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눈에는 눈, 핵에는 핵’, 푸틴 위협에 정면 대응 나선 나토 - 러시아 견제 나선 나토, “핵무기, 창고서 꺼내 실전배치” - 러시아 푸틴의 핵전쟁 위협, 날이 갈수록 고조 - 푸틴의 핵위협, 허세일지라도 대비하는 것은 당연
  • 기사등록 2024-06-19 11:48:59
  • 수정 2024-06-19 11:50:48
기사수정



[러시아 견제 나선 나토, “핵무기, 창고서 꺼내 실전배치”]


러시아의 핵무기위협에 대한 체감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유럽 내 공공연한 비밀이던 핵무기 역량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아예 핵무기를 창고에서 꺼내 실전배치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7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나토는 머지않은 미래에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핵무기를 보유한 두 개의 잠재적 ‘적국’과 마주 보는 이전엔 없었던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적들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내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핵무기를 창고에서 꺼내 실전 배치하고, ‘핵 투명성’(nuclear transparency) 원칙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어 “미국은 유럽에 있는 (미국)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 폭탄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유럽 동맹국들은 나토의 핵 임무 수행을 위한 항공기를 현대화하고 있다”면서 “나토 회원국간에는 몇 개의 핵탄두를 운용하고 어떤 핵탄두를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작전 세부 사항은 다루지 않았지만, 이미 미사일을 저장고에서 꺼내 대기 상태로 배치하는 것에 대해 실시간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 중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3개국이다. 미국의 경우, 보유 핵탄두 3700여 발 중 1700발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은 보유 핵탄두 225개 중 40개를 실전 배치했을 것으로 텔레그래프는 추정했다. 미국은 벨기에·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튀르키예 등 5개국에도 1960년대에 개발된 항공폭탄인 B61 전술핵폭탄 20발씩을 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지난 13일에도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핵무기는 나토의 궁극적 안전 보장이며 평화를 유지하는 수단”이라면서 “네덜란드가 이달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최초의 F-35 전투기 도입을 선언했고, 미국이 유럽에 있는 그들의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토가 핵무기 능력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옌스 스톨텐베르그의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 호전적으로 변해가는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해 계획한 구두 경고로 관측된다”면서 “유럽 내에 배치된 핵무기의 존재와 위력을 확인하는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미국이 유럽 여러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점은 시인 없이도 그간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나토가 이러한 무기를 공개석상에서 고의로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러시아 푸틴의 핵전쟁 위협, 날이 갈수록 고조]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이렇게 강력한 핵전쟁 대응 발언이 나오게 된 것은, 최근 들어 부쩍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고위 지도부의 입에서 핵전쟁 위협이 나오는데다 실제로 러시아가 핵전쟁을 가상한 실전훈련까지 하고 있어서다.


특히 푸틴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때마다 직접 핵 위협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푸틴은 지난 5월 28일에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순방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유럽, 특히 작은 국가들은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노는지 알아야 한다”며 “작고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들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공격하기 전에 이를 명심해야 한다”며 경고했다. 한마디로 서방의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다면 유럽의 나라들을 향해 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의 일간지인 모스코브스키 콤소몰레츠(Moskovskij Komsomolets)는 푸틴의 나토 위협 발언에 대해 “완전히 명확한 최후통첩을 내렸다”며 “서방 국가들이 그가(푸틴이)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1면 헤드라인에서 주장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지난 5월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하기 위해 영국산 무기가 사용될 경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영국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난 5월 30일에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의 민간 시설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군이 '비례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또다시 경고했다.


6월 들어서도 푸틴은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하자 서방에 ‘오판하지 말라’면서 또 핵전쟁을 위협했다. 실제로 푸틴은 지난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 기자회견에서 “우리 핵 정책을 보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서방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언제든 사용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핵무기 실전배치 발언은 이러한 푸틴의 행보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나온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몇 달 동안 우리가 본 것은 핵과 관련한 러시아 측의 위험한 레토릭”이라며 “우리는 러시아가 훈련, 핵 훈련을 더 많이 하는 것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앞두고도 전술핵무기 2단계 훈련 사실을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G7회의가 열린 날인 지난 12일, “레닌그라드 군관구 미사일 부대와 해군이 참여한 가운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 시스템을 위한 특수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술핵무기 훈련 2단계의 일환으로, 레닌그라드 군관구의 미사일 부대 대원들이 지정된 지역으로 은밀히 진격하는 전투 훈련 임무를 수행하고 조건부 적 목표물에 대한 전자 미사일 발사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푸틴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그는 서방 위협에 대응해 전술핵무기 훈련을 명령했다. 1단계 훈련은 지난달 21일부터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남부군관구에서 시행됐다.


[푸틴의 핵위협, 허세일지라도 대비하는 것은 당연]


물론 푸틴의 이러한 핵위협 발언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러시아의 전세가 불리할 때나 특히 서방 진영의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중요한 개입이 예고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낸 것이 핵 위협이었지만 한 번도 그러한 구두 경고를 실천한 바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푸틴은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F-16전투기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핵전쟁 공갈을 했지만 막상 우크라이나에 F-16이 도착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한 미국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도, 또 하이마스를 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했을 떄도 푸틴은 핵전쟁을 공갈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일은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보낼 때도 똑같이 재현되었다.


이에 대해 CNN도 “백악관 내의 일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증가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파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푸틴의 강경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면서 “그동안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면서 수 차례 허언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푸틴이 허언을 일삼는 자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순간은 항상 준비해야만 한다. 전쟁은 전쟁을 준비하고 있어야만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런 차원에서 나토가 언제든지 핵전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푸틴에게 알린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더불어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과 관련된 훈련을 하면서 위협을 하는 것에 대해 나토가 실제로 보유 중인 핵무기의 실전배치를 공공연하게 거론한다는 것 자체로도 러시아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북한에게도 경고한 스톨텐베르크]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특히 중국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2030년께 1000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나토의 목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이지만, 러시아·중국·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나토는 핵무기가 없는 세상은 훨씬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는 핵 동맹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이러한 경고는 지난주 G7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기술 공급 중단을 촉구하고 태평양에서 중국의 '군사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신랄하게 비판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또한 유럽 각국이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냉전이 끝나고 긴장이 가라앉으면서 국방비를 줄였지만, 이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방어력을 높여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장을 계속할 것을 촉구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이 승리하면 우리는 더 취약해질 것이며, 그러면 우리는 국방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6일 공개한 2024년도 연감을 통해 “북한은 지난 1월 기준 핵탄두를 50기 보유해 1년 전(30기)보다 20기를 확충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보유한 핵분열 물질까지 더하면 최대 90기에 달하는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오래된 핵탄두 제외) 핵탄두 수는 올 1월 기준 9585기다. 90%가량은 미국(3708기)과 러시아(4380기)가 보유하고 있다. SIPRI가 밝힌 핵보유국은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과 북한 등 9개국이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925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