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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아시아판 나토’ 창설 초읽기, 러시아 푸틴이 자초했다! - 7월 나토회의에 초대받은 아시아 정상들 -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아시아판 나토’ 결성 - ‘아시아판 나토’ 결성이 두려운 중국
  • 기사등록 2024-06-23 04: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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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나토회의에 초대받은 아시아 정상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넘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핵을 포함한 첨단 무기 지원 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한반도 당사국인 한국과 일본을 넘어 미국과 나토국들까지 이에 대한 강력 대응에 나서면서 ‘아시아판 나토’ 결성이 이제 초읽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TBS News는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서 “나토는 7월 9∼11일 미국 워싱턴DC에 열리는 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AP4) 정상을 공식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최근들어 ‘아시아판 나토’ 결성 논의가 오고가는 가운데 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국가 정상들이 모두 초청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아시아판 나토’ 결성]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8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도발한 러시아에 대해 중국이 사실상 지원을 함으로써 무력분쟁을 격화시키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아시아의 귄위주의 국가들(중국 및 북한)간의 동맹이 강화되면서 인도 태평양의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시말해 나토와 아시아 우방국들의 협력이 더 긴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19일 평양을 방문해 사실상의 안보협정을 체결하면서 아시아판 나토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영국의 BBC는 20일, '푸틴과 김정은의 우정을 판가름하는 진짜 실세는 중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러간 동맹 강화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면서 “가장 큰 이유는 북러간 군사결속이 강화되면서 이를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위기를 느끼게 되면 과거의 역사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결속을 다지게 될 수 있어서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북러간 결속에 마치 중국마저 같은 편이 되어 북중러 삼각 편대가 굳어지는 것으로 비쳐진다면 이러한 긴장조성이 한·미·일을 주축으로 한 '동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중국이 크게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 BBC의 분석이었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이 푸틴과 김정은, 북러간의 안보조약을 경계하면서 군사 밀착을 상당히 꺼려 했다고 BBC는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뒷배를 믿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의 군사적 도발을 더 많이 강행하게 된다면 당장 이는 동북아의 불안정을 불러오면서 한미일간 결속을 불러 오게 될 것이고, 동시에 북한이 만든 무기들이 러시아로 제공되면서 유럽의 불안정까지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북러간의 결속이 이젠 나토를 위협하는 일로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시아판 나토의 필요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석좌인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은 포린폴리시(FP) 2023년 9월호에 쓴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글에서 “미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 변화로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구성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면서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현재 아시아판 나토를 추진할 의도가 없을 수 있으나 이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 전개로 이 선택이 70년 전보다 더 그럴듯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과 달리 아시아 지역에 집단 안보 체제가 아닌 개별 국가와 안보 조약 등을 통해 '패치워크(천 조각을 이어 붙여 옷 등을 만드는 것)' 형식의 체제를 만들게 된 것은 ▲ 태평양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 ▲ 전후 일본 역할의 한계 ▲ 아시아 국가간 불신 등 특수한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그린 소장은 이어 “현재 미국은 해양 영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잃었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냉전 때 나토가 마주했던 위협과 비슷한 양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국의 동맹·파트너 국가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직접적인 군사 위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그린 소장은 또한 “중국은 전쟁 전략에서 미군의 역내 접근 지점에 대해 광범위한 지역적 공격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은 자신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제 분쟁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정리했다. 그의 말대로 남중국해나 대만에서의 무력 충돌이 벌어진다면 당장 일본이나 한국은 어쩔 수 없이 그러한 분쟁에 끼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마이클 그린 소장은 그러면서 “모든 분쟁이 역내 전반에 걸쳐 아무 경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획자들은 분명히 연합 지휘·통제와 통합 억제력을 선호할 것”이라면서 “이는 다른 말로 하면 나토와 매우 유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그린 소장은 다만 “냉전 때 소련과 달리 중국은 일본, 한국, 호주 등 대부분 미국 동맹국에 최고의 무역 파트너로, 이들 국가는 중국과 생산적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는 또 나토식 동맹은 그런 미래를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괴적이고 위험한 역내 전쟁을 억제하고 차단해야 할 필요성이 무역, 지역적 결속, 전략적 자율성 유지 등에 대한 우려보다 커지면 그 방향(아시아 나토)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그린 소장의 지적 그대로 중국은 아니지만 돌연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적 결속을 강화하면서 러시아 푸틴의 공격적 호전성이 곧바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까지 그대로 확산됐다.


이는 지금 푸틴이 보여주는 나토 주변국들을 향한 군사적 위협이 언제든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으로도 옮겨올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의 나토국가들은 단지 유럽 방어 뿐만 아니라 러시아 푸틴의 호전성을 막기 위해 이젠 아시아 국가들과도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또 아시아 국가들은 그 나름대로 러시아와 북한의 광란적 호전성에 대항하기 위한 보호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시아판 나토’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나토가 이미 전략개념에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두었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9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급속한 군사화, 중-러 간 무제한적 친선 관계 등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신전략 개념을 채택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그동안 중국이 사실상 이중용도 품목들을 대거 수출하면서 러시아의 군수물품 제작을 지원해 왔다는 점에서 유럽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관계 단절을 요구해 왔던 것이다.


이렇게 나토가 아시아에 있는 나라 중국에 대한 위기감을 강력하게 표출하면서 한국 및 일본 등의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고, 정상회의에 한일 등 아시아 국가들을 대거 참여시켜 공동안보를 논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러시아와 북한간의 군사 협정이 체결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아시아판 나토 결성까지 논의가 진전된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 결성이 두려운 중국]


그렇다면 진짜로 아시아판 나토가 결성될 수 있을까? 물론 아사아판 나토 결성까지는 앞으로 많은 시간도 필요하고 또 우여곡절도 있을 것이다.


SCMP는 지난 16일, “지난 6월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 안보 회의에서 징젠펑 중국 중장은 미국이 나토의 아시아 버전을 만들어 베이징을 견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는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징젠펑 중장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미국을 주축으로 한 양자 동맹은 활발하게 논의된 바 있지만, ‘아시아판 나토’라는 타이틀로 집단안보체제에 대해 전혀 논의된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눈여겨볼 것은 중국이 ‘아시아판 나토’ 창설에 얼마나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또 근심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보여준다.


실제로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 국방전략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콜린 코는 “2007년 쿼드가 결성될 무렵 '아시아 나토' 이야기는 시작되었고, 2021년 오커스가 결성되면서 이 이야기는 더욱 강화되었다”면서 “그럼에도 나토와 같은 아시아 안보 동맹에 대한 아이디어는 전혀 구체화되거나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의 생각은 다르다. 이미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를 위해 미국, 호주, 일본, 인도의 쿼드(QUAD)가 결성되었고 또한 미국, 영국, 호주의 오커스(AUKUS)도 작동 중이다. 쿼드는 이미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을 추가로 가입시키는 ‘쿼드 플러스’가 논의중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국과의 개별 동맹국으로 한-미, 미-일, 미-필리핀 등의 양자간 동맹체제도 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러한 허브 앤 스포크 구조가 미국 주도의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한 슈퍼 동맹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미국도 사실 아시아판 나토 결성에는 그렇게 큰 흥미를 갖고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나토가 아시아 지역까지 확대해 한국과 일본 등을 준회원국가로 참여시키면서 나토군을 남중국해 등으로 전개시키는 방안에는 찬성을 했고, 실질적으로 그러한 군사교류 및 합동훈련은 전개된 바 있지만 아시아판 나토 결성은 구체적으로 진행된 바도 없다.


그러나 이번 푸틴과 김정은 간의 만남은 우선적으로 나토국가들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적 결탁이 깊어지면서 나토국가들이 이젠 북한과 직접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 버린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 입장에서 ‘아시아판 나토’ 결성이 논의되는 것 자체를 막기 위해 북러와 거리두기를 하면서 푸틴이 중심이 된 위협 요소로부터 분리되려는 시도를 하게 될지도 주목거리다.


또한 다가오는 7월,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의에 공교롭게도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AP4) 정상들이 모두 참여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 자리에서 북러간 군사적 결탁에 대해 ‘아시아판 나토’ 결성 또는 이에 준하는 어떠한 해법을 내놓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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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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