자가 경찰관 7명과 정교회 신부 1명, 교회 경비원 1명 등 최소 9명이며 부상자는 25명이라고 밝혔으나 사망자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다.


다만 테러에 가담한 총격범의 신원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다게스탄 세르고칼라 마을의 통합러시아당 지역 위원장인 마로메드 오마로프의 아들들이 이번 공격에 가담한 것이 밝혀졌다”며 “수사 당국이 오마로프를 체포하고 그와 아들들의 주거지를 압수 수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또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국제 테러 조직’의 지지자인 것이 드러났다”고도 전했다.


멜리코프 수반도 “누가 테러 공격의 배후에 있고 그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겨냥한 테러 세력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데, IS 아프가니스탄 지부는 지난 3월 모스크바 공연장의 총기 난사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도 이번 사건과 이슬람국가(IS)의 연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의 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전쟁연구소(ISW)는 이슬람국가 호라산주(ISKP)의 소셜미디어 선전 부서 '알 아자임' 러시아 지부가 이번 테러 공격과 관련해 코카서스 출신에 대한 칭찬을 언급한 점을 들며 테러 공격을 주도한 게 이슬람국가(IS) 코카서스 북부 지부라고 주장했다.


마하치칼라에서는 최근 반유대주의 사건이 벌어졌는데,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폭도들이 유대인 승객을 습격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이 지역 폭도들은 이스라엘 승객을 찾기 위해 공항과 호텔을 습격해 수십명이 다치고 구금됐다. 수백명의 청년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활주로에서 움직이는 비행기에 올라타 창문을 깨려고 시도했다.


한편, 다게스탄 조사위원회 수사국은 성명을 통해 “사건에 관한 모든 구체적인 내용과 테러 공격에 연루된 사람들을 파악하고 있다”며 “그들의 행동은 사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다게스탄 공화국은 서쪽으로는 종교 문제로 내전까지 겪은 체첸 자치공화국과 조지아, 남쪽으로는 아제르바이잔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또한 카스피해와도 접해 있다.


다게스탄 공화국은 또한 전체 인구의 80%가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으로, 이전에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무차별 공격이 여러 차례 발생했던 지역이다. 이 지역 무슬림들은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을 동성애 집단으로 간주할 정도로 이슬람 원리주의 경향이 강하다.


반면 러시아인 대다수가 믿는 국교 격인 러시아정교회는 소수 종파다. 여기에 유대교 신자들도 일부 거주한다. 이런 복잡한 민족·언어·종교 구성 때문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 화약고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체첸 내전을 전후해 다게스탄 공화국으로 체첸 이슬람 반군이 유입된 것을 계기로 치안이 불안해졌고, 러시아 보안당국이 2017년까지도 이슬람 반군에 대한 진압 작전을 실시한 적이 있다.


또한 2007∼2017년에는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인 '캅카스 에미리트'가 다게스탄과 인근 체첸, 잉구셰티야 공화국 등에서 테러를 벌여왔다.


특히 이날 공격 역시 러시아 정교회의 축일인 오순절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종교와 연관된 동기로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대주교는 “이번 테러가 오순절에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적들이 우리 사회의 종교 간 평화와 화합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극단주의 세력에 무너진 러시아, 취약성 드러났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건이 발생한지 불과 3개월여만에 또다시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무차별 공격이 일어났다는 것은 극단주의 세력의 폭력에 대해 러시아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3월 22일 모스크바 시내 한 공연장에서 총격·방화 테러가 발생해 140여명이 숨지고 550여명이 다쳤다. 이와 관련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조직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러시아 당국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를 자행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 등이 앞으로 더 많은 공격을 할 거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원만 6500여 명에 이르는 ISIS-K가 몸집을 불리고 있는 데다, 이번 테러가 다른 이슬람국가(IS) 분파와 테러리스트들까지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3월의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전쟁으로 가려져 있던 ISIS-K와 다른 단체들이 최근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면서 “향후 더 많은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 그 경고 그대로 이번에 또다시 러시아 내에서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무차별 공격이 재연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과거 ISIS 대변인이 하마스의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많은 사상자를 내고 언론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저기술(low-tech) 테러 캠페인의 모델”이라며 극찬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 움직임이 강화하면서 러시아 내 유대인 공동체를 향한 위협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유대교 회당 등이 공격당한 데르벤트 지역은 고대 유대인 공동체의 본거지로도 알려져 있다.


물론 아직까지 크렘린궁 등 러시아 당국이 이번 테러를 저지른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 아직 말을 아끼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3월과 같이 그 배후를 우크라이나로 몰아붙이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당시 푸틴은 “러시아는 종교 간 화합 및 종교·민족 간 단결의 특별한 사례”라며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이 모든 것들이 러시아 본토내에서 테러가 일어났다는 점에 대해 변명과 책임 회피성 발언이었다는 점이 모두 드러난 바 있다.


물론 이번에도 또다시 러시아의 일부 정치인들은 다게스탄 테러에 대해서도 미국 등 서방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강변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은 어디까지나 러시아 본토내에서의 테러 발생에 대한 민심 이반을 두려워 한 억지에 불과하다.


분명한 것은 지난 3월 테러 이후 아랍의 정보기관 관계자가 “하마스가 몇 달 동안 언론에 등장하는 데 성공했고, 이로 인해 다른 지하드 단체들도 추종자들에게 자신들도 강대국을 공격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IS를 포함한 극단주의 세력들이 핵심 표적 국가 중 하나로 바로 러시아를 꼽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ISIS-K가 러시아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지난 2015년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IS 조직원 등을 공격했고, 2000년대 초 무슬림 체첸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푸틴의 가혹한 대응에 복수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추가 테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푸틴은 지난 3월 테러 발생 다음날, IS 세력이 조직원을 모집하는 곳으로 알려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튀르키예, 시리아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물론 유럽 국가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전쟁 중인 러시아는 무기 반입도 쉽고 또한 주변국들에서의 입출국도 별다른 제재없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러시아내 분위기는 두려움과 공포감이 넘쳐날 것이고, 크렘린궁 역시 매우 민감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또다시 확인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모든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 러시아 안보 기관의 주의가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 3월의 테러 때도 러시아 안보기관은 전혀 알지 못했는데 미국의 정보기관이 오히려 귀띔을 해 준 바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문제는 미 정보기관의 고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보당국은 전혀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지금 러시아 정보기관의 현실이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가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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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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