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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북한 가는 푸틴, 한국에 추파를 던지는 이유? - 내주 초반 북한간다는 푸틴, 일정 조율 중 - 김정은, 러시아와 굳건한 유대관계 자랑 - 北과 불법 뒷거래하며 한국 향해 러브콜 던진 푸틴
  • 기사등록 2024-06-13 11: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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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초반 북한간다는 푸틴, 일정 조율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주 초반 북한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외교적 조율이 이루어지고 있다. 푸틴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다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김정은과 만났을 때 과연 어떠한 논의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은 한국을 향해 추파를 던졌다. 그러한 푸틴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일본의 NHK는 12일,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를 포함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초반에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가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면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이 된다”고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대를 수락했다.


푸틴의 방북 의도에 대해 NHK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무기 부족 문제에 빠진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적 연계를 강화하려 하고 있고, 북한은 반면 군사 등 분야에서 기술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NHK는 이어 “푸틴 대통령이 내주 후반을 전후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일정도 조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NHK의 보도에 앞서 러시아 현지 매체인 베도모스티(Vedomosti)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6월 안에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이 이르면 6월에 이뤄질 수 있으며 북한을 방문한 직후에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베도모스티에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이뤄질 것이며 현재 적극적으로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방북 환영 준비중인 평양]


푸틴의 방북설과 관련해 미국의소리(VOA)는 12일, “푸틴의 방북에 대비해 평양 김일성 광장에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9일자 위성사진에 광장 연단 바로 앞에 전에 없던 흰색 물체가 포착됐다. 또 광장 북쪽의 내각종합청사 건물과 남쪽의 대외경제성 건물 인근에도 흰색 구조물들이 늘어선 모습이 확인됐다.


광장 북쪽에 큰 정사각형 모양의 대형 구조물 2개가 확인됐고, 남쪽에는 광장 한 면을 모두 채울 만큼 긴 약 100m 길이의 흰색 대형 구조물이 정렬돼 있는 모습이었다.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거나 열병식을 할 경우 김일성 광장에 구조물을 설치한다.


북한은 지난해 7월 27일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을 한 달여 앞둔 6월에 김일성 광장 곳곳에 흰색 대형 구조물을 설치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었다.


당시 김일성 광장에는 가로 약 45m, 세로 약 80m 크기의 구조물이 설치됐으며, 일주일 동안 흰색 구조물들이 광장 이곳저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확인됐다.


VOA가 포착한 바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김일성광장에서 북한이 열병식이나 대규모 인파를 동원한 행사를 사전 연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통상 열병식을 앞두고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 공터에서 훈련했으나 아직은 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러시아와 굳건한 유대관계 자랑]


푸틴의 방북을 앞두고 김정은은 러시아가 국가로서 주권을 선언한 기념일인 '러시아의 날'에 맞춰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2일, 김정은 총비서가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의식해, “적대 세력의 모든 도전과 제재를 분쇄하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을 칭송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이어 지난해 9월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양국 관계는 불패의 전우 관계로 승화해 더욱 높은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北과 불법 뒷거래하며 한국 향해 러브콜 던진 푸틴]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이렇게 방북을 준비하던 푸틴이 돌연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러시아의 한국을 향한 추파는 러시아 매체가 푸틴의 방북을 구체적으로 보도하면서 본격화되었다.


푸틴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뜬금없이 한국 문제를 거론했다. 푸틴은 “우리는 한국 정부와 일을 할 때 어떠한 러시아혐오적(Russophobic) 태도도 보지 못한다”며 “분쟁 지역에 대해 한국이 어떠한 무기도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의 이러한 메시지는 그동안 한국을 향해 비판적이었던 것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것으로 한국 등 비우호국 매체들과 언론 인터뷰를 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더더욱 한국을 향해 돌연 긍정적 메시지를 냈다는 점에서 그 배경이 무엇인가에 눈길이 쏠렸다.


러시아는 그동안 한국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었다. 지난 2월에는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해 “노골적으로 편향됐다”며 북한 편을 확실히 들은 바 있고, 3월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민주주의정상회의’를 두고 “불명예스럽다”고 공박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발언들은 외교적으로 도를 넘은 것으로 러시아의 본심이 어디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었다.


지난해 12월에도 푸틴은 이도훈 주러시아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서 “러·한 협력이 양국 국민에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 궤도로 복귀할지는 한국에 달려 있다”면서 한국을 윽박지른 바 있다. 푸틴의 이러한 발언은 철저하게 북한 편에서 한국을 향해 비외교적 압박을 했다는 점에서 푸틴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랬던 푸틴이 6월 들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그동안 한국이 러시아를 향해 특별하게 우호적 태도를 취한 것도 아니고 러시아를 향해 무슨 추파를 던진 적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러시아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왜 이렇게 태도를 바꾼 것일까? 혹시 '대형 사고'를 치기 전 사전 정지 작업 차원에서 한국과 관계를 관리하려는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닌가? 한마디로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으로 자신의 평양 방문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푸틴의 평양 방문 이후 펼쳐질 사항들, 곧 푸틴이 김정은을 만났을 때 어떤 선물을 줄 것인지, 그로 인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나 한국의 안보와 직결된 러시아의 모종의 지원들이 이어진다면 이는 한국으로서도 심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는 이제 사실상 적국(敵國)으로서 대우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다시 말해 외교적으로 관계를 격하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한국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에도 러시아와 협력을 하며 관계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한·러 협력의 다리를 태워버려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는 하다. 이는 외교적으로 당연하다.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에 우리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군사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그때도 그러한 외교적 스탠스를 취해서도 안 되고, 당연히 외교관계의 격하를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10일, 한미 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준수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러시아와 북한이 교류를 하는 것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것이 우리 외교부의 공식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 국무부의 입장도 동일하다. 미 국무부는 같은 날 “북한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며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나라에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고립심화된 러시아.. 다급한 푸틴]


우리 신문은 지난 5일, “美 제재에 무역 고립 심화된 러시아, 결국 푸틴 구걸외교 나섰다!”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2740회)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로 인한 세컨더리보이콧 위협이 거세지면서 핵심적 무역 상대국이었던 중국을 넘어 제3국까지 러시아와의 교역을 줄이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 “위기 의식을 느낀 푸틴은 지난 5월 16일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국경 간 결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려 했지만 중국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도 얻지 못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래서 다급해진 푸틴이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 이어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고, 곧이어 북한의 김정은까지 만날 계획을 잡으면서 미국 제재의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것이 우리 신문의 분석이었다.


우리 신문은 그러면서 “아마도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은 러시아가 무역제재로 인해 앞으로 생산이 어려운 품목까지 포함해 그동안 지속해 왔던 무기 생산을 독려할 가능성이 크고, 베트남의 경우 그림자 무역을 통해 공개적으로 거래할 수 없는 이중용도 품목들의 거래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우리 신문은 결론적으로 “푸틴의 이러한 해외순방은 구걸외교에 다름없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은 지금도 변함없다. 지금 북한은 인민들에게 먹을 식량조차 제대로 배급해 주지도 못하는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는가?


결국은 무기밖에 없다. 문제는 북한이 그동안 생산해 두었거나 한국전쟁 이래 쌓아두고 묵혀두었던 포탄 재고들은 대부분 러시아로 건너갔다. 이젠 북한도 러시아에 무기를 팔아 먹으려면 다양한 재료들을 수입해야만 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대북제재가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가능한 일일까? 어쩌면 푸틴은 베트남을 통해 그 활로를 찾으려 할지 모른다. 그러나 베트남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방경제에 서서히 편입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베트남도 결코 푸틴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푸틴의 이번 방북은 푸틴이 챙길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러시아로부터 위성 발사 기술같은 첨단 기술의 도입을 일정 부분 이룰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군사기술 지원을 중국의 시진핑이 극히 꺼려 한다는 점에서 과연 어느 수준까지 이루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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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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