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친인척 이용해 7억720만 달러 재산 은닉]
미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숨겨진 재산에 대해 폭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세계 각지의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천문학적 액수의 자금을 은닉했다는 폭로도 있었고, 홍콩에 가족 명의로 재산을 도피시켰다는 언론 보도들도 있었지만 미국의 의회조사국(CRS)이 공식적으로 시진핑 일가의 재산 은닉에 대해 보고서를 낸다는 점에서 전 세계에 주는 충격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보수 성향 신문인 ‘워싱턴타임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 의회조사국(CRS)이 지난 5월 중국 최고위층의 부패와 숨긴 재산에 대한 미완성의 보고서를 하원에 배포했는데, 이 보고서에 시진핑 주석 일가의 은닉재산이 7억 720만 달러 이상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2022년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주도로 미 의회를 통과한 ‘2023년 국방수권법(NDAA)’에는 “국방정보국(DNI)이 2023년 말까지 국무부와 함께 중국 공산당 최고위층의 치부와 부패행위에 대한 공개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는데, DNI는 예정된 시한 안에 보고서를 완성하지 못했고, 그 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기하여 완성된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회가 지정한 은닉재산 공개 대상자로는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중앙위원회, 정치국,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고위 지도부 간부들, 지방 당 서기 등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일차적으로 해외에 은닉된 시진핑 일가의 재산이 7억 720만 달러 이상이라고 밝혔다는 것은 앞으로 구체적으로 더 밝혀질 재산이 있다는 것이고, 또한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재산들까지도 공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충격을 주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 중국 내에서 대대적인 부패 청산 작업을 해 왔는데, 정작 부패의 몸통이 시진핑이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공식화되면 파장도 엄청날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물론이고 이 소식을 접하는 중국인들까지도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美의회조사국이 공개한 자료의 핵심은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뉴욕, 스위스, 두바이, 런던, 파리 및 기타 수많은 지역에서 수억 달러대의 막대한 부를 은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선데이가디언(The Sunday Guardian)은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의 부(富)를 숨기는 데는 전문가”라면서 “중국의 지도자들이 어떻게 그 엄청난 재산을 은닉하게 되었는지 앞으로 글로벌 커뮤니티들이 탐사에 나서야 할 것이며, 이 문제는 중국 국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이미 밝혀진 중국 지도부 재산 은닉만 해도 천문학적 금액]
사실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의 은닉재산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지난 2014년 1월에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앙군사위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전·현직 핵심 권력층 일가가 해외로 빼돌린 자산이 최대 4조달러(약 4267조원)에 이른다는 폭로가 나온 적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시진핑 주석 일가의 경우 시 주석의 누나인 치차오차오(齊橋橋·어머니 치신의 성을 따름)와 자형인 덩자구이(鄧家貴), 치차오차오의 전 남편 소생 딸 장옌난(張燕南) 등의 명의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 딸 시밍저가 보유한 재산도 있다고 전해진다.
치차오차오와 덩자구이 부부는 2015년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완다그룹의 미상장 주식에 투자해 2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후진타오 전 주석 사촌, 원자바오 전 총리의 아들과 사위,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덩샤오핑 전 주석의 사위 등 중국 ‘홍색귀족’(정계 최고 인사의 자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따르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를 만든 중국인(홍콩 거주자 포함)은 2만1321명이다. 이는 미국인(3713명)의 6배, 러시아인(2166명)의 10배나 된다.
사실 중국 최고지도부가 각종 정책과 이권을 좌지우지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부패 연루 의혹은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계속해 제기된 사안이기도 하다.
2008년 3월 BVI에 페이퍼컴퍼니 ‘엑셀런스 에포트’를 세운 시 주석의 매형 덩자구이는 블룸버그가 2012년 7월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과 유착해 거액을 축재하고 있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재임 중 ‘서민총리’ 이미지를 내세웠던 원 전 총리의 민낯도 충격적이다. 원 전 총리 아들 원윈쑹은 2006년 버진아일랜드에 자신이 혼자 임원이자 주주로 된 ‘트렌드 골드 컨설팅’을 세웠다가 2년 후 폐업 처리했다. 사위 류춘항(劉春航) 역시 2004년 같은 곳에 회사를 설립해 2006년까지 단독 임원 및 주주로 활동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원자바오 전 총리의 딸 원루춘(溫如春)의 회사 컨설팅 비용을 JP모건체이스가 대납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2012년 보도를 뒷받침할 근거도 일부 발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미 의회조사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고위층이 뇌물, 급행료, 횡령 등으로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출신인 위엔위엔앙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중국 기업인에게 뇌물은 세금이라기보다는 투자”라고 했다. 공산당 실력자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면서 저리의 융자, 토지 불하, 독점권 확보, 계약 수주,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왜 시진핑 일가의 재산 도피 의혹을 폭로하려 할까?]
사실 시진핑 일가의 해외 도피 은닉재산을 미국 정부가 직접 개입해 폭로한다는 것은 당장 미중간 외교적 문제로 번질 수도 있고 극한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엄청남에도 왜 구태여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폭로하려 하는 것일까?
사실 시 주석이 집권 직전인 지난 2012년에도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한 중국 희토류 회사 지분 18%, 약 3억1100만 달러 어치를 보유 중이라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었다. 당시 공개된 은닉재산 규모가 3억7600만 달러(5222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폭로성 보도에 대해 시진핑의 주석 취임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것이라고 해석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이미지를 흔들려는 시도였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블룸버그라는 언론사의 보도였기 때문에 그렇게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으나 이번에는 미국의 정보파트와 의회조사국까지 함께 하는 미국 당국의 공식적인 보고서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따라서 이번 미국 당국의 보고서가 갖는 의미는 매우 심대한 것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미 의회조사국의 보고서가 중국 공산당의 부패한 본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의 제1가는 지침은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인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산당 핵심 지도부를 위해 인민들이 종같이 부려지고 있다는 현실을 다시금 일깨워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앞장서서 부패청산을 외쳐왔지만 사실은 가장 부패한 사람이 시진핑 자신이라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는 중국 인민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이 될 것이고, 이는 사상적 만리장성을 허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결국 중국 인민들이 중국 공산당을 전복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정당성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로인해 중국의 정당성 위기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공동체가 중국 공산당의 부패를 조사, 발표해야 한다!]
어쩌면 미 의회조사국이 발표하는 시진핑 일가 및 중국 지도부의 부패 내용도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부패 실체를 확인하고 공개하는 작업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뉴욕, 스위스, 두바이, 런던, 파리 및 기타 수많은 지역에 막대한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호주, 인도, 일본, 유럽연합 회원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이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의심했던 사실이지만, 이 사실이 밝혀지면 중국 국민과 전 세계가 알게 되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해외 은닉재산 대공개는 크게 3가지의 이유로 중요하다.
첫째, 전략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야망을 꺾고 중국 공산당의 종말을 목표로 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 인민들까지 알게 된다면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 위기도 닥치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공산주의 정부가 그러하듯 중국 공산당은 실패했다. 중국 국민은 그것을 알고 있고, 당도 알고 있으며, 시진핑 자신도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둘째, 중국 지도부의 음란하고 부정한 부와 같은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중국의 몰락을 돕는 정책을 개발하고 인도, 일본, 미국 같은 국가들이 중국의 몰락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정당성의 이데올로기적 위기, 시진핑의 편집증적 통치, 당 지도부 사이에서 점점 더 강화되는 공포의 고리는 중국 공산당의 몰락으로 가는 중요한 경로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부와 부패에 대한 대공개는 정권의 종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중국 공산당의 부패를 폭로하는 것은 국제 사회가 중국 공산당의 불법성과 국제 사회에서 허용되는 행동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 필수적이다. 따라서 공산주의 이후의 중국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적절한 글로벌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시진핑 일가를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은닉재산 공개는 국제 사회와 중국인 디아스포라들로 하여금 직접적으로 중국 공산당을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 정권이 뒤집어진다면 추후에 이들 은닉재산을 중국의 새정부가 회수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디 미 의회조사국이 제대로 된 보고서를 공개함으로 인해 중국 공산당 정권의 전복으로 이어지는 사건을 촉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